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 초⋅중⋅고·대학 교비 267억원
장애인고용부담금 납부에 유용! 교육질 저하!

- 홍신학원 등 전국 835개 사립 초⋅중⋅고 5년간 부담금 125억 중 42억 교비회계 유용

- 연세대 등 서울 주요 10개 사립대학 5년간 80억 중 72억원 교비회계 유용

- 정을호 의원 “사업주가 납부하게 되어있는 장애인고용부담금 교비회계 충당은 부적절, 개선 필요”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정을호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835개 초⋅중⋅고 사립학교와 서울 주요 사립대학이 최근 5년간 장애인고용부담금을 교비회계로 납부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르면 학교법인이 장애인의무고용률 3.1%를 준수하지 못할 경우 부담금을 납부하도록 되어있다. 다른 법정부담금과 달리 장애인고용부담금은 사업주가 납부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초⋅중⋅고 사립학교 장애인고용부담금 납부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2024년 7월까지 최근 5년간 전국 835개 사립학교에서 장애인고용부담금으로 납부한 125억 700만원 가운데 41억 8,900만원이 교비회계로 납부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시도별 초⋅중⋅고 사립학교 장애인고용부담금 납부액 (단위 : 백만원)>

  나경원 의원의 부친이 운영하는 홍신학원 역시 최근 5년간 장애인고용률을 미준수해 장애인고용부담금으로 납부해야 할 3,292만원을 모두 교비회계로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학교법인이 장애인고용부담금을 교비회계로 납부한 금액이 가장 큰 지역은 서울이었다. 장애인고용부담금 총 65억 1,000만원 중 29억 2,300만원을 교비회계로 납부했다. 광주가 4억 2,100만원, 부산이 2억 7,900만원, 경기가 1억 2,300만원 순이었다.

교비회계 납부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인천이었다. 부담금 납부액의 76.3%를 교비회계로 납부했고, 부산이 75.4%, 광주가 67.1%, 강원이 50.6%로 뒤를 이었다.

홍신학원과 같이 최근 5년간 장애인고용부담금 전액을 교비회계로 납부한 사립학교는 101곳이었고 금액은 38억 5,400만원에 달했다. 교비회계 납부액이 가장 큰 서울 소재의 한 사립 고등학교는 교비회계 납부금만 2억원에 달했다.

  대학의 경우에는 자료를 제출한 서울 주요 사립대학에서 최근 5년간 장애인고용부담금 납부금 총 80억 1,400만원 중 71억 9,900만원(89.8%)을 교비회계로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인회계 납부액은 고작 7억 8,300만원 수준이었다.

<서울소재 주요 대학 최근 5년간 장애인고용부담금 납부액 (단위 : 백만원)>

  이들 대학 가운데, 장애인고용부담금 전액을 학교회계로 납부한 대학은 6곳이었고 금액은 34억 1,5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납부한 대학 중 모두 법인회계로 납부한 학교는 한국외국어대학교 1곳뿐이었다.

  자료를 제출한 대학 중 교비회계 납부액이 가장 많은 대학은 연세대학교였다. 연세대는 28억 7,600만원을 교비회계로 납부했다. 홍익대학교가 13억 6,000만원, 명지대학교가 8억 56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한편, 사립대학의 재정 정보를 관리하고 있는 사학진흥재단은 장애인고용부담금 납부에 대해 ‘임용권한이 이사장에게 있는 경우에는 법인회계에서 부담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라고 공개적으로 답변해 온 바 있다.

  이에 정을호 의원은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모든 대학을 포함하면 학교회계 납부액은 가늠하기도 어렵다”며, “학교법인들이 법인회계로 납부해야 할 장애인고용부담금을 학생들의 교육과 복지를 위해 사용되는 교비회계로 충당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의원은 “장애인고용부담금의 부담 주체를 보다 명확히 하고, 교비회계의 부적절한 집행을 막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