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한나라당 소속 안상수 인천시장이 클린센터에다가 2억원 돈다발이 든 굴비상자를 자진 신고하면서 드러난 ‘인천시장 2억원 굴비상자사건’은 안시장 자신이 뇌물수수혐의로 입건됨으로서 일단 세간의 의혹은 풀렸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까지 나서서 안시장과 ‘구원회동’을 하면서 벌인 ‘굴비상자에 갇힌 안상수구하기 생쑈’와 한나라당의 무슨 탄압 진상조사단이 자체조사해서 무혐의결론까지 내며 물타기를 시도했음에도 수사당국이 엄정하게 뇌물사건으로 처리한 것은 여전히 외압으로 어찌해보려는 한나라당의 시도를 일거에 압도한 수사결과라고 본다.

모 광역단체장의 경우 기천만원 수수혐의에도 구속수사를 받았던 것에 비춰볼 때 안시장의 불구속입건은 야당탄압이라기보다 오히려 야당눈치보기가 아닌지 경계의 시선을 보내는 국민도 많다.

2억원 굴비상자에서 나는 썩은 굴비냄새 같은 부패냄새도 맡지 못할 만큼 한나라당의 도덕적 잣대가 이미 박근혜 당대표에서 부터 당 소속 수도권단체장들까지 불감증에 걸려있는 것 아닌가. 일견 차떼기솜씨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급이어서 체감이 안되는 체질이 여전한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기밀유출에 대한 한나라당의 태도는 누차 지적한 바와 같이 그동안 한나라당이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대한민국의 안보는 마치 한나라당만이 지킬 수 있는 것처럼 설치던 태도와는 정반대다. 이미 밝혀진 바대로 한나라당은 국정감사를 민생문제는 팽개치고 오로지 색깔몰이로 안보불안을 조성하려고 덤빈 것이 아니라면 설명이 안될 정도로 한나라당 두의원은 국가안보와 밀접한 기밀을 공개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그게 무슨 기밀이냐고 우긴다. 당리당략에 빠진 한나라당의 안보불감증 증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한나라당은 당리당략에 부패냄새도 맡지 못하고 시대착오적인 이념논쟁에 국가안보도 놓치는 우를 범하지 마라. 대안과 책임있는 한나라당을 기대한다.

2004년 10월 9일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이 평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