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당의장 충북지역 기자간담회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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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일 : 2003-11-11 00:00:00
❍ 정동영 당의장 모두 발언

선거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진인사대천명의 심정으로 사력을 다하고 있다. 중간 판세 분석을 해보고 싶다. 진솔하게 우리당이 처한 상황에 대해 말하겠다. 현재 판세는 대단히 어지럽다. 지역주의 망령과 합리적 이성에 기반하지 않은 요소들이 선거의 본질을 흐림으로써 과거세력 대 미래세력의 대결이라는 구도가 흐트러지고 있다.
여성 야당 대표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는 감성주의는 결국 지역주의에 대한 세련된 호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비전과 정책을 담은 눈물이 아니라 감성과 지역주의 망령의 부활이라는 아름답지 못한 동기가 숨어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주의에 의한 세련된 형식의 호소에 상당수 유권자들이 현혹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유권자들은 선거 시작 전의 여론조사 정보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열린우리당이 180석에서 200석에 달하는 거대 의석을 얻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조사를 보면 오늘 현재 투표한다면 우리당의 의석은 과반에 미달할지도 모른다는 분석이 나온다. 130석 내지 150석의 판세이다. 한나라당이 130 내지 150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자칫 쿠데타 세력이 다시 원내1당이 될 가능성이 있다.
3.12 의회 쿠데타 이후 착시현상이 오래 남아있었다. 지역주의로 형성된 판세변화를 아무리 강조해도 믿지 않는 분위기이다. 건국 후 처음으로 개혁세력이 원내 과반을 얻을 수 있는 역사적 기회가 무산될 상황이다.
몇 가지 악재가 겹쳤다 저의 신중하지 못한 언행과 부덕도 인정한다. 그러나 이런 요소로 탄핵심판, 차떼기 부패심판, 거대야당심판, 50년 국회독재세력에 대한 심판이라는 본질이 실종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당 후보들은 조직, 자금, 경험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기초단체장의 60%가 한나라당이다. 이들이 노골적으로 한나라당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관권 선거 조짐이 심각하다. 막판 득표율 5% 내지 10%를 충분히 좌우할 수 있다. 따라서 10% 내의 지지율 차이는 박빙인 것이다.
단체장의 관건 선거는 사라져야 한다. 단체장들의 공천 제도를 재검토할 것이다. 소속 정당 줄서기가 관권선거를 초래한다. 단체장 선거의 완전 공영제로 소속 정당에 대한 구속 정도를 완화시키겠다.
열린우리당은 앞으로도 꾸준히 정치개혁을 실천할 것이다. 통합성과 개혁성을 공고히 하고 정책연구소를 설립해 국고보조금의 대부분을 정책연구에 사용하겠다. 또한 의원들의 연구그룹 지원을 강화하겠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부끄러워해야 한다. 21세기에도 지역주의에 기대어 선거를 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다. 영남과 호남의 유권자들에게 호소한다. 30년 만에 탈지역주의 국민통합 전국정당 만들려는 우리당을 주목하고 지지해 달라. 과거 세력을 새로운 세력으로 교체해 달라. 전국정당 출현이라는 자부심을 갖게 되는 4.15가 되길 기대한다.

충북은 상대적으로 지역주의로부터 자유로운 곳이다. 충북에서 이긴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충북에서 이긴 정당이 제 1당이 되었다. 충북에 거는 기대와 사랑이 각별하다. 8명의 경쟁력 있는 후보들의 잠재력이 충북 선거를 잘 이끌고 있다. 거듭 감사드린다.

❍ 일문일답

- 충북 8개 선거구에 대한 판세는 어떻게 분석하는지

= 도지부장이 잘 알겠지만 전국에서 거의 유일하게 충북이 선전하고 있다. 여러 가지 상황변동에도 불구하고 후보 경쟁력이 강한 곳이기 때문에 선전분투하고 있다고 본다. 선거 막판 인신공격과 흑색비방이라는 구태가 살아나고 있어 걱정이다. 선거 막판 닷새는 너무 길고 중요한 시간이다. 막판 구태선거가 얼마나 기승을 부리느냐에 주목하고 있고 차단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 노무현 발언과 관련해 볼셰비키라는 색깔공세가 나오고 있다.
= 한나라당이 기본적으로 냉전 논리로부터 아직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증거는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우리당이 남한을 북한처럼 만들려는 정당이라는 공세를 퍼부은 적도 있다. 한나라당의 부활은 냉전수구세력이 다시 한국사회의 중심에 부활하는 것과 같다. 볼셰비키 운운 역시 같은 맥락이다. 국민은 21세기에 살고 있는데 한나라당은 1960, 70년대 반공 냉전시대에 머물러 있다는 증거이다.

- 지자체장의 관권선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증거가 있는지. 신행정수도를 여야모두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느낌인데.
= 손학규 지사를 우리당이 검찰에 고발했다. 열린우리당을 지지하고 싶다는 발언을 걸어서 대통령을 탄핵한 정당이 한나라당이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발로 뛰며 전국 각 지역에서 광역, 기초 단체장들이 노골적으로 한나라당 후보를 돕기 위한 활동을 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사례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신행정수도는 특별법을 근거로 추진될 것이다. 한나라당은 국민적 합의에 의해 추진되어야 한다는 교묘한 논리로 사실상 신행정수도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거의 80 ~ 90%를 장악하고 있는 서울시의회에는 몇 개월째 남행천도 결사반대 플래카드가 붙어있다. 한나라당의 본심을 말해주는 것이다. 천도 운운하며 민의를 왜곡하고자 하는 의도이다.
동북아 중심시대 한반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4800만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신행정수도 건설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다. 특히 충청지역 열망을 담고 있는 신행정수도 건설은 우리당이 과반수 의석을 얻으면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다. 내심 못마땅해 반대 논리를 찾고자 하는 한나라당이 부활해 다수 의석을 갖게 되면 아마 중대한 차질을 빚게 될 것이다. 신행정수도 역시 4.15에 명운이 걸려있다고 본다.

- 거대야당 부활론과 위기론을 제기했는데 전략 수정이 있는가?
= 4.15선거의 본질은 국민주권을 바로세울 수 있느냐 하는 국민심판론이다. 탄핵과 낡은 세력에 대한 심판이다. 그런데 이것이 흐려지고 있다. 실제 유권자들의 이미지 속에서는 거대여당의 출현이라는 연상이 남아있다.
현실적으로는 판세가 지역주의 부활과 이에 근거한 과거 세력의 부활이 나타나고 있다. 다시 선거의 본질을 유권자들께 소구하고 드러나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일요일 긴급 선대위를 소집해 지금까지 과정을 점검하고 막판 선거 전략을 다듬겠다. 실제 발표되지 않았지만 몇몇 언론사의 여론조사를 보면 제 1당이 바뀔 수도 있는 오차범위에 들어와 있다. 선거 전에는 사실 한나라당의 1당 가능성은 없어 보였다. 그러나 집요한 지역주의 부활 기도가 일정부분 먹히고 있다.

- 파병관련해서 선거막판 쟁점이 되고 있다. 기존 입장 변화가 없다고 했는데 당내에서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이라크 현지 상황이 계속 안 좋아지고 있는데
= 상황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현지조사단이 19일 돌아올 예정이다. 정부 보고를 듣고 신중히 판단하겠다.

- 단체장의 관권선거 얘기하면서 완전공영제로 소속 정당에 대한 구속정도를 완화하겠다고 했는데
= 최대 1억 7천까지 선관위로부터 돌려받게 되어 있다. 아마 개인 자금은 거의 들지 않는 완전 공영제로 치러지고 있다. 체감하겠지만 기자들도 식당에서 밥값을 추렴하고 있다. 해방 후 처음으로 돈과 상관없는 선거문화가 새롭게 정립되는 과정이다.
앞으로 지방단체장 선거에서도 완전공영제가 되면 굳이 지방선거에서 후보에 대한 후원회를 허용해야 하느니 하는 논란이 불필요하다. 기초단체장에 대한 정당 공천의 폐해가 드러남에 따라 정당공천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해나가겠다.


2004년 4월 10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