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당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김한길 당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 일시 : 2013년 8월 11일 오전 11시 30분
□ 장소 :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 촉구 국민운동본부(서울광장)
■ 김한길 당대표
반갑다. 100일이 됐다고 하는데, 지금 우리 민주당의 처지가 이렇게 천막에서 취임 100일을 계기로 즐길만한 입장이 아니다. 그래서 간단하게 천막에서 고생하시는 기자분들과 냉면이나 한 그릇하자고 말씀드렸는데, 와보니까 혼자 앉아서 이야기하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특별한 의미부여를 이 시점에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또 백일을 기점으로 평가를 피할 생각도 없기 때문에 여러분과 마주앉았다.
많은 기자들이 제게 묻는다. 백일을 맞은 소회, 보통은 한 해를 이야기할 때 다사다난했다고 하는데, 지난 백일 다사다난했다. 다사다난 했던 정치상황을 헤치면서 뚜벅뚜벅 전진해왔던 백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아시는 대로 새 지도부가 출범했을 때, 저는 우리 민주당이 서민과 중산층이 먹고 사는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생활밀착형 정당으로서 분명한 입장을 천명했다. 그리고 우선적으로 경제민주화를 통한 우리 사회 을들을 살리는데 주력하겠다고 말씀드렸다. 한편 안으로는 지난 대선과정에서 말해졌던, 또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가 당원들께 공약했던 대로 정치혁신, 정당혁신을 꾸준히 진행하려고 했고, 실제로 그렇게 해 왔다.
그런데 소위 경제민주화를 통한 우리 사회 을들을 지키고 살리는 것은, 사실 을들의 일부를 살리는 것이라 생각했다. 경제 권력의 횡포로 경제적 불이익을 강요당하는 우리 사회 을들을 우선적으로 살려야 한다고 생각했고, 경제적 불평등뿐만 아니라 인간의 존엄을 훼손당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을들, 그분들은 단계적으로 경제민주화 이후에 사회민주화, 문화민주화를 통해 그분들 위해 우리가 일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가 투쟁해서 쟁취했던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훼손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 지난 대선과정에 국가정보원이 조직적으로 개입했고, 경찰이 이를 은폐 축소하려고 했고, 또 그 과정에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박근혜 후보 캠프에 유출된 것이 확인되는가 하면, 그 회의록을 가지고 대선유세장에서 박근혜 캠프 선대본부장이 낭독하는, 대선에 활용하는 일까지 우리가 알게 됐다.
그래서 민생만 가지고 갈 수는 없다. 민주주의 없는 민생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생각에 한손에는 민주주의, 한손에는 민생을 움켜쥐고 가겠다고 말씀드렸던 것이다.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 계속 중이다. 아마도 우리는 다시 민주주의를 회복시키고야 말 것이다.
그 전에 우리가 주장했던 민생, 서민과 중산층의 문제, 우리 사회 을들의 문제는 꾸준히 성과를 내 왔고, 지금도 진행 중에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밖으로는 민주주의와 민생을 움켜쥐고 나가고 있고, 또 한편으로 안으로는 정당혁신, 정치혁신에 대해서도 꾸준히 하나하나 성과를 내 왔다고 자평한다.
국회의원들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겸직금지법안, 연금폐지법안을 이미 지난 6월 국회에서 통과시켰고, 우리 정당의 분권화, 지도부와 국회의원들이 독점하고 있던 당의 주요 결정권을 당원들에게 내려놓고, 또 한편으로는 중앙당에 집중되어 있던 정책권한도 시도당으로 상당부분 이양해서 시도당 정책플랫폼을 구성하는 등 정당민주주의의 실천도 진행 중에 있다고 말씀드린다.
특별히 조금 전 말씀드렸던 것처럼 정당사 최초로 전 당원 투표를 통해서 우리 당의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을 성공적으로 해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백일동안 뭐했냐고 물으신다면 제가 말씀드린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투쟁은 진행 중이고, 민생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진행 중이기는 하지만 그나마 지금까지 100일 동안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고 생각한다.
특별히 을지로 위원회, 을을 지키는 위원회가 이제까지 정치권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던 현안에 대한 해법을 입법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으로 중재하는 것까지 정치권이 새롭게 보여줬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세 번째 정당혁신, 정치혁신에 대해서는 어느 당보다도 뚜렷하게 성과물을 축적해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
100일을 기준으로 해서 여러 가지 평가가 있겠지만, 이런 속담 있다. “사과나무는 거기서 열린 사과를 보고 평가하라”는 속담이다. 성과를 냉정하게 보시고 평가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김한길이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민주당이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는 전당대회 때부터 말해왔고, 지난 100일 동안에도 변함없는 생각을 가지고 당을 이끌고 있다고 말씀드린다. 고맙다, 여러분.
■ 질의응답
- 장외투쟁 11일째인데 장외투쟁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어제 촛불집회가 있었는데 집회 때 당 지도부가 적극 참여했다. 많은 분들이 오셨었는데 대선무효 등을 주장하는 분들도 있었다. 그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는지, 대체적으로 장외투쟁 어떻게 평가하는가.
= 장외투쟁이라 하는데 정확하게는 원내외 병행투쟁이다. 사실상 정치라는 게 원내에서만 하는 것도 아니고, 원외에서만 하는 것도 아니다. 늘 일상적으로 원내에서도 하면서 밖의 일반 국민들과 소통하는 것이 정상적인 정치이다. 다만 지금 우리는 장외 쪽에 평소보다 상당한 무게를 두고 분명한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목표를 설정해서 일하고 있다고 이해해 달라.
어제 밤에 있었던 대국민보고대회의 평과를 여쭙는 것이라면,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훨씬 더 많은 국민들과 당원들께서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신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우리가 지금 말하고 있는 민주주의 회복, 국정원 개혁이 많은 국민들께 공감을 사고 있구나, 이것을 같이 성취하려고 하는 국민들과 당원들의 열정을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생각한다.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큰 규모의 대국민보고가 됐는데, 그러나 어제 밤에 있었던 대국민보고대회도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또, 어제 촛불집회에 우리가 갔는데 다른 주장들도 나왔다는 것, 당연하다. 거기에는 많은 국민들이 함께 하는 것이고, 반드시 우리 주장과 다 똑같은 입장만 허락한 것도 아니지 않은가.
지금 민주주의라는 집에 불이 난 것이다. 이 민주주의가 다 타버리지 않도록 빨리 불을 꺼야 하는데, 모두가 불을 끄기 위해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양동이에 물을 담아서 불을 끄고 있는 양상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
- 민주당이 어제 총동원령을 내렸고, 시국회의 쪽에서도 어제를 기점으로 총력홍보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많이 모였다고는 하지만, 저희들이 기대하는 것보다는 못 미쳤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 회복이나 국정원 개혁에 공감은 하지만 휴가철이라는 점, 민주당에 대한 불신이라든지, 상황자체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도도 상당한 것 같은데, 그렇게 된 데에는 그동안 민주당이 부족했던 점도 있을 것이다. 100일 동안 해왔던 것 중에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 또 “어제는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씀했는데, 부족한 동력을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가.
= 거듭 말씀드리지만 제가 예상했던 것에 비해 훨씬 많은 분들이 어제 서울 광장에 나와 주셨다. 총동원령을 내렸다고 하는데,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 군중집회를 했던 때처럼 중앙당이 조직적 동원을 강제했던 것은 아니다. 중앙당 차원에서 버스를 동원한 것도 하나도 없다. 그저 이런 뜻에 동조하는 당원들께서 함께해주시면 좋겠다는 정도의 이야기를 드린 것이 전부였다.
오늘 김한길 대표 취임 100일 된 날이라 하는데, 저희가 광장에 텐트친지는 11일째 돼는 날이다. 저희가 광장에 나와 텐트를 친 것은 대단히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국가정보기관의 조직적인 대선개입 사실을 우리가 텐트를 치기 전까지는 많은 국민들께서 알지 못했다.
그런데 제1야당이 광장에 텐트를 치고 100여명의 국회의원이 여기에 함께 하는 것을 보고, 국민들이 ‘도대체 무슨 일일까’, ‘무언가 심각한 국가적 문제가 있긴 있구나’, 언론보도도 텐트 치기 전과 후가 얼마나 크게 다른가.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새롭게 알게 됐다는 것이 아마 가장 큰 성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해 국민들께서 더 많이 알게 되면 될수록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성취하는데 한걸음씩 다가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조세개편안에 대해 국민적 저항이 큰 것 같은데, 어떻게 다뤄나갈 것인가. 특히 이 문제는 국회에서 법 개정 논의를 통해 협의해야 하는데 청와대 회담 등이 성사된다면 회담에서 이 문제를 거론할 것인가.
= 세금이나 예산은 숫자로 된 정치철학서라 할 수 있다. 각 정치세력이 어떤 철학을 가지고 정치를 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 구체적인 예산이나 세제를 통해서 말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 정부가 혼자 발표한 것이 아니라 이미 당정청의 협의를 거쳐서 낸 결론 아니겠는가. 대단히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저는 어제 오후 주요 당직자들과 함께 상의하면서, 우리 당 차원에서 정책위의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중산층과 서민 세금폭탄 저지 특별위원회’ 구성을 지시했다. 여기에는 우리 당의 예산위 간사, 기재위 간사 등이 주축이 돼서 확실하게 저지운동을 벌일 것이다. 지금 민주주의 회복 국정원개혁 운동본부에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제 세금폭탄 저지 서명문동도 함께 나설 것이다. 한쪽에는 국정원개혁, 한쪽에는 세금폭탄 저지 서명운동을 내일부터 시작할 것이다. 또 납세자연맹, 요식업협회, 농어민들과 이번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대한 릴레이 간담회가 예정되어 있다.
우리는 이것 역시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처음 말씀드린 대로 서민과 중산층이 먹고 사는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해 내는 생활밀착형 정치를 하겠다, 생활밀착형 정책을 내놓겠다고 대표가 된 이후 일성으로 내놨는데, 우선 여기에 정면으로 반하는 세제가 발표된 것이다.
지금 우리 경제의 심각한 문제는 역시 양극화의 심화다. 이제 양극화가 갈 때까지 가서 이러한 구조로는 경제성장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양극화 해소가 대한민국의 살 길인 것이다. 그 와중에 중산층이 붕괴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숙제라고 얘기되는 것이다.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대선당시 공약에서 중산층의 복원을 강조한 것 아닌가.
그런데 이번에 발표된 세제개편안을 보면 중산층과 서민으로부터 더 많은 세금을 걷는 것이 중점이 되어 있기 때문에, 이는 우리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중산층과 서민들을 어떻게 해서라도 지금보다 더 살기 좋게 해드려야 양극화가 해소되는 것이고, 재벌이나 슈퍼부자들이 독점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부가 우리 사회의 전체 발전을 위해서 기여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 대한민국의 살 길일 텐데 이런 원칙에 크게 반하는 세제안이 발표된 것이라 생각한다.
말씀드린 대로 우리 당은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을 반대한다. 특히 중산층 붕괴를 중산층 복원으로 막아 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중산층과 서민을 더욱더 노골적으로 벼랑 끝으로 몰아내는 것처럼 보이는 이번 세제개편안에 대해서 저희는 확실히 저지해 낼 것이라는 점을 이 자리에서 밝힌다.
- 100일 평가를 받겠다고 하셨는데, 그동안 언론보도에서 리더십문제가 많이 거론됐었다. 당내 강경파에 휘둘리는 것 아닌가, 장외투쟁을 나와서도 그런 얘기가 많이 나왔다. 그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 두 번째는 공교롭게도 오늘 아버님 기일과 겹쳤는데, 아무래도 아버님에 대한 관심도 크다. 그에 대한 소회를 말씀해 달라.
= 제가 어제 대국민보고대회 연설에서 얘기했듯이, 강경파에 휘둘려서 광장에 나왔다고 계속해서 여당에서 말하고 있다. 그러면 광장에 나오기 전까지는 당내 온건파에 휘둘리고 있던 것인가. 저는 당내 모든 목소리에 귀를 열고 있고 그 가운데에서 우리 당이 가야 할 바라고 생각돼는 판단, 결단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우리 당 의원들이 ‘내가 당대표를 흔들었다’고 말하는가. 제가 어제 쓴 연설문에 그 부분도 있었는데 뺐다. 많은 분들이 저에게 “힘들지 않으세요?”, “어지럽지 않으세요?” 한다. 제가 “왜죠?”하면, “그렇게들 흔들어댄다면서요” 한다. 전혀 어지럽지 않다.
원래 우리 민주당의 구성원 분포가 많은 의견들을 담게 되어 있고, 여러 의견에 귀를 활짝 열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하나의 결론을 낼 때는 그렇게 크게 머뭇거리지 않는다. 예컨대 기초자치선거 정당공천폐지에 대한 당내에 극명하게 다른 두 가지 목소리가 있었지만, 전 당원 투표제를 통해서 우리가 정당공천 폐지 당론을 확정한 뒤에 다른 어떤 목소리도 없다는 것을 잘 봐 달라. 그것이 흔들리는 리더십 속에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도 알아주셨으면 한다.
새누리당이 이 문제에 대해 어떤 결론 낼지 제가 주시하고 있다. 황우여 당대표가 “우리 당론은 정당공천 폐지”라고 얘기했는데, 최고위원회에서조차 “그것은 우리 당론이 아니다”라고 공개적으로 발언하고 있지 않나. 저는 가능한 남의 당 얘기는 하지 않으려고 해왔다. 서로 그렇지 않기 바란다.
저는 여당대표가 여야대표 회담을 제의했을 때, 황우여 대표님과 따로 만나 얘기를 했고, 많은 부분에 합의했다. 예를 들면 국회 주도의 국정원개혁, 여야 대표끼리 사실 합의했다. 그런데 그것이 그렇게 안 됐다. 그래서 제가 이후에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을 제안하게 됐던 것이다.
제가 몇 분께 물어봤다. “왜 자꾸 김한길이 당내에서 흔들린다고 생각하는가”하고 물어보니, “광장에 텐트 치는 것도 의원총회에서 강경파들이 얘기해서 할 수 없이 나온 것 아닌가”라고 말씀하는 분들을 몇 분 봤다. 얼마 전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에서 공개적으로 말했기 때문에 제가 말씀드리면, 그날 사실은 제가 10시에 장외투쟁에 나서겠다는 결단을 기자회견에서 먼저 발표하고, 오후 2시에 의총을 소집하는 것이었다. 그러데 제가 바꿨다. 그래도 의원들의 의견을 배경으로 해서 대표가 결단하는 모습이 국민들 보기에 좋지 않겠는가. 저는 제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오늘 저희 아버지 기일이라 묘소에 다녀왔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일기 중 한 구절을 봤더니 이런 말이 있었다. “주어진 현실의 여건 위에서 실현할 수 있는 한계까지 달성한다면, 우리들은 각자 자기 생애의 역사적 진실을 살았다고 할 것이다” 제가 아버지의 일기에서 그 구절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제 아버지는 군사독재정권 치하에서 총칼에 맞서서 싸웠던 분인데, 아버지에 비하면 김한길은 참으로 행복한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이 정도의 상황조차 이겨내지 못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다.
고맙다.
2013년 8월 11일
민주당 공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