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윤의 ‘참(站)’27 KBS 쿠데타(?), 그리고 사마귀와 두꺼비의 시간
KBS 쿠데타(?), 그리고 사마귀와 두꺼비의 시간
왜 이럴까? 민주국가에서 임명한 관리들이 어떻게 국민주권을 이렇게 유린(蹂躪,남의 권리나 인격 등을 침해하여 짓밟음)하는지 이해 가지 않는다. 민주주의 상실의 시간을 산다.
KBS 사장으로 온 자가 11월 13일 취임 첫날 선무당처럼 칼춤을 춘다. 전날인 12일에 본부장, 센터장, 실국장, 부장급 등 72명 인사를 전횡(專橫)하더니 다음 날엔 KBS 메인 뉴스를 비롯한 주요 뉴스 앵커들을 전면 교체하였다. 심지어 진행자들은 시청자[청취자]들에게 작별 인사도 못하고 통보를 받은 경우도 있었다. 대표적인 시사 프로그램 ‘더 라이브’는 ‘고려거란전쟁’ 재방송으로 대체 편성됐다.
이러더니 14일엔 뚱딴지같이 ‘대국민사과’를 하였다. 이해 간다. KBS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움직이는 공영방송으로서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견제 기능도 민주 언론 발전에 기여한 공정성도 별로 없다. 오히려 ‘기레기 언론(기자+쓰레기라 함)’들과 어깨동무하고 작금의 편파적이고 기울어진 운동장이 된 한국 언론 환경에 일조하였다. 여기에 방만한 경영도 지적치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 정권의 언론관과 낙하산에 매달아 투하한 KBS 사장의 폭력적인 행동과 대국민사과가 가히 ‘졸렬한 쿠데타급(?)’이라 모골이 송연하다. 정론조차 보도 못하는 KBS라지만 그래도 한 나라의 공영방송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국민들이 번연히 눈을 뜨고 지켜보는 대명천지에 안하무인처럼 작태를 벌이는가.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이란 방송법 제4조를 침해한 행위이기에 후일 분명 법적 조치가 따를 게 분명하다. 현재 우리 동맹국의 주요 언론들마저도 대한민국의 언론행태를 질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같은 경우, 주요 언론사와 기자에 대한 압수수색 등을 언급하며 이 정부가 검찰과 규제기관을 동원해 언론을 탄압하고 있다는 보도를 보지도 못했는가.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의 “박민 사장은 임명 직후부터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제작 자율성을 파괴하고 있다.”고 기자회견을 열고 “법적 책임 물을 것”을 분명히 한 것은 그래서 정당하다.
“친애하는 애국동포 여러분, 은인자중하던 군부는 드디어 금조(今朝) 미명(未明)을 기해서 일제히 행동을 개시하여 국가의 행정·입법·사법의 삼권을 완전히 장악하고 이어 군사혁명위원회를 조직하였습니다.…대한민국 만세! 혁명군 만세!” 1961년 5월 16일(화) 새벽 5시, KBS 첫 방송은 5.16쿠데타 ‘혁명공약’ 낭독으로 시작하였다. 군사정권을 알리는 서막이었다.
제2공화국은 무너졌고 박정희 정권 18년 독재체재가 이렇게 시작되었다. 이 정권이 방통위원장을 비롯한 저런 무례한 인사들을 내세워 언론만 장악하면 독재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박정희 뿐 아니라 전두환도 이겨냈다. 겨우 3년밖에 안 남은 권력으로 이 대한민국에서 후일을 어떻게 감당하려는지 모르겠다.
한국 민주주의의 거대한 수레바퀴는 오늘도 굴러간다. 이 정권의 하는 짓을 보면 꼭 이 수레바퀴를 막으려는 사마귀 꼴이다. 제나라 장공(莊公) 일행이 사냥을 나가는데, 작은 사마귀 한 마리가 앞을 막고 마치 수레를 세우라는 듯이 다리를 쳐들었다. 『회남자』 「인간훈편」에 보이는 당랑거철(螳螂拒轍)이란 고사이다. 장공은 그래도 그 어리석음을 기꺼워하여 수레를 돌려 피해 갔다지만 이 나라 국민은 분수도 모르고 설치는 사마귀를 그대로 둘 리 없다.
또 『사문유취 전집』권2 「천도부」에 보이는 당나라 노동(盧仝)의 〈월식시(月蝕詩)〉에 “신의 마음에 한 치의 비수가 있으니 요망한 두꺼비의 창자를 갈라 버리렵니다.(臣心有鐵一寸 可刳妖蟆癡腸)”라는 구절도 있다. 여기서 달은 종묘사직을, 두꺼비는 간신이나 역적을 비유한다. 이 나라 역사로 보아 사마귀와 두꺼비의 시간이 흐른다. 그 상실의 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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