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롯데건설이 제안한 ‘제4경인고속화도로’에 대해 KDI 적격성 조사를 의뢰했습니다. 미추홀구 원도심에서 서울 구로구까지 잇는 대심도(지하) 도로입니다. 원도심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기대합니다. 다만, 이같은 계획은 시민들과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습니다. 이에 의원실에서 제4경인고속화도로 추진에 따라 논의해야 할 지점을 정리했습니다.

  1. 제4경인고속화道 통행료 2,700원 … 인천 유료도로 잇따라

 이 사업을 처음 제안한 곳은 현대엔지니어링(주)입니다. 의원실은 국토위 때 현대 측과 몇 차례 협의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가장 먼저 통행료가 어느 수준인지 물었습니다. 현대 측은 구월요금소(1,300원), 오류요금소(1,400원) 등 인천에서 서울 구로까지 2,700원의 통행료를 책정했습니다.

  이번에 롯데 측 계획은 인천 지역 시점이 바뀌었을 뿐, 현대 측 노선을 거의 따랐습니다. 따라서, 롯데 측도 통행료를 2,700원 수준 또는 그 이상 책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무료화를 주장했건만, 제4경인고속화도로는 경인고속도로(서인천IC~서울 신월IC) 통행료(900원)의 세 배 수준 요금을 내야하는 것입니다. 향후 경인고속도로 지하화도 통행료를 내야하기 때문에, 인천에서 서울가는 도로를 이용할 경우 평생 돈을 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인천에 유료도로가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인천엔 ▲만월산터널 ▲원적산터널 ▲경인고속도로 ▲제2경인고속도로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인천대교 ▲제3경인고속화도로 등 8개 노선이 유료도로입니다.<표1 참조>

 이런 가운데 이번 제4경인고속화도로를 포함해 ▲제3연륙교 ▲계양~강화고속도로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인천~안산 ▲인천~서울 지하고속도로(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서창~김포 고속도로(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지하화) 등 6개의 유료도로가 추진 중입니다.

 유료도로가 14개에 달하는데, 서울시 민자도로인 ‘신월여의지하도로’ 역시 인천시민들의 이용 노선인 만큼 통행료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따라서, 이번 제4경인고속화도로의 통행료에 대해 인천시‧롯데는 지역사회와 공론화를 해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2. 제4경인고속화道, 인천대로 지하화(혼잡도로) 구간과 동일 … 사타 용역은?

 당초 현대 측의 제4경인고속화도로 노선은 인천대로 가좌IC에서 부평, 남동구 방향으로 빠져나와, 약 1km 지점에 해당하는 주안국가산단 쪽 백범로에서 시작, 간석IC~구월IC~장수JCT~부천 심곡IC~서울 구로구 오류연결로까지 15.867km였습니다. 사업비는 1조2,500억원입니다.

 이번에 공개된 롯데 안은 시점부가 인천대로 용현동(인하대)에서 시작, 주안IC(신설)를 거쳐 백범로로 우회 연결해 간석IC~구월IC~장수JCT~부천 심곡IC~서울 오류연결로까지 18.686km입니다. 사업비는 1조8천억원입니다.

 시점부가 백범로냐, 인천대로 용현동 지점이냐가 현대 안과 롯데 안의 차이입니다.(도면을 보니 롯데 안은 제물역쪽으로 빠져나오는 구간이 신설, 일종의 Y자 노선입니다.)

 아시다시피, 경인고속도로는 서인천IC~신월IC까지입니다. 서울~인천 지하고속도로를 위해 예타가 진행 중입니다. 인천시가 관리권을 받은 서인천IC~주안산단(공단고가교)IC까지는 혼잡도로로 지정돼 지하화 사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남은 구간은 인천대로 시점부인 용현동에서 주안산단(공단고가교)IC까지인데, 인천시는 이 구간에 대해 지하화 사업 국비를 지원받기 위해 혼잡도로 지정 사전타당성용역을 진행 중입니다.

 제4경인고속화도로가 인천대로 해당 구간을 지하화하는 것이어서 KDI 적격성 조사를 통과하면, 인천시가 굳이 용역을 진행할 필요가 없게 됩니다.

 3. 지하도로 진‧출입 정체, 환경 리스크,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예타 등

 지하도로를 이용하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북항터널, 서울 신월여의지하도로 이용 시, 특히 진‧출입 구간에서 극심한 정체가 발생합니다.(북항터널 인천항 출구 / 신월여의지하도로 신월IC 입구 부분) 다른 지역에 있는 지하도로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현재 지하도로가 유료도로 기능을 못한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지하도로 건설 시 교통영향평가가 부실했기 때문입니다. 진‧출입 구간 주변 교통망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사업비 증가), 제4경인고속화도로 역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일단 지하도로 만들면 그만이었습니다. 롯데 측이 이 부분에 대해서도 검토했는지 궁금합니다.

 환경 훼손 우려도 사전에 검토해야 합니다. 노선 일부가 녹지축과 저촉되는지 현대 측에 물은 바 있습니다. 현대는 간석, 구월, 심곡IC 유출입부는 생태자연도 3등급, 외곽순환도로로 접속하는 장수JCT 유출입부는 2등급으로 조사됐다고 했습니다. 대심도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했지만, 추후 환경영향평가 때 논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밖에 제4경인고속화도로 계획이 발표됨에 따라, 현재 KDI가 예타를 진행 중인 경인고속도로 지하화(서울~인천지하고속도로)의 경제성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도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경인고속도로 지하화의 예타 통과를 위해선 수요가 필요한데, 제4경인고속화도로 경인고속도로의 수요 분산을 내세웠기 때문입니다.

<표1> 인천 지역 유료도로 현황

<자료 : 인천시 제출 자료를 허종식 의원실에서 재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