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브리핑
[황정아 대변인] 윤석열 대통령님, R&D 제도는 마음대로 잘랐다 붙이고 지워버릴 수 있을 만큼 가볍지 않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님, R&D 제도는 마음대로 잘랐다 붙이고 지워버릴 수 있을 만큼 가볍지 않습니다
어제 윤석열 대통령이 ‘R&D 예타’를 폐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과학기술계가 R&D 예산을 유용하는 ‘카르텔’이라며 모욕감을 주더니, 이제는 거꾸로 예타를 폐지하겠다니 마치 두 개의 자아가 충돌하는 것 같습니다.
R&D 예타 개선은 과학기술계의 오랜 숙원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현장 연구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절차나 방식, 내용을 개선하기 위한 정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지 무턱대고 폐지만 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특히 제도 개선 없이, 예타만 폐지되면 현장 연구자들의 의견을 듣기는커녕, 정부 내 한 두 사람이 마음대로 예산을 편성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대통령 말 한 마디에 이뤄진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예산 삭감에 이미 연구개발현장은 정부의 간택을 받은 연구가 아니고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자조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국가의 미래를 책임지는 R&D 제도입니다. 대통령이 마음대로 잘랐다 붙이거나 아예 지워버릴 수 있을 만큼 가벼운 의제가 아닙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진정 R&D에 대한 생각이 바뀐 것이라면, 자신의 잘못을 먼저 사과하고, 과학기술계가 요청하는 ‘R&D 추경’에 나서십시오.
밥 지을 쌀을 다 뺏어놓고, 구멍 뚫린 가마솥을 선물해주겠다는 대통령의 태도는, 과학기술계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 꼴임을 명심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