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강원도 춘천에 살고 있는 민주당 권리당원입니다.
저는 오늘부로 민주당을 탈당하려고 합니다. 입당하고 탈당하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 중의 하나가 되겠지만, 그렇게 남겨져도 되겠지만, 저는 민주당에 대한 애정이 식었기 때문에, 민주당에 대한 기대를 놓아서..민주당에는 이제 희망이 없어서...등등 이런 식의 탈당 행렬에 끼어 있기 싫어서 이 글을 씁니다. 탈당하는 마당에 이 또한 욕심일 수 있겠지만요.
제가 민주당에 입당한 것은 안철수가 분탕질로 민주당을 어지럽게 할 무렵입니다. 문재인 대표를 지키고 싶다는 소박한 생각으로 입당을 했고 아주 오랫동안 권리당원 자격을 유지해 왔습니다. 당원 게시판에 한 두개의 글을 써서 소위 똥파리(?)들의 거친 공격으로 상처받기도 했지만 저는 아주 조용하고 드러나지 않는 민주당의 권리 당원 중 하나였습니다. 투표 때마다 권리당원으로서의 소중한 한표를 행사해 왔고 어디에서나 민주당 편에 서 있었습니다. 물론 소극적이지만요. ^^;;
그런데 저는 오늘 탈당신청서를 제출합니다.
알려지지 않았지만, 강원도 춘천 강원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어 강사들이 강원대학교를 상대로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강원대학교는 5년 전 한국어 강사를 부당해고 했고 소송을 통해(대법까지 갔습니다. 강사들에게 들어가는 돈보다 변호사 비용이 더 컸음에도 불구하고 강원대학교는 끝까지 가더군요.) 복직되었지만 강사의 처우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몇 년 간의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그 같은 일이 또 발생되지 못하게, 강원대학교는 10주 단위로 일년에 4번 강사채용을 했습니다. 똑같은 선생님이 같은 일을 함에도 일년에 네 번 서류를 제출하고 면접을 보는 채용과정을 반복하게 했습니다. 한국어 강사들은 노동조합을 만들고 부당한 채용절차에 대해 항의했고, 선생님들의 대법판결이 난 후 지금은 일년에 네 번했던 채용과정은 없어졌습니다. 저희는 이제 해고를 당하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외에는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학교는 저희들이 요구(?)에 대비하여 기존에 한 주에 12시간 이상도 주던 수업을 12시간 이하로 줄였습니다.(주 15시간을 만들지 않기 위해, 15시간 이상이 되면 여러가지 수당 등을 줘야 하는 일이 발생할까봐서) 8시간을 주기도 합니다. 10주 동안 2,4,4주에 한번씩 임금을 받습니다. 10주 후 2~3주 쉬는 방학 기간에는 당연히 임금이 없습니다. 저희의 연봉을 따져보면 1200~1500만원 정도 될 것 같습니다. 물론 4대 보험 따위는 없습니다. 제가 이 어학원에서 강의한 이래 (10년이 넘었습니다) 강사료가 오른 적은 없습니다. 이런 처우를 개선하고자 저희들은 노력하였고 우여곡절 끝에 대학노조의 이름으로 파업권도 얻었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10명밖에 되지 않은 아주 작은 노조라 학교는 저희와 제대로 협상을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긴 이야기를 구구절절 쓰는 이야기는 이 이야기가 탈당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이 있으며 저희는 아침, 낮 피켓 시위, 매일 10분씩 집회, 일주일에 한 번씩 조금 큰 규모의 집회, 10분 파업, 학생들에게 지지서명 받기 등 여러가지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10명 밖에 되지 않고 게다가 이 일로만 생계를 유지할 수 없어 투잡, 쓰리잡을 뛰는 선생님들은 최대한 시간을 내서 참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저희들 곁에 항상 도와주시러 오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진보당이나 정의당의 소수의 분들이, 다른 지역 노동조합의 분들이 저희 옆에 항상 서 주십니다. 그런데 민주당은 옆에 없었습니다. 지금도 없습니다. 저 같은 일개의 민주당원, 동원력도 없고 목소리도 작은 일개의 당원을 도와줄, 거대야당 민주당은 너무 바쁘고 큰 일을 하느라 저희들 옆에 있어주지도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주지도 않았습니다. 하나하나의 개별상황을 다 챙기고 간섭할 수 없다는 것도 잘 압니다.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같은 약자가 소외될 때,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찾지 못하는 하나하나의 풀뿌리 민중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데 어떻게 그 당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저는 매일매일 우리보다 더 열심히 집회에 와 주시고 피켓 시위를 해 주시는 진보당분들을 보며, 우리를 위해 플래카드를 걸어주시고 보도자료를 뿌려주시는 정의당(중앙당과 다르게 지역에서 얼마나 열심히 하시는 지 모릅니다.)분들을 보며, 민주당원으로서 외로웠습니다. 내가 소속된 당은 나를 위해(저 하나만의 문제는 아닌) 무엇을 해 주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나 멀리 있는 민주당의 어른들과 지도자들을 혼자 바라보느니..저는 제 옆에서 저랑 같이 싸워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분들과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저 하나의 탈당이 민주당에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저 역시 아무 의미없기를 바랍니다. 저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듯이 이재명 당대표도 지지합니다. 민주당이 정권을 다시 잡고 윤석열 정권의 부정부패에 합당한 처벌을 내리길 기대합니다. 그렇게 되리라 믿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는 사이 민주당의 권력자들 역시 그들처럼 자기만의 세계에 갖혀서,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자기가 보고싶은 것만 보게 되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힘없고 소외된 작은 사람들, 그들의 목소리를 낼 방법조차 알지 못하는 노동자의 자리에도 함께 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민주당 당원이 아니니 민주당에 대해 말할 권리가 이제 제게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이 그 이름대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세우는 데 큰 역할을 하길 기대하는 마음 놓지 않고 있겠습니다. 저는 다른 당의 당원이 되겠지만 따로 또, 같이 그 일을 이루어 나가는 길에 있겠습니다.
2023년 12월 19일
강원도 춘천에서 bokdeng2
송영길 구속에 대하여
댓글
네 가세요
결국 개딸들만의 천국이 되겠네... 개딸들과 태극기 부대라...
글이 길다..
잘가라
떠날대는 말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