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헌(休軒) 간호윤(簡鎬允)의 ‘참(站)’56 도리도리하며 설레발치는 그, 그리고 산유국 꿈
휴헌(休軒) 간호윤(簡鎬允)의 ‘참(站)’56
도리도리하며 설레발치는 그, 그리고 산유국 꿈
산유국(?) 꿈을 꾼다. 건들건들 걷는 걸음, 체머리 앓는 사람처럼 쉴 새 없이 흔들어대는 도리도리, 말할 때 “음”, “예”, 하는 허두사, 어떻게 저런 한낱 지식으로 그 자리에 앉았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무식하고 과격한 말들,…성격까지 데설궂은 줄은 진작 알았지만 이제는 설레발까지 친다.
‘도리도리’는 어린아이가 머리를 좌우로 흔드는 동작이다. 엄마와 짝짜꿍할 때 하고는 이내 두세 살만 되어도 하지 않는다. 들까부는 초등학생도 아예 채신머리없는 짓으로 여긴다. 그렇지 않아도 그 커다란 몸집이다. 거들먹거리며 함부로 뱉는 말, 거친 행동이기에 그 언동은 더욱 목불인견이다.
3일, 그는 한·아프리카 정상회담을 젖혀두고 ‘포항 앞바다에 유전 가능성이 높다’는 발표를 하였다. 야권은 ‘국면 전환용 정치쇼’라 하였고 여당은 ‘탐사 시추를 적극 지원’하겠다며 엄호했다. 2년만의 ‘첫 국정브리핑’이기도 하여 잠시 그의 말을 따라잡아 보았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이 사실을 보고 드리고자 합니다.”로 시작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심해 기술 평가 전문 기업에 물리 탐사 심층 분석을 맡겼고,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며 “유수 연구 기관과 전문가들 검증도 거쳤다.”는 문장이 뒤를 이었다.
1976년 1월 15일이 있었다. 이 날 고(故) 박정희 대통령은 ‘영일만 석유 발견!’을 전 국민에게 알렸다. 1차 오일쇼크(1973~1974년)로 고통을 겪던 차였다. 우리 국민들은 산유국의 꿈에 한껏 부풀어 올랐다. 국민 개개인의 삶은 풍요로워지고 대한민국은 부유한 나라가 될 줄 알았다. 그러나 1년여 만에 개발은 중단되었다. 이로부터 48년 뒤, 또 산유국의 꿈을 꾸게 만드는 발표였다. 발표 뒤 관련 기업의 주가는 요동쳤다.
문제는 발표 뒤였다. 물리 탐사 심층 분석을 맡긴 세계 최고 수준의 심해 기술 평가 전문 기업이라는 액트지오(Act-Geo)는 직원이 단 1명뿐이었다. 연방 정부에 보고된 연 평균 매출은 2만 7,701달러(한화 약3,800만원), 회사를 창업한 지질학자 빅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의 집이 회사 주소지란다.(현재 이 집은 미국 휴스턴 지역의 부동산 사이트에 월세 7,000여 달러의 임대 매물로 나와 있다.) 이 집에서 직원 1명이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를 도출하였다는 결과다. 석유, 가스전 개발은 ‘물리탐사’, ‘탐사시추’, ‘상업개발’의 세 단계로 진행된다. 현 단계는 탐사 시추 단계이다. 5개 이상의 시추공을 뚫어야 하는데, 1개 당 1천억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시추 성공률은 20%로 예상한단다.
그런데,… “우리는 산유국이 안 될 것 같아요? 앞으로 돼. 이 나라 저 밑에 지금 가스고 석유 많아요.”라는 천공의 발언이 떠돌아다닌다. 이미 지난달 16일 유튜브 영상이다. 천공은 이를 개발하면 “우리 국민 소득은 10만 달러, 20만 달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건진이니, 천공 등 무속인의 그림자를 짙게 드리웠기에 헛웃음만 나온다.
이쯤 되면 그의 말을 ‘설레발치다’라 할 밖에 없다. ‘설레발치다’는 몹시 서두르며 부산하게 굴 때 쓰는 말로 ‘돈벌레’라 불리는 ‘설레발이’에서 나왔다. 설레발이 성충의 몸길이는 25mm정도이며, 15개 마디가 있다. 마디마다 2개씩 총 30개의 다리가 달렸다. 1쌍의 긴 더듬이를 흔들며 수많은 다리를 움직이기에 그 모습이 부산스럽기 그지없어 지나치게 나대고 소란 떠는 것을 ‘설레발친다’라 한다는 말이 나왔다. 설레발이는 위급할 때 도마뱀처럼 다리를 자르고 달아나지만, ‘도리도리하 설레발치는 그, 그리고 산유국 꿈’의 결말은 어떠할지 사뭇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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