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제70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제70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 일시 : 2009년 2월 9일 오전 9시
□ 장소 : 국회 대표실
■ 정세균 대표
지난 주말에 김해, 창원, 부산, 대구 등 영남지역을 다녀왔다. 분위기가 많이 바뀐 것 같다.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걱정도 대단히 크고, 용산 참사나 MB악법에 대한 시각도 다른 지역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특히 대구에서 시민사회단체와 합동기자회견을 하고 간담회도 가졌는데 거기서 제가 혼났다. 용산 참사라고 했더니 “그것이 왜 사고냐, 사고가 아니라 살인”이라며 “사고라고 하지 말라”고 했다. 또 제가 과잉진압이라고 했더니 “그것은 과잉진압이 아니라 불법진압”이라며 “확실히 규정하라”고 했다. 서울에서 그런 것이 아니라, 대구의 시민사회로부터 그런 질책을 받고 돌아왔다. 캠페인행사나 대구지역 언론인과 얘기했는데, 우리가 주로 얘기하는 것은 재벌방송, 언론대기업방송인데 지역에서는 지역 언론의 말살, 고사에 대해서 대단히 큰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저는 지역출신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가지고는 있었지만 지역에서 이번 언론관계악법이 갖는 독소조항에 대해 심각한 문제제기를 하더라. 앞으로 우리가 좀 더 지방에 계신 국민 여러분과 소통하는 노력을 많이 해야 하고, 지역 시민사회나 의식 있는 분들과 많은 접촉이 있어야한다는 생각했다.
오늘 이명박 대통령이 8차 라디오연선을 했는데, 지난 1년간 오만과 독선으로 일관되었던 태도를 견지하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 것 같다. 성찰하고, 쇄신할 의지는 전혀 없고 ,오기와 고집만 남은 상태인 것 같다. 상황인식이 너무 안이하고 한가하다. 참 위태로운 상태다. 참으로 걱정된다. 지난 1년간 그렇게 참담한 실패를 했으면 철저한 반성을 토대로 2년차는 뭔가 다른 모습을 국민 앞에 보여야하는데, 대통령이 그런 의지가 전혀 없으니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참으로 암담하기만 하다. 남북관계를 저렇게 해놓고 거기에 대한 문제의식도 없고 밀고 나가겠다는 태도이고, 경제 위기, 민주주의 위기, 평화 위기를 그대로 방치한 채 일방통행하겠다는 방송연설에 대해서 우리는 대항할 방법도 없고 참 안타깝다.
지금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인데 참 해도 해도 너무한다. 그런 분들을 계속 내놔서 문제제기 없는 분이 하나도 없다. 야당의 공세차원이 아니라 실제로 제3자도 “이렇게 문제없는 사람이 없냐”고 얘기한다. 도대체 왜 이런 상황이 왔나? 우선 인재풀이 너무 좁은 것 같다. 폭넓게 인재풀을 만들어야하는데 자기와 가깝고 코드 맞는 사람들 중에서만 고르려다보니 인재풀이 너무 좁아 이렇게 함량미달이고 문제투성이 후보를 내는 것 같다. 두 번째는 검증시스템에 문제 있는 것 같다. 미리 검증해보면 이런 정도는 곤란하겠다고 자제하고 다른 대안을 찾아야하는데 인사검증시스템에 큰 구멍이 난 것 같다. 그것은 1차 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인사인증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다고 했는데 전혀 안되고 있다. 아니면 오만해서 그런가. “내가 그냥 내놓으면 내놓는 것이 야당이고 언론이고 시비냐”는 오만한 태도 때문이냐. 설마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 야당이 힘이 부치니 다른 생각도 해봤다. 이럴 때는 언론에서 많은 역할을 했다. 과거에 저도 인사청문회 대상이 돼보았지만, 참 우리 언론들이 지난 5년간 검증을 열심히 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바뀌어 그런데 대한 부담이 전혀 없어서 그런지 모르겠다. 아무튼 민주당으로서는 최선을 다해 철저하게 자질과 능력, 도덕성 검증할 것이다. 지금 인사청문회를 하고 있는 분들 중 몇 분은 아마 지명을 철회해야할 문제를 충분히 가지고 있는 분들로 보고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어떻게 하는지 두고 보겠다.
오늘 10시 30분, 검찰이 용산 참사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한다. 대한민국의 봄이 왔는데 봄을 국민 여러분은 느끼지 못할 것 같다. 용산 참사에 대해 ‘경찰 무죄, 철거민 유죄’라는 것 아닌가. 그런데 아무리 무소불위 권력이라도 결국 진실을 덮지는 못한다. 하루 이틀 덮을지는 몰라도 결국은 투명한 우리 대한민국에서는 그런 부분이 다 밝혀진다. 대통령 눈치를 보는 검찰이 아니라 정말 국민을 걱정하고 국민의 뜻을 살피는 검찰이 되어야한다. 저는 일단 지켜보겠다. 그리고 나서 우리 당이 해야 할 조치가 있으면 하도록 하겠다.
2009년 2월 9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