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양평 고속도로, 양평·하남·광주 공동 대응
지역균형발전과 교통문제, 중앙부처 공감 얻어
IC설치로 국수리 역세권 조성
양수리 스마트 관광도시화

서울~양평 고속도로 유치가 13년 만에 현실이 됐다. 국토교통부는 약 12개월간 타당성 평가를 통한 노선 선정과 총사업비 협의, 전략환경영향 평가 등을 거쳐 사업의 규모를 결정한다. 이르면 2025년부터 본격적인 보상절차에 들어가 착공하며 2032년 개통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고속도로 유치로 달라질 양평은 어떤 모습일까. 본지는 지난 14일 오전 양평문화원에서 정동균 군수를 만나 고속도로 통과의 비하인드 스토리, IC선정 기준, 고속도로가 양평에 미칠 영향, 이후 군이 추진할 사업 등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가 예비타당성 관문을 어렵게 넘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국토 균형발전 등 경기도 동북부지역에 관련된 사항들을 늘 말로만 들으며 십여 년을 지내왔다. 우린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전되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이 있었고, 고속도로에 대한 염원도 컸다. 그래서 민선7기 들어오며 집중적으로 매달렸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관련된 국토교통위 국회의원들, 기획재정위 국회의원들, 집권당 정책위원장, 원내대표, 기재위원장, 예결위원장 등에겐 공통적인 것이 있었다. 그분들이 가족과 양평을 왔다갔는데 돌아갈 때 교통이 막히는 것에 대해 인식했던 것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세미원과 두물머리를 둘러보고 갔는데 ‘거기 그렇게 차가 막혀서 어떻게 하냐. 갔다가 혼났다’며 이 현실을 공감하고 있었다.

최종심사할 때 경제성(B/C)은 낮으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정책성을 높이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선 고속도로가 통과하는 구간 지자체의 공조가 필수적이었다. 당시 하남시 교산 지구에서 2만명이 고속도로 반대 서명부를 냈고 우리 이장협의회에선 1만4500명이 찬성 서명부를 냈는데, 막판에 교산 신도시가 지정되며 하남도 교통 분산정책에 공감해서 하남시장이 참여했다. 광주시는 터널이 13개 지나가고 어떻게 보면 패싱 지역이 되는 건데 설득해서 양평, 하남, 광주 3개 시·군이 공동 대응하게 됐다.

인터뷰에 응하는 정동균 군수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취임 이후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쳤다.
인터뷰에 응하는 정동균 군수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취임 이후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쳤다.

 

■정무적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 국회를 많이 다녔는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나

양평이란 정치적 불모지에서 민주당이란 깃발을 들고 민주당의 일을 해왔기 때문에 중앙 정치 무대에 있는 핵심 당직자나 의원들 입장에선 양평군에 대한 정치적 부채가 늘 있었다. 자기는 밭이 좋아서 재선·삼선 하지만 양평은 민주당이 정치적으로 힘들다는 것에 대해 공감을 했다. ‘아 저 선배 참 애쓴다’라며 어려운 지역에 대한 보상을 해주려고 군수가 올라오면 진정성 있는 답변을 해주려는 것들을 보며 고맙다고 생각했다. 저 혼자 간 게 아니라 국장, 과장들 같이 가면 나중엔 ‘선배님 그 내용으로 오시려면 알았으니까 제발 올라오지 마라’고 했다. 그중 예결위원장·기재위원장은 자기 지역 일도 아닌데 ‘내 일처럼 챙길 테니 군수님 걱정마시고 기다리시라’고 했다.

예전에 내가 공약을 걸었을 때 다른 당 후보 유세차에서 ‘초선 군수가 그거 해결하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는 말을 들었는데 ‘아 그래? 그럼 내가 한 번 보여줄게’라는 맘으로 틈만 나면 서울로 올라가서 (고속도로 통과)해달라고 요구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양평 쪽 IC위치에 관심이 쏠린다. 위치 선정 시 어떤 점이 최우선으로 고려돼야 하나

기존에 있는 노선을 원천적으로 없애고 새로 하는 건 어렵지만, 기존에 우리가 국토교통부에 신청했던 원안을 중심으로 양평군의 이익과 어떻게 부합되느냐를 생각하는 건 가능하다.

가령 강상~강하로 이어지는 채널이 있어야 하기에 강하면으로 들어올 수 있는 IC가 있어야 한다. 당초 안이 신원역과 국수역 사이인데, 저희가 주목하는 건 국수리다. 국수리가 전철 타고 내려오는데 양평보다 훨씬 전에 있는 역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역세권이 형성되어 있지 않다. 거기에 청년·농민주택 등을 만들려면 역세권을 만들어야 한다.

또,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핵심은 양수리로 들어가는 6번 국도의 교통량을 분산하는 것이다. 내륙고속도로에 옥천IC가 있고 올라가다가 차가 막히면 말 그대로 서구권으로 가는 것이다. 하남, 수원, 성남으로 가는 건 양수리 가기 전에 거기서 올라가서 빠지면 되니까 굳이 양수리나 팔당터널 지나갈 이유가 없는 거다. 이것만 해결되면 양수리 교통체증도 해소하고 서구권으로 갈 수 있는 교통을 분산해 원활한 교통에 기여할 수 있을 것 같다.

IC를 어디에 붙이는 건 우리가 결정할 게 아니라 기존 원안을 두고 지역주민·전문가 공청회, 국토교통부 사전 조사와 맞물려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IC를)오빈이나 아신 쪽에 뚫을 필요가 뭐가 있나 차라리 양평까지 끌고 오지. 우리가 노선을 근본적으로 바꿔버리면 이 사업 자체가 안 되는 거다. 아신 쪽은 제가 거기 살고 있어서 더 어렵다. ‘제논에 물대기’ 얘기가 나오지 않겠나.

남종면에서 수청골로 해서 신원리와 도곡리 사이에 내륙으로 붙이는 게 원안이면 거기서 IC만들어서 하나는 국수리로 떨어지고. 하나는 더 가면 내륙고속도로와 붙어서 목왕IC, 화도, 파주까지 가는 것이지 않나. 북으로 가는 교통량은 거기로 가고, 서부로 가는 건 여기서 찢어서 가면 양평은 경기도 동부권의 중심 물류단지도 가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

저희가 서울~양평 고속도로 이전에 진행된 프로젝트가 있다. 조만간 민선7기가 약속했던 수천 명의 고용창출이 가능한 스타트업 기업유치 준비를 하고 있다. 지금도 진행되고 있고 곧 결과를 맺을 것 같다. 최첨단 산업이다. 그쪽에서 약 3700억 정도 투자해서 준비하는데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가 확정되며 탄력을 받을 것 같은데 이달 안에 결정 날 것 같다.

 

■인근 원주시도 경제성 부족으로 산업단지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양동산업단지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양동산업단지는 민선7기의 공약이기도 하다. 양동면은 자연보전권역만 걸려있다. 이건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산업단지가 아니라는 거다. 양동산업단지는 양평에서 생산되는 1차산업과 6차산업을 연계한 농산물 가공 산업단지로 봐야한다. 문막이나 이런 곳과는 전혀 다른 성질이다. 양동이란 곳에서 농공단지가 만들어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

양동 폐교와 뒷산은 교육청 재산인데, 우리가 교육감을 설득하는데 왜 이런 상황에서 산림을 훼손해 농공단지를 만드냐는 얘기를 한다. 우린 여기가 도시도 아니고 온통 산인데 1만평정도 쓰는 걸 산림훼손이라 하면 우린 답답하다.

도교육감은 처음에 쉽게 얘기했는데 내가 전화도 안 받고 ‘(교육감)안 볼 거다. 나는 나대로 가겠다’고 했더니 최근 경기도교육청에서 ‘그러지 마시고 다시 와서 좀 설명을 해달라’고 했다. 그때도 잘못된 게 교육청 실무자들과 의논해서 교육감에게 보고했어야 했다. 우린 양평교육청 교육장이 쓸 계획이 없다니까 추진한 건데 양평교육청에서 도교육청에 보고를 안 했다. 그래서 도교육청에서도 모르고 있었고 우리가 왜 안 해주냐고 얘기하니 도교육감이 그제야 안 거다. 폐교된 학교를 교육청에서 쓸 일이 없는 건 지금도 마찬가지지 않나. 그 뒷산도 교육청 재산인데 올해 안에 결정 받을 것 같다. 확신하고 있다.

■고속도로 용역이 진행되는 2023년까지 양평군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주민여론수렴부터 해야 한다. 주민의견을 받아 전문가 그룹과 의논하고 어떻게 하는 것이 양평군의 이익과 부합하는지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번 하면 뒤로 물릴 수 없다. 관광·지역발전·지역경제 등 우리 의견을 국토교통부에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다.

국토교통부는 우리가 의견 낸 걸 수렴하게 돼 있다. 다 정부 돈이 아니라 지방자치 분담금도 있어서 우리가 요구하고 우리가 필요한 것 하겠다는데 설계에 반영 안 할 일이 무엇이 있나.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다. 제가 한 것도 누군가 기초를 만들어줬기 때문에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이제 시작이다. 다른 곳은 결정됐다고 해도 10~15년 동안 사업 못 한 곳도 많다. 결국 누군가 윤활유 역할을 하며 기획재정부를 움직여서 해마다 시행조사·실시설계·보상비 등 예산을 밀어 넣어야 한다. 그런 게 저의 역할이다. 그걸로 인해 통상 10년 걸리는 공사기간을 7년으로 단축시킬 수도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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