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의 딸’인가, ‘한나라당 대표’인가?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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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일 : 2003-11-11 00:00:00
한나라당의 ‘박정희 향수 기대기’가 지나치다.
박근혜 대표는 8일 외신기자회견에서 박 전 대통령의 7.4 공동성명을 거론한 뒤 “아버지도 나의 대북정책을 지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재향군인회 정기총회 연설에서도 박 전대통령과 이상훈 향군회장의 인연을 강조했다. 왕년의 용사들에게 ‘박정희 향수’를 팔아보려는 의도가 뚜렷했다.

한나라당은 ‘박정희 향수’를 일으키고, 지역주의에 기대기로 작심한 듯 하다.
박 대표가 지역을 방문할 때 후보들은 유권자들에게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 왔다”고 소개한다. 육영수 여사의 사진이 등장하기도 한다.

한나라당 박세일 공동 선대위원장이 8일 경부고속도로 추풍령 휴게소의 도로건설 희생자 위령탑을 찾은 것도 마찬가지다. 박정희 대통령을 상징할 수 있는 곳을 찾아 향수를 불러일으켜 보겠다는 의도가 뻔히 읽힌다.
“마누라와 가족 빼고는 다 바꿔야 한다.”며 개혁과 변화의 전도사를 자처했던 박 위원장이 박정희 유령을 찾는 모습은 분노와 함께 연민을 느끼게 한다.

정치인 박근혜가 ‘박정희의 딸’ 아닌 ‘한나라당의 대표’라면 그에 맞게 처신하라. 죽은 제갈공명이 산 사마중달을 이길 수 있다는 셈법에 ‘유령 선거’를 치르겠다는 건가?
우리는 “지역주의를 청산하는데 한나라당이 앞장서겠다”는 박 대표의 공언(대표 수락연설)을 잊지 않고 있다.
박 대표는 과거 향수로 특정지역을 부추기는 행각을 즉각 중단하라.
지역주의 혁파에 앞장서겠다는 약속을 실천하라.



2004년 4월 9일
열린우리당 선임부대변인 김 기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