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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정의조차 부인하는 인지 부조화의 사회 병리학

  • 2024-06-21 13:4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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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헌(休軒) 간호윤(簡鎬允)의 ‘참(站)’59 민주주의 정의조차 부인하는 인지 부조화의 사회 병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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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헌(休軒) 간호윤(簡鎬允)의 ‘참(站)’59

민주주의 정의조차 부인하는 인지 부조화의 사회 병리학

윤석열 정부 출범 2년 만에 우리 사회에는 ‘인지 부조화의 사회 병리학’이 깊게 자리 잡았다. 심지어 ‘독도를 일본에 넘겨도, 나라를 팔아먹어도, 20%는 지지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흔히 듣는다. 대통령도, 여당도, 검찰도,…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 무혐의 처분 등을 보며 새삼 ‘인지 부조화 이론’을 생각게 한다.

1957년, 미국 사회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는 평범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극도로 지루한 과제를 수행한다. 그 대가로 어떤 참가자는 1달러를 받고 어떤 참가자는 20달러를 받았다. 참가자는 과제를 완수한 뒤에 자신의 뒤를 이어 과제를 수행하는 사람에게 ‘과제가 얼마나 재밌었는지’ 말해주어야 했다.

실험 결과, 1달러를 받은 참가자들은 20달러를 받은 참가자들에 비해 과제가 훨씬 더 재밌었다고 답하였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페스팅거는 1달러를 받은 참가자들의 자존감이 위기에 빠졌기 때문이라는 결과를 도출했다. 재미있다고 정당화라도 하지 않으면 도대체 어떤 사람이 고작 1달러에 아무 의미도 쓸모도 없는 일을 하려고 하겠는가? 1달러를 받은 참가자들은 자신이 행한 행동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그것을 감추기 위하여 과제가 재미있다고 한 것이다. 반면, 20달러를 받은 참가자들은 어떠했을까? 그들은 받을 만큼 받았기에 굳이 자신이 느끼는 것을 속일 필요가 없었다. 솔직히 “극도로 지루한 과제”였기 때문이다.

이제 페스팅거는 또 다른 실험을 해보았다. 이 실험은 참가자가 자신의 신념과 맞지 않는 시위 팻말을 들고 있도록 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분명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지 않는’데도 참가자들은 점차 팻말에 담긴 주장이 가치 있다고 느꼈다.

여기서 페스팅거는 ‘특정한 입장에 대해 공개적인 지지를 표명했거나 특정한 신념을 지키기 위해 평생을 바쳤는데 나중에서야 그 지지와 신념이 틀렸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페스팅거는 실제 있었던 사이비 교주 도로시 마틴(Dorothy Martin)의 예에서 그 증거를 찾았다.

마틴은 ‘시커스[The Seekers]’라는 종교집단 교주였다. 마틴은 외계인으로부터 메시지를 전달받는다며 1954년 12월 21일에 세계 종말을 맞이할 때 외계의 존재들이 자신들을 구출하러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틴을 믿는 사람들은 모든 생업을 정리하고 종말의 날을 기다렸다. 하지만 외계인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마틴을 믿었던 사람들은 그를 떠났을까? 그렇지 않았다. 마틴이 새로운 메시지를 들고 나타났기 때문이다. 마틴은 ‘외계인으로부터 메시지를 전달받는다는 우리들의 믿음이 너무 강하여 오히려 외계인들이 계획을 포기했다. 결국 우리가 세상을 구한 것이다’라는 엉뚱한 궤변을 늘어놓았다. 물론 마틴을 믿는 이들은 더욱 마틴을 섬겼다.

이것이 바로 ‘인지 부조화(認知不調和)’로 사람들이 자신의 태도와 행동의 결과 따위가 서로 모순되어 양립할 수 없다고 느끼는 불균형 상태를 말한다. 페스팅거는 『인지 부조화 이론(A Theory of Cognitive Dissonance』에서, ‘인간은 자신의 신념과 결과 사이에서 조화로운 지점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으며 이 조화가 무너질 때 심리적 불안감을 겪는다. 따라서 이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맞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신념이나 믿음을 끝까지 주장하여 자존감을 지켜내려 한다.’고 하였다. 이 자존감을 지키려는 게 ‘자기 합리화’요, ‘인지 부조화 이론’이다.

더욱 큰 문제는 잘못된 믿음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함께한다면 ‘자기 합리화’가 ‘불가살이(不可殺伊, 쇠를 닥치는 대로 먹으며 커지는 괴물로 아무리 해도 죽거나 없어지지 않는다. 나라가 망할 징조로 나타난다.)’처럼 더욱 커진다는 무서운 사실이다. 이는 다수결의 원칙이라는 민주주의 정의조차 무색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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