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제38차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
□ 일시 : 2010년 2월 23일 09:00
□ 장소 : 본청 원내대표실
■ 이강래 원내대표
어제 한나라당 의총에 대한 소감을 말씀드리겠다. 의총을 보면서 한나라당 의원들 마음속에는 국민은 없고 계파만 있으며, 국민을 위한 마음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친박-친이 두 계파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이미 한나라당은 ‘한나라당’이 아니고 ‘두나라당’이라는 것을 알았다. 어제 한나라당 의원총회는 양 계파가 자신들의 입장만을 주장하고 상대방에게 강요하고 떠넘기기 위한 싸움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난장판 회의였다. 과연 이러한 회의를 통해서 어떠한 결론이 나오겠는가. 처음부터 예상했지만 싸움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아니었다.
지금 국민들은 정치에 실망해 있다. 특히 한나라당 계파 싸움에 짜증 나 있는데 어제 의원총회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더 굳히게 됐다. 한나라당 내부의 계파 싸움으로 인해 총체적으로 정치에 대한 혐오가 커져, 민주당에도 피해가 올 것 같아 개탄스럽고 걱정스럽다. 이런 의원총회를 어제 하루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 한다고 한다. 소모적이고 지극히 난장판인 의총을 왜 이렇게 반복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어제 상황만으로도 앞날을 예측할 수 있다. 한나라당 의총을 통해 어떠한 결론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제 한나라당 의총에서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당론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려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더 이상 세종시 수정안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정식으로 통보해야 한다. 세종시 수정안을 3월 초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하겠지만 국무회의 전에 통보가 돼야할 것이다. 한나라당은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바로 깨닫기를 바란다. 국민들은 하루빨리 국정이 정상화되기를 원하고 있다.
2월 25일이면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2주년이다. 지난 2년 동안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 반성하고 성찰해야 한다.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경제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얼마나 민생이 도탄에 빠져있는지를 살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가채무와 부채가 아주 심각한 수준에 와있다. 남북관계는 역사를 뒤로 돌려놨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러한 것들을 성찰하고 반성하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한나라당은 잘못된 의총을 중단하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촉구하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
어제 민주당 지식경제위원회 위원들과 원내대표단은 중소상인연합회 전국대표들이 대형마트 SSM규제와 관련 단식농성 현장인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해 간담회를 가졌다. 18일부터 단식농성을 시작해 오늘로 6일째 접어들었다. 상복을 입고 단식농성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먼저 국회에서 SSM규제와 관련된 유통산업발전법이 처리되지 못한 점에 대해 참으로 송구스러운 사과의 말씀을 전할 수밖에 없었다. SSM규제와 관련된 법은 작년 7월 21일에 여야합의에 의해 처리하도록 돼 있었다. 당시 민주당은 언론악법투쟁 중이었고, 원 포인트로 SSM규제와 관련된 법만이라도 처리하자고 제가 제안했지만 한나라당에 의해 처리되지 못했다. 작년 연말 정기국회를 통해서라도 꼭 처리하려고 했지만 한나라당의 소극적인 태도 때문에 결국에 뜻을 관철시킬 수 없었다. 지난 1월 28일 지경위 법안소위에서 이 문제를 다시 논의했지만 한나라당의 소극적인 태도 때문에 결국 제자리였다.
지금 현재 지식경제위원회에서는 전통사업구역 내에 입점을 제한하는 강화된 등록제 형태로 여야간의 표면적인 합의가 형성된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식경제부가 아직 딴청을 부리고 있고, 최근에는 외교부가 강화된 등록제 형태로 법이 통과되면 WTO가 바로 불공정거래로 제소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금 지경부나 외교부가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그 이면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인식이 들어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결국 이 문제가 헌재로 갈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WTO규정에 위배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정부가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고 한나라당은 소극적인 태도가 아니라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상임위에서는 논의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 속내를 보면 전혀 움직일 가능성이 없는 상황이다.
어제 현장에서 이 문제를 2월 국회에서 해결하지 못하면, 전국의 600만 중소상인들이 거리로 나가겠다고 확실한 의견을 개진했다. 민주당은 3월 2일까지로 되어 있는 이번 임시국회내에 문제를 풀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하겠다. 필요하면 회기를 연장해서라도 이 문제를 꼭 풀 용의와 의지가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면서 정부여당의 태도와 입장변화를 촉구한다.
■ 김효석 민주정책연구원장
MB정부 2년에 대한 평가가 진행 중이다. 현재 정부조직에 대해 최대 문제가 무엇인지 조사해 봤다. 과학기술부를 떼어내야 한다는 것과 방통위의 문제점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명박 정부 2년 동안의 실패는 이 정도로 충분하다. 몇 년 사이 무선인터넷 꼴찌 국가가 됐다. 초고속망 우위 국가에서 OECD 최하위 국가가 됐다. 우리나라 평균 무선랜 보급률이 2%다. 일본이 30% 정도다. 신성장동력이라는 화두는 사라진지 오래다. 이제는 정부조직 개편을 재검토할 시기가 왔다. 제가 제안한대로 과학기술부를 교과부에서 떼어내고, 방통위에서 정보통신을 떼어내서 '신성장동력부'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선 방송통신위원회부터 명칭을 방송통신인터넷위원회로 바꿔야 한다.
방금 원내대표께서 SSM 문제를 거론했다. 그것 말고도 이 정부는 일자리에 대한 절박한 고민이 없다. 이명박 정부가 어떻게 하고 있는가. 법인에게 설립허가를 내주려고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삼성미용실, LG미용실이 생기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경쟁을 통해 서비스를 높게 하고 가격을 낮추고자 하는 것은 경쟁논리의 하나일 수는 있다. 우리 경제를 어떻게 끌고 가느냐의 경제철학과 국정운영의 철학이 대단히 중요하다. 지금 그렇게 해서 서비스를 높이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일자리다. 교보문고 하나 들어오면 서점 20개가 죽고 수많은 일자리가 죽는다. 정부의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 일자리 대책을 논의했다. 명색이 관계부처 장관합동회의인데 내놓은 것이 뭐가 있는가. 중소기업에게 세액 공제해줘서 일자리가 얼마나 늘어나겠는가. 이런 정도의 자세와 내용으로는 해결을 못한다.
뉴민당 플랜에서 일자리 관련한 종합적인 구상을 밝힌바 있다. 야당의 제안이라 생각하지 말고, 일자리 문제는 함께 풀어야 할 절박한 문제다. 근본적 고민을 해야 한다. 창업 안 되니 창투펀드 3700억 만든다는 것으로는 창업이 안 된다. 전혀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방법이 있는데 왜 하지 않는가. 이 정부가 절박하게 고민해야 한다. 사회적 일자리를 왜 이렇게 안 만드는가. 백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숨어있다. 그런데 정부가 하는 것은 일시적인 희망근로다. 정부가 일자리 해결하는 시늉만 내서는 안 된다. 이번 지방선거는 무상 급식선거이자 서울을 최강의 무선인터넷시티로 만들겠다는 것은 이미 얘기했다. 오늘은 이번 지방선거를 ‘일자리선거’로 만들겠다고 밝힌다.
■ 정동영 의원
오랜만에 회의에 와 본다. 경험과 경륜이 많으신 중진 의원님들과 원내 운영을 책임지는 원내대표단 사이에 있으니 마음이 훈훈하다. 정치는 원내에서 이뤄지는 것이고 원내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방향이 정해지는 것이라 이 자리가 막중하다. 조그마한 역할이라도 하겠다. 지금은 88석 야당이지만, 처음 원내에 김대중 총재를 모시고 들어왔을 때에는 79석 야당의 대변인으로 활동했을 때가 생각난다. 79석이였지만 당시 문민정부의 독선과 독주를 확실히 견제하는 강력한 야당 노릇을 했다고 생각한다. 88석 야당이 브레이크 없이 달리고 있는 현 정권에 대해 확실히 제동 거는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 그동안 역할을 못했던 것을 보충하기 위해서라도 최소한 두 사람 몫은 하겠다.
저도 지난 일요일 전국슈퍼마켓연합회 대표들이 목숨 걸고 단식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그분들은 우리 편이 누구인가를 묻고 있었다. 민주당이 바로 이분들 편이라고 생각하고, 편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2월 국회를 마무리하는데 있어 이분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국민의 대표인 민주당이 담아내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 다시 한번 환영해 주셔서 감사하다.
■ 박병석 의원
한나라당의 세종시 당론 결정을 위한 논의를 보면 원숭이가 비행기가 되던 어린시절의 우화가 생각난다. ‘원숭이 엉덩이는 빨게, 빨가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 맛있으면 바나나, 바나나는 길어, 길으면 기차, 기차는 빨라, 빠르면 비행기’ 이렇게 해서 원숭이 엉덩이가 비행기가 되는 우화가 있다. 지금 한나라당이 똑같은 일을 저지르고 있다. 즉 한나라당 의원 중 100명 정도가 소위 수정안을 찬성하고 있다. 어떻게 해서든 압박과 회유와 뒷조사로 113명을 억지로 만든 후, 당론이라는 이름을 붙여 본회의에 강행통과시키겠다고 하는 것이 한나라당 친이계의 계략이다. 113명을 만든다 하더라도 전체의원 299명의 38%도 안 된다. 억지로 38%를 만들어 바로 100%로 둔갑시키려고 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는 것이다. 왜곡된 한나라당 본회의로 국회 본회의를 변질시키려는 음모가 숨어있다는 것을 국민들이 분명히 인식해 주셨으면 한다.
또 하나는 만약 이명박 정부가 이러한 변질에 성공한다면, 이제 영원히 국가의 백년대계는 어느 대통령도 세울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는 바이다. 이명박 정부가 법으로 헌재가 두 번의 대통령 공약에서 확인된 것을 뒤집는다면, 이명박 정부가 했던 어떤 일도 다음 정부에서 뒤집힐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 대통령은 누구나 자기 임기 5년 내에 할 것 외에는 공약하거나 이행할 것이 없다. 국가 백년대계는 영원히 사라지는 것이다. 따라서 과거정권의 부정이라는 불행한 역사의 씨앗을 만들지 말고 국민의 뜻에 순응해야 한다. 빨리 세종도시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일자리 문제와 어려운 물가경제의 문제로 돌아가는 것이 옳다고 다시 한번 강조한다.
■ 우윤근 원내수석부대표
오늘 모 일간지에 보면 친박의원들에 대한 청와대의 뒷조사 의혹이 1면에 제기됐다. 수백명의 대학교수들이 MB정부의 출범 이후에 민주주의의 위기가 왔다는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이러한 것들이 사실임이 지난 2년 동안 드러났다. 우선 비판언론 길들이기, 야당 정치인을 향한 무차별적 정치탄압과 보복수사, 이제는 그것도 모자라 여당 내부에 비판적인 친박의원들에 대한 뒷조사 의혹이 공공연하게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친박의 6선 중진의원인 홍사덕 의원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청와대 참모진이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는 친박계 의원들 누구누구에 대해 혐의가 있는 듯 들쑤시고 다니면서 위협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과거 독재정권 시절에도 이렇게 백주대낮에 공공연하게 협박이라든지 공작정치를 하지는 않았다. 과연 MB정부가 국민들이 뽑은 민주주의 정부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은 사실 관계를 명확히 밝혀줄 것을 친박계 의원들에게 요구한다. 그리고 민주당은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싸고 정권이 벌이고 있는 이와 같은 정치공작을 날카롭게 주시하고 있음을 천명하면서, 중대하고 무거운 정치공작의 진실을 규명해 줄 것을 청와대와 대통령에게 강력히 요구한다.
■ 전혜숙 원내부대표
한나라당 의원들이 당내 계파 싸움에 정신이 팔려 있는 동안 서민과 저소득층을 치료하고 있는 대구 적십자병원이 문을 닫아야 하는 지경에 이렀다. 만약 당내 계파 싸움에 정신 팔린 것을 대구 적십자병원에 조금이라도 쏟았다면, 대구 적십자병원이 폐원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2005년에 6명이였던 의료진이 지금은 겨우 2명 남았고 11일부터는 병실을 폐쇄했다. 한나라당은 정신 차리고 저소득층과 서민들을 생각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수익을 앞세워 저소득층의 건강 안전망을 파괴하는 행위를 용납하는 한나라당은 정신 차리기 바란다.
2010년 2월 23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