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
[이기헌 의원(고양시 병) 언론보도]<미디어오늘>[단독] 김건희 소록도 방문 이후, 실제 용산과 정부부처 움직였다
김건희 소록도 방문 이후, 실제 용산과 정부부처 움직였다
-[2024 국정감사] 지난해 11월7일 김건희 소록도 방문 ‘자연경관·문화탐방’ 가치 언급하자 환경부 등 3개부처 협의체 구성
-협의체 3차 회의 진행, 7000만원 연구용역까지…이기헌 “‘김건희 공화국’이란 말 나오는 이유”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1월 소록도를 방문해 자연경관·문화탐방 등의 가치를 언급하고 간 뒤 실제 정부부처 3곳과 관계기관들이 소록도 보전·관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10일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김 여사가 경찰을 대동해 마포대교를 찾아 논란이 됐고, 정치권에서 대통령 배우자가 ‘V0(VIP 제로, 대한민국 서열 0순위라는 뜻)’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실제 김 여사가 현장에서 한 발언으로 행정부가 움직이고 예산이 투입된 또 다른 사례다.
김 여사는 지난해 11월7일 전남 고흥군의 한센인 전문 치료·요양기관인 소록도병원을 방문해 환자들과 의료진을 만났다. 11월8일자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의 서면브리핑을 보면 김 여사는 소록도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어떻게 활용하고 후손에게 물려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면서 “소록도는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문화탐방의 가치를 지닌 곳”이라고 말했다. 이후 환경부, 보건복지부, 국가유산청(구 문화재청)의 국장급 회의가 열렸고 환경부 주관으로 ‘소록도 미래비전 협의체’를 만들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4월 하순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 주재로 환경부·보건복지부·국가유산청이 국장급(복지부는 과장이 대신 참석)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를 통해 환경부가 협의체를 주관하기로 했고, 각 부처가 어떠한 역할을 맡을지 분담했다.
이 의원이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대통령실 지시 이후 ‘소록도 미래비전 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체에는 환경부, 보건복지부, 국가유산청 등 정부부처와 관계기관인 국립소록도병원, 국립생태원, 한국환경연구원, 소록도병원이 위치한 고흥군, 전문가와 민간인 등이 참여해 총 15명의 위원이 모였다.
‘소록도 미래비전 협의체’ 제1차 회의는 지난 5월21일 세종정부종합청사 환경부의 한 회의실에서 진행했다. ‘회의 계획’ 자료를 보면 “소록도는 한센병으로 인한 격리와 치유의 역사를 거치면서 특별한 역사·문화 유산과 우수한 자연환경 보유”를 언급하고 있는데 지난해 소록도에서 김 여사가 한 발언 취지와 같다.
이후 협의체는 지난 7월9일 2차 회의, 지난 9월6일 3차 회의까지 진행했다. 환경부는 한국환경연구원에 ‘소록도 자연가치 등의 보전·활용을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 연구용역(계약금 7227만 원)을 맡겼다. 계약기간은 지난 7월22일부터 오는 2025년 3월18일까지다.
과거 소록도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환경부 등 정부부처가 김 여사의 발언 이후 태도가 달라진 것이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도 소록도병원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긴 마찬가지였다. 지난 2021년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는 소록도병원이 예산부족 등 이유로 중장기계획을 세웠지만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기헌 의원은 15일 미디어오늘에 “또다시 김건희 여사의 한마디에 국가 정책이 움직였다”며 “현 윤석열 정부의 국정 난맥상은 김 여사의 대통령 행세에서 비롯된 것이란 사실이 재확인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공천개입에 이어 국정개입까지 법 위의 여사, ‘김건희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라고 했다.
한편 경향신문과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은 김 여사의 당시 소록도 방문에 ‘황제관람’ 논란 국악공연의 기획자로 지목된 최재혁 전 KTV(한국정책방송원) 방송기획관이 김 여사를 동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KTV는 지난해 11월16일 김 여사의 소록도 방문 소식을 약 17분 분량으로 방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