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 일시 : 2008년 3월 26일 오전 10시
□ 장소 : 당사 7층 회의실
◎ 손학규 대표
어제부터 후보자 등록이 시작되고 내일부터 본격적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이제 선거가 제대로 시작된 것이다. 이번 총선은 지난 대선이 누가 대한민국을 이끌 것인가 하는 선택이라면 이번 총선은 누구를 위한 대한민국을 만들 것인가,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 것인가 하는 중요한 선택다. 1% 특권층을 위한 대한민국인가 99%, 국민을 위한 대한민국인가. 우리는 중산층과 서민의 벗이 되어서 국민들을 위한 민생제일주의로 이번 총선에 임하고자 한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3개월 만에 국민들에게 많은 실망과 좌절을 안겨주고 있다. 실망과 좌절을 안겨준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 대안이 여기 있소 하고 내놓을 것이 있어야 한다. 이명박 정부가 잘못하니까 무조건 우리에게 달라는 것은 국민들이 납득하는 견제론이 되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제대로 밥상을 차려놓고 여기 좋은 음식과 메뉴가 있으니 우리를 선택해주십시오, 이 밥상을 드십시오 라고 내놔야한다. 이것이 저희가 얘기하는 정책선거고, 대안정당이고, 매니페스토 정당이다. 그 중심에는 민생이 있다.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 셋째도 민생이다. 민생의 구체적인 내용을 이제 우리는 만들어야한다. 물가를 잡고, 등록금 내리고, 집값 안정시키고, 사교육비 줄이고, 소상공인 활력을 불어넣고 중소기업인들에게 의욕을 갖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구체적으로 국민에게 내놓아야할 메뉴다. 그러나 이 메뉴도 제대로 채워지지 않고 있다. 오늘 비례대표 후보자 회의에서 비례대표 후보자들은 각 분야 전문가, 또 권위, 식견과 신망을 갖고 계신 분들이기 때문에 이분들에게 각 분야를 맡아서 정책비전을 입안하고 만들어갈 것을 부탁을 드렸다. 정책위원회, 한반도전략연구원 등 전략을 담당하는 부서가 협력해서 이분들의 능력을 최대한도로 활용하고 민생제일주의의 구체적 내용을 담아서 국민들에게 통합민주당을 선택할 수 있는 메뉴를 보여줘야 한다. 그렇게 해서 지난 대선에서 압도적으로 집권했기 때문에 거기에 취해서 정작 국민들이 기대하는 경제회복, 민생회복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권력투쟁, 권력지상주의로 나가고 있는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의 잘못을 우리가 바로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이명박 정부를 진정으로 돕는 길이기도 하다. 이명박 정부가 제대로 일하기 위해서도 잘못된 길은 막고 바로잡아주는 것이 건전한 야당의 역할이다. 깨끗하고 유능한 야당을 통해서 우리가 건강한 양당정치를 이루는 것은 민주정치를 위해서도 우리가 꼭 해야 할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기어이 최측근인 최시중씨를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정말 실망했다. 방송통신위원회를 중립적인 기구로 만들기 위해 노력을 했고, 대통령 직속기구로부터 벗어나서 독립적인 기구로 만들려고 했으나 저희가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해서 이 정부가 마음대로 방송통신위원회를 구성해서는 안 된다. 그럴수록 더욱더 공정성과 독립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나가야하는데 다른 측근도 아니고 정치적인 측근을 방송통신위원장으로 그대로 임명 강행하는 것을 보며 이 정부의 오만과 독선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오만과 독선에 바탕을 둔 이 정부의 독주를 우리가 반드시 막아야한다고 하는 결의를 다시 다지게 한다.
이명박 정부가 우리 일반서민들의 생활을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는 것을 또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일이 생겼다. 청와대는 어제 신용불량자가 자신이 납부한 국민연금을 담보로 공단으로부터 돈을 빌려 빚을 갚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신용불량자, 영세자영업자, 비정규직, 농민 등 사회적 소외계층을 지원위한 종합대책의 하나라고 얘기하고 있다. 물론 치솟는 물가에 신음하는 소외계층,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아무리 그 취지가 좋다고 하더라도 내용과 방식을 제대로 보고 해야 한다. 잘못하면 뜻은 좋다고 하지만 자칫 차라리 않는 것만 못한 경우가 생긴다. 국민연금을 담보로 신용불량 탈출을 돕겠다는 계획이 바로 이런 경우다. 국민연금은 서민의 노후보장을 위해서 전국민이 함께 붓는 적금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이 적금은 중간에 깰 수 없다. 깨서도 안 된다. 국민이 함께 부어서 서민들이 노후에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마지막 담보이기 때문이다. 신용불량자 그 자신에게도 국민연금은 최후의 보루가 되는 것이다. 만약 이런 식으로 국민연금을 중간에 빼낸다면 전체 연금가입액이 줄어들어서 국민연금의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신용불량자 대부분이 넉넉하지 않은 서민이 많을 텐데 이 사람들이 그나마 국민연금까지 가불을 하게 되면 정작 노후에 연금혜택을 받지 못하고 그 때 노후의 삶은 어떻게 영위해 나가겠는가 하는 얘기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런 일 때문에 국민연금에 대해서는 담보로 설정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것은 마치 돌탑에서 아랫돌 빼서 윗돌을 얹는 꼴이 될 것이고, 한옥으로 친다면 주춧돌 빼서 기와를 얹는 꼴이 될 것이다. 대출규모도 연금 납부액의 절반 정도만 해준다고 한다. 누가 연금을 담보로 빚을 내고 채무를 갚을 지 의문이다. 이것이야 말로 전형적인 생색내기용 정책이고, 총선용 선심성 공약이라고 할 수 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 영어몰입교육 얘기했다고 여론 안 좋으니 최소하고, 경부대운하 계획 대선 제일공약을 총선에서 불리할 듯하니까 슬그머니 감추어놓고 당대표가 나와서 안 할 수도 있다고 연막을 치는 꼼수를 부리더니 이런 편법 공약, 생색내기 공약에 재미를 붙여서는 안 될 것이다. 부디 국민연금과 같이 국민생활을 장기적으로 계획하는 국가적 계획과 관련해서는 깊은 고민을 갖고, 무엇보다 진심어린 진정성을 갖고 국민을 대해주기 바란다.
2008년 3월 26일
통합민주당 제18대 총선 중앙선대위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