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
[국회의원 김수흥 보도자료] 고속도 개량·유지비 1.5조 줄인다… 뒷걸음질하는 안전
고속도 개량·유지비 1.5조 줄인다… 뒷걸음질하는 안전
- 도공 재정 건전화 이유 5년간 삭감키로, 도로 위 포트홀 발생은 매년 급증세
한국도로공사가 향후 5년간 ‘재정 건전화’를 앞세워 안전투자 분야 비용을 1조5000억원가량 줄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공기업 예산 다이어트 차원으로 보이지만 포트홀(도로에 생기는 구멍) 발생 등 안전 위협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수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2023년~2027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2027년까지 노후화된 도로를 개량, 보수하는 데 쓰이는 안전투자 비용(시설개량비·유지관리비) 1조5656억원을 감축할 계획이다.
도로공사는 시설개량비 감축 폭은 2023년 605억원에서 매년 확대돼 2027년 1614억원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5년간 감축액은 모두 6216억원에 달한다. 유지관리비 역시 2023년 1137억원에서 2027년 2397억원 등 모두 9440억원을 감축할 계획이다.
도로공사의 안전투자 예산 축소는 정부가 추진하는 ‘지방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을 이행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도로공사는 자산매각, 사업조정 등 자구 노력을 통해 2027년까지 2조6197억원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감축 예산 가운데 안전투자가 포함된 경영효율화 감축액 규모는 1조6089억원(61.41%)으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급격히 노후화하는 고속도로 상황에 비춰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예산 운용이라는 비판이다. ‘도로 위 지뢰’라고 불리는 포트홀 발생 건수는 매년 급증세를 기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도로이용불편 척척해결서비스 앱’에 접수된 포트홀 신고 건수는 2021년 5050건에서 2023년 8월 기준 1만1778건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한 해 포트홀과 관련한 피해배상 건수는 1737건, 배상액은 34억9700만원에 달했다.
안전예산을 줄이기 보다는 효과가 불분명한 명절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조치부터 손질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8~2022년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액은 연평균 3865억원에 달한다. 포퓰리즘적 성격의 이 조치만 없애도 안전예산 감액은 하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김수흥 의원은 “도로공사는 40조원 넘는 부채 규모를 줄이기 위해 안전투자 예산과 같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부분부터 줄이려 한다”며 “이용자들의 사고 위험이 늘어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에 도로공사 관계자는 “시설개량·유지관리비 전부가 안전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