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노동관련 회의체 소수 학자 편중 심각 

한 명이 최대 6개까지 중복 위촉, 다양한 목소리 막혀

김태선 의원, “일부 학자가 자리 독점하며 경사노위를 윤석열 정부 노동정책 일방 추진 도구로 만드는데 일조”

다양성과 균형이 어느 분야보다 중요한 노동문제를 다루는 회의체(위원회, 연구회, 자문단)에 일부 학자들이 중복 위촉되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노사, 세대 등 이해관계가 엇갈려 있는 주요 노동사안들의 논의가 제대로 되지 못하고, 경사노위가 사회적 대화기구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채 윤석열 정부의 잘못된 노동정책을 일방통행식으로 추진하는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 또한 커지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태선 의원(더불어민주당, 울산 동구)이 고용노동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최저임금위원회의 회의체 13개의 민간전문가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13명의 학자, 민간 전문가가 2개 이상의 회의체에 중복해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활동종료 회의체 포함, 정부/노사위원 및 국책연구기관 소속 전문가는 분석에서 제외).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동부 회의체 3곳, 경사노위 회의체 3곳 등 총 6곳에 중복 위촉되어 활동하고 있었고, 3~5개의 회의체에 중복으로 소속된 인사도 7명에 달했다. 특히, 일부 학자들이 노동부와 경사노위 소속 위원회를 오가면서 동일한 논리를 전파하고, 다양성이 확보되지 않는 똑같은 자문을 제공하면서 경사노위가 사회적 대타협 기구로서 기능을 상실하고, 윤석열 정부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노동부 산하기관화 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태선 의원은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공익적 관점에서 의견을 제시해야하는 회의체에 일부 학자들만 중복적으로 참여하면, 성실한 활동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 동종교배식의 같은 논리만 반복되면서 민간 전문가를 위촉하는 의미 자체가 퇴색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2023년, 정부가 주 최대 69시간까지 노동시간을 확대하는 정책을 일방추진하는데 고용부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밑그림을 그리는 것에 반발해 한 위원은 사퇴하기도 했다.

특히, 최저임금 산정방식,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확대문제 등 현안이 산적해있는 최저임금위원회의 이인재 위원장도 경사노위 산하 일‧생활 균형위원회 위원에 중복 위촉된 것으로 드러나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주요 노동 정책에 대한 자문을 담당하는 회의체가 정부 입맛에 맞는 일부 학자들의 자리 나눠먹기식으로 운영되는 것은,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키우고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지적하고, “다양한 관점과 정책적 내용을 담아낼 수 있는 구성원으로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노동분야 위원회/연구회/자문단 중복 위촉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