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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헌(休軒) 간호윤(簡鎬允)의 ‘참(站)’63
기이한 나라 깜빡 공무원의 “깜빡했어요!”
2022년 3월 11일, 한국갤럽이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20대 대선 사후 조사’를 발표하였다. 이에 따르면, 윤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밝힌 423명 중 39%가 ‘정권 교체’를 이유로 들었다. ‘상대 후보가 싫어서/그보다 나아서’는 17%, ‘신뢰감’은 15%, ‘공정/정의’는 13%였다. 이 외에는 ‘국민의힘 지지/정치성향 일치’가 7%, ‘민주당이 싫어서’ 5%, ‘부동산 정책’이 4%였으며‘단일화’ 3%, ‘여성가족부 폐지’ 2%였다.
윤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았다고 밝힌 유권자 457명으로 ‘경험부족(18%)’과 ‘무능/무지(13%)’를 가장 큰 이유로 제시했다. 뒤이어 ‘검찰 권력/검찰 공화국’ 6%, ‘가족 비리’ 5%, ‘비호감’ 5%, ‘부정부패’와 ‘토론에 실망’이 각각 4%로 나타났다.
정권 교체는 분명히 되었다. 그러나 정권 교체를 원한 유ᄀᆏᆫ자들이 원하는 정부가 되었는지는 의심스럽다. 하! 하는 일마다 ‘기이’해서다. 당연히 기이하다는, 행동하는 사람이 보편적인 상식을 넘어서는 행동을 한다는 말이다. 2년 동안 그 ‘기이한 행태’를 한두 번 본 게 아니기에 이제 익숙해질 만도 한데, 늘 ‘새로운 기이함의 진화’를 따라잡기가 힘에 부친다.
김건희 씨가 받은 디올백 진화는 거의 궤변 수준을 넘어 기이함에 가깝다. 올해 1월 19일 대통령실은 규정에 따라 국가에 귀속되어 관리 보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기록물’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사흘 뒤, 1월 22일에는 ‘친윤계 핵심’이니, ‘복심’이라 불린다는 이 아무개 의원이 절차를 거쳐 국고에 귀속된 물건을 반환하는 건 ‘국고 횡령’이라 목청을 높였다. ‘디올백은 대한민국 정부의 것’이니 돌려주면 범죄가 된다는 억지이다.
궤변은 더욱 진화하더니 6월 10일, 국민권익위는 전원위원회에서 논의한 결과라며 김건희 씨의 디올백 수수 의혹 사건 조사를 거수 표결에 부쳐 종결 처리했단다. 디올백 수수 의혹은 종결 9표, 이첩 3표, 송부 3표였고 이에 대해 ‘대통령 배우자에 대한 처벌 제재 규정이 청탁금지법에 없어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또 김건희 씨가 받은 디올백은 대통령과 직무 관련성이 없고, 설사 관련성이 있다 해도 ‘최재영 목사가 외국인’이기 때문에 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기이한 궤변을 당당히 하였다.
그러더니 7월 1일 국회에서 정진석 비서실장은 더욱 기이한 말을 한다. 대통령이나 대통령 배우자가 받은 선물은 공직자 윤리법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고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이 우선 적용된다며 그 대통령 기록물로 분류하는 작업은 아직 기한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아직 대통령 기록물로 분류하지 않았고 올해 말에 분류할지 말지를 판단한다는 설명을 장황히 늘어놓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더욱 기이한 장면을 목도한다. 김건희 씨가 최재영 목사와 만나 디올백을 받은 당일 곧장 디올백을 반환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15일 자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승호)는 김건희 전 대표를 수행하는 대통령실 유모 행정관으로부터 “김 여사가 최 목사에게 명품 가방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면담 자리가 끝난 직후 최 목사에게 가방을 다시 반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유 행정관이 가방을 다시 반환하라는 대통령 부인의 지시를 어긴 이유는 “깜빡했어요!”라는 기념비적인 어록이다.
이 유 행정관은 최재영 목사와 일정을 조율해, 2022년 9월 13일 코바나 컨텐츠 사무실에서 김 씨에게 디올백을 선물케 한 인물이다. 유 행정관은 코바나 컨텐츠 직원 출신으로 오늘도 김 씨를 보좌하는 공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공무원이란다. 그러고 보니, 나도 ‘이런 글을 쓰지 말자’ 해놓고는 ‘깜빡’하고 쓰니, 차라리 ‘깜빡 공화국’이 되어 지금 이 나라 대통령이 저 사람이라는 것을 모두들 ‘깜빡! 잊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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