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위
[이정문 국회의원 국정감사 모아보기] 2일차, 국가유산청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둘째날입니다. 오늘은 국가유산청을 상대로 국가유산을 지키기 위한 현장의 문제들을 짚었습니다.
먼저 '팔만대장경도 무보험인 국가유산 화재보험의 사각지대'를 지적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화재보험 가입 대상 25건 중 16건이 미가입이고, 사유 목조문화유산은 71%가 무보험입니다. 국가유산청은 이미 2024년 정책성보험 도입 연구까지 마쳤지만 2년째 법령 정비나 예산 반영은 전무했습니다. 소중한 문화유산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방식으로 지킬 것이 아니라, 사전 방재와 화재보험을 함께 갖춘 촘촘한 안전망을 마련해야 합니다.
18년간 현장에서 성과를 입증한 ‘우리고장 국가유산 활용사업’의 예산 삭감도 따져 물었습니다. 이 사업은 외지인 방문과 지역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방에 활력을 불어넣어 온 대표적인 지역문화 정책입니다. 그런데 2027년 국비가 206억 8천만 원에서 113억 7천만 원으로 무려 45% 삭감됐습니다. 4년 연속 성과 목표를 초과 달성했고 최근 5년간 감사나 국회 지적도 없었던 사업을 일률적으로 잘라서는 안 됩니다. 특히 전국에서 가장 많은 60개 사업을 운영하는 충남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만큼, 삭감된 예산을 원상복구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2,000만 명이 찾는 궁·능의 안전관리 인력과 국가유산 훼손 대응체계도 전면적인 개선이 필요합니다. 최근 5년간 관람객은 670만 명에서 1,781만 명으로 2.7배 늘었지만, 1만 명당 안전관리 인력은 0.6명에서 0.25명으로 오히려 급감했습니다. 경복궁에서는 관람객이 창호지를 손가락으로 뚫는 훼손이 반복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종이를 덧대는 ‘땜질 보수’만 이어지고 있습니다. 외국인 관람객도 급증하고 있는 만큼, 관람객 규모에 맞는 안전인력을 확충하고 신종 훼손행위에 대한 처벌과 외국인 위반자에 대한 실효성 있는 제재까지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국가유산 촬영 허가 가이드라인이 사실상 ‘명목뿐인 제도’로 전락한 문제도 지적했습니다. 병산서원 훼손 사건을 계기로 가이드라인까지 만들었지만, 시행 이후 주요 국가유산 촬영 신청 531건이 단 한 건도 불허되지 않아 허가율은 100%였습니다. 더욱이 촬영 종료 후 훼손 여부를 확인하도록 만든 조항은 1년 반 동안 단 한 번도 발동되지 않았고, 표준 확인서 양식조차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K-콘텐츠의 문화유산 촬영을 막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 문화유산을 안전하게 지키면서 활용할 수 있도록 사전 심사를 강화하고 사후 점검을 의무화하는 실효성 있는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종묘 앞 세운4구역 개발의 문제도 명확히 짚었습니다. 태릉CC 사업은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영향평가(HIA) 권고를 수용해 절차를 밟고 있는 반면, 세운4구역은 서울시와 SH가 HIA 실시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 근본적인 차이입니다. 유네스코 역시 거듭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전 인류가 지켜야 할 세계유산 종묘의 가치를 훼손하는 무리한 개발을 멈춰야 합니다.
오늘 국정감사에서 지적한 문제들은 결국 우리의 소중한 국가유산을 어떻게 지키고, 국민과 다음 세대에게 어떻게 온전히 물려줄 것인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보여주기식 대책이나 땜질식 처방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제도와 정책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끝까지 챙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