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이재명 당대표, 지역사랑상품권 국고 지원을 위한 전통시장·소상공인 간담회 모두발언
이재명 당대표, 지역사랑상품권 국고 지원을 위한 전통시장·소상공인 간담회 모두발언
□ 일시 : 2024년 11월 21일(목) 오전 11시 40분
□ 장소 : 수원 영동시장 대강당
■ 이재명 당대표
여러분, 정말로 반갑습니다. 오늘 김동연 지사님도 이재준 시장님도 함께 해주셨는데, 바쁘실 텐데 일부러 이렇게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가 인천에서 오다 보니까 경기도를 ‘방문’하는 것 같더라고요. 상당히 어색했어요. 저도 가끔씩 제가 경기도 사람인지 인천 사람인지 혼란이 오기도 합니다. 고향 같아서 너무 푸근하고 좋습니다만, 또 삶의 현장에서 고생하시는 여러분들을 보니까 참 면목도 없고 죄송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다수의 국민이 잘사는 나라가 좋은 나라입니다. 나라가 아무리 부자라도 극소수만 부자이고 나머지가 다 힘들면 불행하지 않습니까? 또, 한편으로 총량이 조금 부족한 듯해도 모두가 함께 잘 사는 희망 있는 나라, 그런 나라가 우리 모두가 꿈꾸는 세상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나라 전체로 경제가 너무 어렵습니다. 이게 어쩔 수 없는 천재지변 같은 것이라면 우리가 또 감수해야 되겠지만, 그러나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위기들이고, 또 어쩌면 당하지 않아도 될 그런 나쁜 상황을 당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제가 이 골목 상권이나 전통시장을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정말 천 원짜리 푸성귀 하나 팔기 위해서 하루 종일 손 비비면서 열심히 일하지 않습니까, 새벽부터? 그런데 오는 손님들은 역시 이 천 원짜리 하나 귀해서 살까 말까 망설이는 그런 상황입니다. 만약에 저희가 전에처럼 지역화폐라도 충분히 발행해서 온라인 쇼핑몰, 거대 국제 플랫폼에 이익을 주는 것보다 우리 동네에서 쇼핑도 좀 하고, 동네 매출도 좀 오르고, 동네 골목이 경제가 활성화되면 동네에 온기도 돌고 참으로 행복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지역 골목이 가지는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여기는 그냥 물건을 사고파는 냉정한 거래 현장이 아니라 동네 사람들이 만나서 정을 나누는 공동체 활성화 공간입니다. 마음을 나누는 곳이지요. 그래서 저는 이 지역화폐를 통해서 돈이 지역에서 한 번은 돌고 다른 곳으로 가게 하자, 그 생각을 가지고 지역화폐 정책을 계속 추진해 왔는데 현 정부는 지역화폐 예산을 계속 줄이고 있습니다. 올해도 예산 편성에서는 0원입니다.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그러면서도 온누리 상품권 예산을 자꾸 올려요. 온누리 상품권 예산을 지역화폐로 하면 안 됩니까? 그런데 온누리 상품권은 되어도 지역화폐는 안 되겠다고 죽어라 우깁니다.
상인 여러분들도 아시지만, 이 온누리 상품권은 지역 제한도 없고 매우 불편한 데다가, 사용처가 동네 골목으로 제한되지 않기 때문에 동네 골목을 따뜻하게 하는 데에 크게 도움이 안 됩니다. 돈이 돌아야 경제가 살지요. 그래서 돈은 '돈다'고 해서 돈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돈의 흐름이 멈추면 경제가 죽는 것입니다. 마치 사람 몸의 피처럼, 피가 돌아야 되거든요. 피가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닙니다. 피가 심장에만 몰리면 죽는 것이지요. 경제도 마찬가지예요. 돈이 돌아야 됩니다. 돈이 뭐 1,000억 있으면 뭐 합니까? 어디 은행에 꽉 잠겨서 꼼짝하지 않으면 0원인 것이지요. 그런데, 100억이 온 동네 골목에 쭉 퍼져서 10바퀴를 돌면 1,000억이 되는 것이고, 백 바퀴를 돌면 1조 원이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경제잖아요. 우리 모두 다 알지 않습니까? 그 돈이 돌게 하는 것이 정부의 경제 정책입니다. 방법은 다양하지만.
경제 중에서도 가장 서민들의 삶에 체감이 되는 것이 바로 골목 상권 아닙니까? 지방경제, 지역경제, 골목경제, 소상공인, 자영업자. 570만 명으로 공식 통계가 잡히는 모양인데, 연간 100만 개씩 자영업자들이 폐업한다는 것, 그리고 80~90만 개가 다시 생겨요. 총량으로 한 10만 개가 줄었다고 하던데, 10만 개가 줄면 가족들, 종사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생업을 잃는 것입니까? 아마 여러분들도 정말 마지못해 버티는 사람이 많으실 것입니다. 어디 은행에서 소상공인 지원 대출을 받았는데 폐업하면 바로 갚아야 된다면서요? 폐업도 못 한다면서요? 돈은 없고, 폐업하려고 해도 바로 돈 안 갚으면 경매 들어올까 봐 폐업도 못 하고 그냥 죽을 고생하면서, 손해 보면서 버틴다. 왜 그래야 합니까?
저는 이 대출 문제도 주로는 자영업자들이 대출 채무가 늘어난 게 코로나 때잖아요? 코로나 때 다른 나라는 거의 다 무상 지원을 많이 해줬습니다. 근데 우리나라는 다 대출을 해줬어요. 코로나를 극복하는 그 모든 비용을 정부가 부담하지 않고 다 서민들, 자영업자에게 다 떠넘긴 것입니다, 국민들에게. 그래서 국가는 부채가 늘지 않아서 좋다고 자랑했지만, 다른 나라는 다 국가 부채가 늘고 개인 가계부채가 크게 늘지 않았는데 우리나라만 국가 부채는 그대로고 가계 부채·개인 부채만 잔뜩 늘었어요. 가계 부채 때문에, 민간 부채 때문에 앞으로 경제위기를 겪을지도 모른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 일선에 우리 자영업자들이 있는 것이지요.
대선 때 대체적으로 모두가 그런 약속들을 한 것으로 저는 기억합니다. 채무 조정해 주겠다. 연기해 주겠다, 이자 지원해 주겠다, 특히 채무 탕감을 해 주겠다. 다들 약속을 하지 않았나요? 근데 해준 것 있습니까? 이게 나라 살림을 제대로 하는 것이 아니지요. 국민이 힘들고 경제가 전체적으로 죽으면 곳간을 아무리 잘 챙겨도 소용이 없어요. 그리고 정부의 역할은 경제가 어려울 때 경제가 살게 하는 것이 정부가 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교과서에서 만날 배웠잖아요. 경제 주체, 경제 3주체. 이런 소리까지 해야 되는지 모르겠는데, 가계·기업·정부. 경기가 활황일 때는 정부가, 너무 활황이 되면 문제가 되니까 살짝 눌러주는 것입니다. 그것이 정부의 역할이지요. 경기가 너무 나쁘다 그러면 살짝 부추겨주는 것이 정부가 하는 일입니다. 지금처럼 경기가 나쁘고 동네 돈이 말라 가면 말라서 죽으면 큰일 나니까 돈이 돌게 해 주는 것이 바로 정부가 해야 하는 의무라는 것입니다. 지금 그런 정책들이 다 사라진 것 같아요.
대체적으로 모두가 공감하는 말씀들을 하실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러분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서 어떤 것들이 꼭 필요한지를 허심탄회하게 말씀해 주시면 저희도 꼼꼼하게 잘 기록하고 경청해서 당의 정책에, 또 입법에 최대한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마지막에 또 드릴 말씀이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미리 말씀을 좀 드리면, 여러분이 나서셔야 합니다. 정치가 대리인을 뽑아서 우리가 원하는 바를 대신하게 만드는 것인데 그 대리인들이 우리의 삶에 관심 갖지 않고 우리의 뜻과 다르게 행동하면 주인이 나서야지요. 소상공인 정책이든, 자영업자 지원 정책이든, 지역 경제 골목 경제를 살리는 정책이든, 어떤 것이 필요한데 정치에서, 또 권력을 가진 행정부에서 그것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제대로 하게 만드는 것이 여러분 스스로를 위한 길입니다. 그냥 맡겼으니까 잘하겠지, 맡겼으니까 못해도 할 수 없다, 견디자, 이럴 필요가 없는 것이고 이래서도 안 되는 것이지요. 주인은 주인의 역할을 머슴은 머슴의 역할을 잘 해야 하는데, 각각 그 역할에서 벗어나면 그 제자리를 찾게 만드는 것은 바로 각자의 역할인 것이지요. 주인의 역할. 당당하게 ‘내 세금이고, 내가 맡긴 권력이니 그 권력과 예산을 제대로 우리를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 써라’라고 여러분께서도 요구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말을 안 들으면 혼을 내야지요. 좋은 말씀 잘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24년 11월 21일
더불어민주당 공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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