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제121차 의원총회 모두발언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108
  • 게시일 : 2009-12-24 17:32:03

제121차 의원총회


□ 일시 : 2009년 12월 24일 10:00
□ 장소 : 국회 예결위회의장


■ 정세균 대표


벌써 8일차다. 수고들 많으시다. 또 본회의장 입구에서 농성중인 세 분은 벌써 24일차다. 정말 의원님들게서 이 정권의 일방독주에 맞서 싸우시느라 수고가 많으시다.


예산과 관련해 민주당은 4대강 사업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었지만, 4대강에 발목에 잡혀 모든 예산을 포기할 수는 없기 때문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노력을 해왔다. 특히 엊그제부터는 박병석 예결위원장과 한나라당 측이 논의하고 있는데, 한나라당이 우리의 유연함을 전혀 수용하지 못하는 양상이 전개되어 안타깝다. 아마 여당 대표가 제안한 회담을 수용하지 않은 것도, 그냥 자신들 원안을 밀고 가겠다는 속셈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판단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민주당은 마지막까지 대화와 타협의 국회를 만들어가는 노력을 해나가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한나라당 이명박 정권이 일방통행 하겠다면 민주당은 싸울 수밖에 없다. 다시 한번 우리의 뜻을 모으자. 힘들고 어렵더라도 그것이 제1야당에게 주어진 책무라는 의식을 갖고 마지막까지 노력해야 한다.


오늘 신문을 보고 너무 충격을 받았다. 그동안 한명숙 상임고문에 대한 정치공작에 매우 분노하고 절대 당할 수 없다는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제가 적극적으로 나서 문제를 제기하거나 대응하지 않았던 이유는, 한명숙 상임고문이 저들의 정치공작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묵비권을 행사하는 입장에 있었기 때문이다. 당으로써는 그 기조에 맞춰줘야 한다는 판단으로 비교적 직접 대응하는 노력을 극도로 자제해 왔다. 그러나 꼭 필요한 내용에 대해서는 대변인을 통해 대응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일련 보도를 보면 당을 흠집 내고, 또 당대표인 저 개인에게도 터무니없는 날조와 명예훼손 등의 사태가 일어나고 있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일단은 한명숙 상임고문에 대한 기소가 이뤄졌기 때문에 이제 당은 당으로써 해야 될 대응을 제대로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한명숙 총리의 인격을 믿는다. 그리고 저는 한명숙 총리로부터 어떠한 부탁도 받아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왜 하필 이 시점에 한명숙 총리를 끌고 들어갔을까. 본질은 지방선거에 있다고 생각한다. 지방선거에 자신이 없는 한나라당이 어떻게든 이겨보려는 생각에서 나온 발상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비리가 많이 드러나자 지금까지 한나라당과 이 정권이 쭉 해왔던 수법으로, 자신들의 비리를 덮기 위해 한명숙 상임고문의 일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저까지 끌어들여 장기화시키면서 ‘야당 죽이기 공작’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직시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도 지혜롭게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우리는 단호해야 한다고 말씀드린다. 한명숙 상임고문은 지금까지 살아오신 것도, 제가 장관으로 그 분을 모실 때도 그렇고, 저는 한명숙 상임고문이 한점 흠이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 저 자신 또한 어떤 일도 불법적이거나 잘못된 일을 저지른 적이 없다고 확실하게 말씀드린다. 이점에 대해서도 여러분들께서는 혹시나 하는 의구심을 완전히 떨쳐버려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언론보도는 허위사실이 많이 들어가 있고, 과장되고 부풀려 있기 때문에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 앞으로도 확실하게 법적인 대응을 통해 언론의 잘못된 관행을 뜯어고치고, 민주당의 명예나 정치인 정세균에 대한 명예도 지켜나가겠다. 특히 오늘 동아일보에 대해 법적대응을 할 것을 지시했다. 그 내용은 완전히 사실무근이고 날조이고 명예훼손이다. 절차에 따라 일단 정정보도 요청을 한 후 법적대응을 할 것이다.


우리가 예산투쟁을 하고 있는데, 본래 직무는 국회에서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혹시라도 우리들의 투쟁 전열에 차질이 있을까 노심초사했지만, 앞으로도 한 점도 문제가 될 것이 없기 때문에 우리의 투쟁 대열에 차질이 없도록 마지막까지 노력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 이강래 원내대표


대통령을 잘 만나 크리스마스를 두 번이나 국회에서 맞게 됐다. 제 기억으로 작년에는 12월 24일 저녁에 본회의장에 들어갔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본회의장에 들어가서 연말까지 본회의장에서 보냈는데, 올해는 예결위회의장에서 보내게 될 것이다. 이것은 전적으로 대통령을 잘 만난 혜택이다. 대통령이 시대를 거슬러가고 시대를 이기려 하다보니, 국회의원들이 대통령과 맞서 시대가 바른길로 순항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몸부림이라도 치지 않으면 안 되는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 아마 이명박 대통령은 시대를 역행하고 역류시키려는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야당으로서 잘못된 역류와 시대 역행에 대해 묵인하거나 방조할 수 없다. 맞서 싸울 수밖에 없는 처지다. 숫자가 적은 게 한계이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균형을 찾아서 역사를 바른 길로 돌릴 때까지, 최선을 다해 싸울 수밖에 없다. 18대 국회는 그런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강하게 싸우자고 말씀드린다.


어제 박병석 예결위원장이 두 차례나 한나라당과 회담을 했지만 접점을 찾는데 큰 벽을 앞에 두고 있다. 그 벽이란 잘 아시다시피 대운하를 하겠다는 의지다. 자료를 찾아보니 이명박 대통령이 대운하 안하겠다는 얘기를 한 적이 없다. 임기 중에 안한다고는 했어도 포기하겠고 한 적이 없다. 작년 12월에 낸 보고서에서는 분명히 4대강 정비사업과 대운하 사업을 대비해 놓았다. 그 중 ‘준설량이 4대강 정비사업에서는 2억2,000입방미터면 된다. 그 이상 되는 것은 대운하를 하려는 것’이라고 그 보고서에 명시돼 있는데, 지금은 5억7,000입방미터다. 그리고 대운하를 할 게 아니라면 강심 깊이를 2~3미터면 되는 것으로 나와 있다. 그 이상으로 하려는 것은 배를 띄우려는 것이고 대운하 사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낙동강 마스터플랜에 있는 강심은 평균 7.4미터다. 홍수조절용 보의 높이는 5미터 이하로 되어있다. 그런데 지금 건설하려는 16개의 보 중, 금강에 건설하려는 보를 빼고 15개 보의 평균 높이는 10미터 내외다. 전부 대운하 사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에 물으면 대운하가 뭐가 나쁘냐고 얘기한다. 그게 현실이다. 대운하를 하겠다는 분명한 상황 속에서 협상하고 있지만, 그 벽을 넘는 것은 너무 어렵고 이에 대한 결정권은 한나라당 지도부에 없다. 전적으로 이명박 대통령만이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 벽을 넘어야 협상 문을 넘을 수 있을 것 같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어떠한 경우에도 날치기 하지 않고 합의처리 하겠다는 분명한 입장정리가 있어야 협상이 가능하다. 머릿속으로 어떻게 들고 튈 것인지, 어떻게 날치기 할지 궁리하고 있으니 협상이 되겠는가. 그런 한계를 분명히 알지만 최선을 다해 협상하지 않을 수 없다. 진정으로 호소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분명하게 국민이 원하지 않는 대운하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라. 이명박 대통령이 분명하게 입장을 천명하거나 정세균 대표와의 영수회담을 통해 입장을 밝혀야, 다음 주로 예상되는 국회난장판 막을 수 있다. 이 난장판을 피하려면 안상수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지도부는 어떤 경우에도 날치기 처리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천명하고, 야당에 협조를 요청해야 이 문제가 풀릴 수 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날치기를 염두에 두고 대비하겠지만, 국민의 걱정을 덜어내기 위해 협상을 최대한의 지혜를 발휘해 할 것이다.
 


■ 박병석 예결특위원장


여러분들께 송구스럽다. 어제 두 차례 만났지만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간극이 크다. 한나라당은 “총 예산 규모를 줄일 수 있다. 수자원공사 금융비용 800억도 일부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보의 높이와 개수·준설의 양은 절대 건드리지 못 한다”는 입장이다. 저는 “액수는 차후 문제고 대운하 사업으로 의심되는 보의 숫자와 높이·준설의 양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해, 두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현재까지는 간극이 크지만, 김성조 정책위의장이 오늘 아침 대통령과 회의가 있다고 해서 대통령께 말씀을 좀 드리고 오라는 주문을 했다. 만나보면 어떤 방안을 가지고 왔는지 들을 수 있을 듯 하다. 국민들의 걱정을 담아내 끝까지 민주당이 막힌 정국을 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분명히 보여주고, 오늘 다시 만나 그 결과를 보고 드리도록 하겠다.


■ 유선호 법사위원장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기소장의 내용은 마치 정세균 대표에 대한 기소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오늘 아침에는 한술 더 떠 동아일보는 정세균 대표가 산자부 장관 시절 자신의 측근인 박 모 보좌관을 통해 곽영욱씨로부터 2만 달러를 수수했다는 허위사실을 보도하고 있다. 참으로 개탄스러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언론과 검찰이 허위사실과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적시하는 것은, 야당을 흠집 내서 위축시키겠다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우리는 이번 일련의 수사에 대해 가파르게 대치하고 있는 예산 정국에서 야당을 위축시키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유력한 야당의 서울시장 후보를 흠집 내려는 정치공작으로 규정하고 규탄해마지 않는다. 또한 어제 이명박 대통령은 법무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최근 수사에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걸핏하면 정치수사라고 비판하는데 흔들림 없이 수사에 임하라”고 했다고 한다. 예민한 시기에 야당에 대한 수사를 독려하는 듯한 대통령의 발언은, 시기적으로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유감을 표한다.


지난 5월 23일 노무현 대통령이 전근대적이고 반인권적인 수사 절차에 의해 희생된 이후, 법사위원회에서는 올해 세 번의 청문회가 있었다. 그리고 강도 높은 국정감사가 있었다. 그 일관된 주제는 표적수사를 금지하고 피의사실공표 등 잘못된 관행을 어떻게 해서든 개선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한명숙 총리의 수사과정을 지켜보면서, 이 모든 노력이 하나의 환상이었음을 깨닫고 있다. 특정 정치인을 잡기 위한 표적수사를 자행하고, 검찰이 한마디 하면 모든 언론이 알아서 경쟁적으로 보도하고, 또 이것을 바탕으로 수사하는 검찰의 잘못된 수사 패턴은 노무현 대통령 수사와 이번 한명숙 전 총리 수사에서 거의 똑같은 형태로 반복되고 있다.


“검사님, 저 죽을지 모릅니다. 저 좀 살려 주십시오” 이 말은 곽영욱씨가 한명숙 전총리에 대한 진술을 강요받고 있을 때 절박해 내뱉은 말이다. 그런데 이 한마디는  박연차씨가 탈세로 구속된 뒤 사위와 딸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병행되고, 딸들이 비명을 지르자마자 박연차씨가 항복한 상황을 연상시키고 있다. 특정 정치인 한명숙을 잡기 위해 곽영욱씨를 먼저 횡령으로 걸고 그 외 모든 약점을 들이대 진술을 강요하는 이러한 표적수사는, ‘모든 국민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는 우리 헌법상의 자율권’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받지 않도록 보장하고 있는 이 나라 헌법의 신체적 자유권’을 유린하고 있는 중대한 불법행위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피의사실과 직접 관련이 없는 사실까지도 사전에 언론에 공표되고, 언론이 추측성 기사를 경쟁적으로 보도하도록 검찰은 방치하고 있다. 불리한 처지에 있는 피의자나 피고인의 인권·명예를 보호하기 위해 ‘형사피고인에게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무죄로 추정하고 있는 헌법적 가치’까지 심각하게 유린되고 있다. 저는 이것은 이 나라 민주사법체계를 근본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중대한 사태라고 규정한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지난 인사청문회에서 이러한 낡은 수사관행을 바꿔나가기 위해, 대검 중수부를 예비군으로 완전히 전환하고 대검은 평상시에 지검을 지원하는 한정된 수사로 제한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피의사실금지 강화에 대한 개선책을 내겠다고 약속했다. 이것은 국민에 대한 약속이다. 대검의 개혁은 수사지휘감독 단계를 늘리자는 것이다. 총장과 대검 중수부장 2단계로 돼 있는 지휘감독 체계를 부장·차장·검사장 그리고 총장까지 단계화해 수사권 남용을 미리 막아보자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어떻게 돼 있는가. 무엇이 지금 나아지고 있는가.


검찰이 백원우 의원에 대해 장례식 방해죄를 적용해 약식기소했다. 참으로 개탄스럽기 그지없다. 백원우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 장례식장에서 소란을 피웠다는 이유로 검찰이 약식기소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든 국민의 상처를 건드리는 참으로 졸렬하고 협소한 처분이라고 생각한다.

 


2009년 12월 24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