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제85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85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 일시 : 2009년 3월 25일 오전 9시
□ 장소 : 여의도당사 4층 대표실
■ 정세균 대표
어제 시간이 없어서 WBC결승전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우리 선수들의 힘과 기술을 과시한 좋은 한판 승부였던 것 같다. 경제가 어렵고 여러 가지로 힘들어 국민들께서 편치 않은데 어제는 대단히 행복하고 즐거웠을 것이다. 한국대표선수단의 선전에 박수를 보낸다.
연일 우리당의 의원들과 관계자들에 대해서 검찰이 피의사실이랄까 혐의사실이랄까 계속 중계방송을 하고 있다. 반면에 여당 쪽의 피의사실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다. 왜 그런지 생각해보니 분명 표적사정이고 편파수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확증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검찰이 의도적으로 야당을 탄압할 생각을 하지는 않을 것이기에 여당이 어떻게든 4.29재보선에 이런 것들을 악용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본의 아니게 검찰이 여당의 선거전략에 악용되고 있다고 단언한다.
왜 중계방송을 하는가. 왜 민주당의 중요인사들에게 흠집을 내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확대 재생산해 계속 국민에게 홍보하는가. 이것은 정말 잘못된 것이며 불법행위다. 피의사실 공표가 불법임이 명백한데 어떻게 검찰이 이런 일을 하는 것인가. 어떻게 한나라당의 선거전략의 하수인으로 전락하나. 그럴 의도가 아니라면 당장 이런 행태는 집어치우라. 과거 권위주의시대에 있었던 일을 다시 반복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그리고 지난 10년간 검찰이 쌓아온 국민에 대한 신뢰를 하루아침에 무너뜨리는 현상임을 지적한다. 검찰은 이런 사실에 대한 중계방송을 당장 그만둘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한나라당은 정정당당하게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모든 것을 동원해 부끄럽게 한두 석을 얻으려는 잘못된 생각은 청산할 것을 요구한다.
국가인권위원회 문제가 급기야 국제사회로 번졌다.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의 제니퍼 린치 회장이 외교통상부장관에게 편지를 보내 인권위의 기구축소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정말 부끄럽기 짝이 없다. 인권은 아무리 신장해도 부족함이 없다. 그리고 과거 대한민국이 인권 후진국이었지만 지난 민주정부 10년간 인권 선진국으로 만들었다. 이것은 국제적 자랑거리였고 국제기구 의장국에 내정되는 등 성과를 얻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 출범 1년 만에 인권 후진국으로 돌아가려는 시도는 즉각 청산돼야 한다. 제발 부끄러운 줄 알고, 잘못된 판단이 있었다면 즉시 거둬드릴 것을 요구한다.
YTN 노조간부를 결국 구속했다. 이번 구속은 불법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YTN은 그간 노조와 구성원들이 어떻게든 YTN을 살리려고 노력했고 많은 대화와 타협의 자세를 보인 것으로 보도되고 확인됐다. 그런데 불법적으로 일요일 새벽에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노조간부를 연행해 결국 그 중 한 명이 구속됐다. 그런다고 일방적인 탄압이 성공하겠나. 아마 언론탄압이 그렇게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제발 언론탄압 같은 생각 말고 민주주의를 신장시키고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는 가운데 집권층이 제대로 된 정책과 정치를 함으로써 그런 성과가 국민에게 전달되고 평가받는 노력을 해야 한다. 당장 YTN사태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고 불법 구속한 YTN위원장을 내놓으라고 요구한다.
■ 박주선 최고위원
검찰은 범죄수사와 기소를 직무로 한다. 지금 정치권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서 검찰을 탓할 의사는 전혀 없다. 그러나 검찰권 행사는 공정성과 엄정성이 생명이다. 범죄수사라는 미명 하에 검찰의 정치권 수사는 정치보복적 차원과 4월 재보선에 있어 야당을 불리한 방향으로 몰아넣기 위한 정치적 의도에서 수사가 진행된다는 의구심 떨칠 수 없다. 만약 정치적 의도를 가진 정치보복적 수사라면 즉각 중단해야 한다. 한나라당 의원의 경우는 구색을 맞추기 위해 끼워넣기식의 수사를 하는 등 수사의지가 돋보이지 않는다. 반면 야당은 정치탄압이 아니라고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언론에 공표해서 피의사실 공표라는 범죄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또 여권에 대해서는 불공정 편파적 봐주기식 수사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떨칠 수가 없다. 입만 열면 불구속 수사 원칙을 얘기하는 검찰이 구속요건도 갖춰지지 않은 야당 인사에 대해 왜 구속영장청구를 남발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다시 한번 검찰에 주문한다. 공정하고 공평한 수사권을 행사하고 피의사실 공표라는 범죄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정치적 의도의 야당탄압 수사를 즉각 중단하라. 검찰이 저희의 3가지 주장과 요구를 받아들이는지 주시하면서 만일 이 요건이 관철되지 않고 실행되지 않으면 좌시하지 않겠다.
■ 김진표 최고위원
어제 이명박 정부는 우리 민주당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적자 국채 발행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자 감세는 연기하고 경상경비 최소 10% 이상을 삭감해서 국민에게 빚을 늘리는 것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요구를 묵살하고, 28조 9천억에 달하는 추경안을 당정협의로 확정해 발표했다. 정부안대로 하면 국가채무가 이미 353조에 달하는데 여기에 22조의 추가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정부에 묻고 싶다. 우리 경제가 단기적으로 감내할 수 있는 국채 발행한도에 대해 정부의 답을 듣고 싶다. 올해 국고채의 전체발행한도는 당초 74조 3천억이었는데 이번 추경으로 인해 91조를 발행해야 한다. 작년도 국채는 모두 52조였다. 한 해에 175%가 늘어난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한 달에 8~9조로 매월 2조를 더 발행해야 한다. 이렇게 발행하면 소화될 수 있나.
민간부문의 자금을 국채로 끌어와 다시 민간부문에 다시 돌려줘야 하는데 소화가 안 되면 금리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추경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하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작년에 5.25%까지 올라간 금리를 6개월 안에 2%로 급격히 떨어뜨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번 추경으로 금리가 다시 올라간다면 이 추경의 목적인 경제 활성화와는 반대되는 결과가 나온다. 여기에 대해서 정부에서는 민간자금으로 소화가 안 되면 금리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처럼 한국은행이 국고채를 직접 인수하면 된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미국과 우리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급격히 떨어뜨려 시중에 엄청나게 많은 돈을 풀어 이미 시중에 800조 가까운 단기 유동자금이 떠돌아다녀 이것이 악성투기자금으로 변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22조를 급격하게 더 푼다면 어떤 상황이 되겠나. 물가를 부추길 것이다. 전 세계 경제가 동반침체시 정상적 경제라면 당연히 물가가 떨어져야 한다. 그런데 유독 OECD 국가 중 우리나라만 환율정책을 잘못 써서 물가가 가장 높다. 때문에 한국은행이 돈을 풀면 물가와 환율에 엄청난 부작용을 주게 된다. 빚을 무한정 질 수는 없다. 우리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스스로의 한도 내여야 이것이 경제위기 극복의 약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정부의 답변을 듣고 싶다. 그래서 부자 감세는 연기돼야 한다. 왜 오바마 정부가 왜 25만 불 이상 소득자의 소득세를 올려야 한다는 정책을 발표했겠는가. 미국만이 아니다. 영국 노동당정부도 15만 파운드 이상 고소득층에 대해 소득세율을 올린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오늘 외신을 보니 영국 보수당의 캐머룬 당수도 정부가 잘하는 일이라고 지지성명을 발표했다. 이렇게 위기에는 경제위기를 가장 잘 넘길 수 있는 최고소득계층, 대기업, 고액 재산가에게 세금을 더 물리고 적어도 감세는 안 해야 국민적 단합을 만들 수 있고 그 사회를 이끄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만들어야 경제위기극복에 힘이 된다.
또 한가지, 정부는 작년에 금년에 +4% 성장을 전제로 경상경비 예산을 짰다. 그 말은 경상경비에 많은 거품이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경비를 50%나 올렸다. 성장률이 -2%로 떨어지면 경상경비를 절감해야 한다. 그래서 경상경비를 최소 10% 절감하자는 것이고 이것만 줄여도 최소한 4조 원 가까운 빚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이번 4월 국회에서 한나라당과의 철저한 정책토론을 통해 수정하고자 한다. 국민 여러분이 많이 협력해주기 바란다.
2009년 3월 25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