모두발언
제59차 의원총회 모두발언
제59차 의원총회
□ 일시 : 2009년 3월 30일 9:30
□ 장소 : 본청 예결위 회의장
■ 정세균 대표
3월도 이제 하루 남았다. 의원님들 2월 국회도 힘들게 마지막까지 애쓰셨는데, 3월 한달 동안도 여념이 없으셨을 것이다. 안타깝다. 어제 김연아 선수가 대단한 일을 해냈는데, 야당 대표가 김연아 선수에게 축하하는 덕담 한마디 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을 만들고 있는 것이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이다. 이명박 정권이 계속 싸움을 걸어오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국정을 함께할 수 없고 정치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이 저의 인식이다.
지금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흥망의 기로에 서 있다. 87년 체제 이전 시절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 공안통치를 획책하고 모든 비판 세력을 탄압하는데 힘을 다 쏟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87년 이전과 같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20년 전으로 후퇴시킨 엄중한 비상시국을 우리는 맞고 있다고 본다. 원래 우리는 민생활동 등을 통해서 오늘내일 경제위기 극복과 일자리창출 특위 활동을 중심으로 활동할 계획이었지만, 지금은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의원님들의 지혜를 보아 비상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에 대해 의논하기 위해 의총으로 전환했다.
어제 남대문 경찰서에 유치되어있는 YTN 노조위원장을 만났다. 다행인 것은 아주 늠름하고 당당하게 “이 나라의 언론을 지키기 위해서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확실한 신념을 확인했다. 격려하기 위해 갔는데 오히려 격려를 받고 왔다. YTN 노종면 노조위원장이 갇혀 있는 것은 비정상적인 상황이고 당연히 석방돼야 한다. YTN 사태가 260여일 파행으로 지속되고 있는데, 노사가 대화하고 필요하면 협상해서 빨리 정상화해야 한다. 그 단초는 이 정권이 언론을 탄압하겠다는 생각을 걷으면 즉시 가능하다고 본다. 일단 석방했지만 MBC 이춘근 PD를 불법 연행하는 등 YTN 탄압·MBC PD수첩 탄압으로 대표되는 언론 탄압이, 이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시작한 일이다. 이것은 비판 세력의 씨를 말리겠다는 출발점이다. 국민의 눈과 귀를 막겠다는 것이다.
거기다 최열 환경재단 총재를 오랫동안 괴롭히고, 결국 기각됐지만 2번째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등 시민사회를 완전히 제압하기 위해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미네르바를 구속한지 오래됐다.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네티즌을 탄압하겠다는 선전포고이다. 특정 포털의 자율성·독립성을 훼손하는 조치를 계속 내놓고 있다. 인권위원회의 축소를 강행해서 결국 국제사회로부터도 조롱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 이 정권이다. 또 야당 탄압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민주당 최고위원 2명이 어려움을 당했고, 이광재 의원과 서갑원 의원이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온갖 사람을 다 뒤지고 탄압해 전반적으로 언론·시민사회·네티즌·야당 할 것 없이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을 비판하는 세력의 씨를 말리겠다는 것이 이 정권 태도이다.
우리는 이렇게 엄중한 비상시국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지금 상황은 그야말로 공안정치가 판을 치는 유신시대나 독재정권 시대와 다를 게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저항하지 않고 싸우지 않고 좌시할 수 있겠는가. 독재정권이나 공안탄압은 반드시 패배했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이명박 정권이 아무리 공안통치를 하고 독재를 서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확신을 갖아야 한다. 민주주의를 잠시 멈출 수는 있지만 영원히 가둬둘 수는 없다. 국민의 의식수준이 많이 성장했고 대한민국이 민주주의를 항해해 왔기 때문에, 민주주의를 잠시 멈추게 할 수는 있지만 절대 가둬둘 수 없다는 확실을 갖는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힘이고 국민의 저력이라고 믿어야 한다. 우리가 국민을 믿지 않고, 누구를 믿고 이 엄중한 비상시국을 돌파할 수 있겠는가. 우리 뒤에는 국민이 있다는 확신을 갖고 민주당을 위해 일하고, 민주당보다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서 신명을 바쳐 싸울 때이다. 의원님 모두 함께 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 원혜영 원내대표
오늘은 사실 4월 국회를 이틀 남기고 이틀간 의원워크숍을 하기로 되어 있었다. 일자리창출을 위한 현장 활동을 통해서 이번 4월에 중요하게 다뤄질 추경예산이 서민대책에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현장 활동을 하고 역할분담을 하는 워크숍이 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공안정국에 대한 대응을 논하기 위해 의총으로 바뀐 사정을 의원님들이 잘 알고 계실 것이다.
얼마 전에 청와대 추부길 전 홍보비서관이 박연차 사건으로 구속된 바 있다. 박연차 사건 관련해 많은 야당 의원을 중심으로 수사가 집중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청와대 행정관 3명이 관련 업체로부터 술 접대와 성 접대를 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이것이 밝혀진 이후에도 청와대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비서실·민정수석비서실·대변인실은 언급이 없다. 청와대의 윤리의식이 얼마나 낮은 수준이고, 무관심한가를 명백히 보여주고 있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조용히 사표를 받고 처리했다는 것이다. 야당과 언론은 있는 일·없는 일·구속할 거리도 안 되는 일 가지고 구속을 자행하면서, 자체 일은 덮고 가겠다는 것이 현재 청와대이다. 남의 눈 티끌은 보면서 자기 눈의 대들보는 애써 외면하는 한나라당 행태를 다시한번 지적할 수밖에 없다. 업체로부터의 향응과 성 접대는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불법의 문제이다. YTN 노조위원장을 구속하고, MBC PD 수첩의 PD를 체포하는 언론탄압을 자행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기관은 2% 이내 감축을 기준으로 하면서, 인권위는 20% 이상의 인원 감축을 시도해 인권후진국으로 되돌리려고 하는 청와대와 정부의 작태가 이제는 전방위적으로 야당탄압·언론탄압·인권탄압으로 확대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에 앞서서 민주주의의 수호 및 공안탄압 저지대책위를 확대하기로 오늘 최고위에서 결정했다. 박주선 위원장님을 비롯한 위원님들이 어려운 여건에서도 민주주의를 지키고 공안탄압을 분쇄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진행해주시고, 모든 의원님들이 함께 해 주시길 바란다.
이번 4월 국회에서 공안탄압을 저지하기 위한 투쟁과 MB악법을 저지하고, 추경이 그야말로 일자리 추경·서민대책을 위한 추경으로 제대로 짜여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함께 해야 한다. 어려운 상황이다. 의원님들의 단결과 앞장서서 참여하시는 자세가 절실히 필요하다.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우리가 단호하게 공안탄압을 봉쇄하고 4월 국회에서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함께 동참해 주시기 바란다.
■ 박주선 민주주의수호 및 공안탄압저지대책위 위원장
민주법치국가에서 공안탄압이라는 말은 법의 집행을 빙자해 집행의 형평성과 공정성을 잃은 채, 편파적으로 악용해서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반대·비판세력에 재갈을 물리는 행위라고 정의한다. 지금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리스트가 정치권은 물론이고 관계, 더 나가서는 청와대와 그 외의 모든 권력기관을 망라해서 큰 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 검찰은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라는 이름 하에 수사권을 발동하고 있지만, 유독 정치권에만 집중적으로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야당과 전 정권 인사에 대해서, 편파적이고 가혹하고 부당한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엄정하고 공정한 수사가 편파적이고 보복적 차원의 기획수사로 변질됐을 때는, 민주당에는 돌이킬 수 없는 큰 재앙이 될 것이라는 측면에서 비상한 결의와 온힘을 합쳐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오늘 의원총회에서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공안탄압을 저지할 수 있는 지혜와 힘을 제안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
지금 박연차 리스트에 대한 수사는 작년 7월에 국세청에서 직접 태광실업과 정산건설에 대한 세무조사가 이뤄진 다음에, 이례적으로 국세청장이 대통령께 직접 보고 했다. 그후 대통령 지침에 의해서 국세추징 절차 및 세무조사 종료 절차가 진행되고 검찰에 의한 수사가 개시된 것으로 저희들은 추정하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언론에는 검찰발 박연차 리스트를 확보해서 이러저러한 내용이 보도되고 있다. 보도를 보면 앞으로 검찰 수사의 방향이 전 정권과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 집중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연차 사건 리스트는 우선 이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검찰의 고위 간부들이 관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여권 최고 특급실세가 관여됐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특히나 태광실업의 기업 여건과 환경을 감안해 볼 때, PK·TK 출신 정치인들은 박연차 회장 리스트에서 자유스러운 사람이 거의 없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또한 성동격서 격으로 전혀 언론의 관심을 받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 전광석화처럼 수사해서 마치 검찰이 판도라 상자를 여는데 있어 성역과 제한이 없는 것처럼, 언론을 통해 국민에게 통보를 하는 ‘반짝쇼’를 하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마치 전 정권과 민주당에 집중된 수사가 아니라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 간간히 청와대의 날개를 끼워 넣어서 물타기를 하는 등 구색을 맞추고 꿰맞추기·짜깁기 수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몸통에는 손을 안대고 깃털만 손을 대면서, 야권에 대해서는 집중적인 수사를 하는 것을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다. 심지어 전직 대통령에 대한 혐의사실이 인정된 바도 없고 증거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니면 말고 식’으로 흘려서 마치 큰 수사가 이뤄질 것처럼 하고 있다. 여당은 특검이라고 만들어서 철저한 수사를 해야 한다고 독려하고 있고, 그런 와중에서 검찰은 야당 인사에 대해서는 수사와 구속을 남용하면서 수사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혐의사실에 대해서도 생중계하듯이 낱낱이 공개해 민주당이 마치 비리집단의 소굴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이것은 4월 재보궐 선거에 있어서 민주당의 승리를 가로막으려는 정치적 의도가 다분히 담겨져 있다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수사의 방향이 어떻게 갈 것인지 판단하기 힘들지만 분명한 것은 여당보다는 야당, 현 정권보다는 전 정권에 수사력이 모아질 것이고 야당을 탄압하는 방법으로 진행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서갑원 의원의 경우만 봐도 그렇다. 그동안 출석거부를 한 것이 아니고, 제1야당 정세균 대표가 서갑원 의원의 4월 국회 의사일정 협의를 위해 역할 때문에 검찰 수사를 며칠만 늦춰 달라고 공문까지 검찰에 발송했다. 그럼에도 그것마저 무시하고 정해진 시간에 출석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청구하겠다고 하는 등, 검찰이 야당에 대한 수사는 가혹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할 수 없이 의사일정 협의를 잠시 뒤로 미루고 서갑원 수석이 지난 토요일날 12시간 조사를 받고 나왔다. 4월 국회가 이틀 뒤로 임박했지만, 의사일정이 협의가 되지 않았다. 오늘 오후 2시 30분에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들 만남이 예정되어 있지만, 검찰이 10시에 대질수사를 하지 않으면 강제 절차를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아 협상마저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하는 수 없이 협상을 잠시 미루더라도 검찰에 가서 수사를 받을 수밖에 없는 초라한 야당의 신세를 한탄하면서도, 그것 때문에 또 다른 검찰의 강성조치를 미화하고 정당화 시킬 우려가 있어서 서갑원 수석이 검찰에 출석했다.
기왕에 박연차 판도라 상자를 열려면 예외 없이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큰 사건이 있을 때마다 정치권의 입김·압력으로부터 헤어나지 못했던 검찰이, 이 정권의 자의적인 선택에 따라 수사 대상자와 수사 범위를 결정하는 것을 제한해야 한다. 민주당·정치권·청와대·전 정권이 포함되든 간에, 누구를 막론하고 예외 없는 공정하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특별검사제를 도입하고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하는 것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다고 생각해 당론으로 채택해줄 것을 제안하기로 했다. 우리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피눈물 나는 아우성과 국민 신음을 듣고 있으면서도, 정치권이 비리집단으로 호도되면서 진실은 밝혀지겠지만 우리당 의원들이 구속되기도 하고 수난을 당하는 과정에서 국민에게 심려를 드린 것에 대해서는 대단히 죄송하다. 그러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매도되고 비리정당으로 호도되는 것만은 막고 제대로 된 판도라 상자를 열어서 엄정하게 수사할 것을 촉구한다. 그래서 특위가 만들어져서 제가 위원장으로 활동하게 됐다. 많은 격려와 성원 부탁드린다.
2009년 3월 3O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