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제26차 비상대책위원회의 상임위원회의 모두발언
▷ 일 시 : 2006년 12월 20일(수) 09:00
▷ 장 소 : 국회 당의장실
▷ 참 석 : 김근태 당의장, 김한길 원내대표, 문희상 상임위원, 이미경 상임위원, 김부겸 상임위원, 정장선 상임위원, 이용희 국회부의장, 강봉균 정책위의장, 장영달 자문위원장, 원혜영 사무총장, 민병두 홍보기획위원장, 우원식 제1부총장, 김영주 제2부총장, 우상호 대변인, 박기춘 원내대표 비서실장, 장경수 당무부대표, 노웅래 공보부대표
▲ 김근태 당의장
대통령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지난 4년을 겸허하게 반성하고 평화개혁세력의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일이다. 미래로 나갈 것인가, 아니면 이대로 주저앉을 것인가 단호한 결정을 내려야 할 시간이 임박하고 있다.
국민의 입장에서 우리의 잘못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반성하는 것이 첫 단추인 것이다. 어떤 변명과 자기합리화도 배격해야 한다. 이것이 기본 전제인 것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평화개혁세력의 원칙을 다시 분명히 세우는 일이다. 지난 4년 동안 흐트러진 미래 비전을 재정비하고 뜻을 함께 하는 세력을 하나로 결집시켜야 한다.
양극단을 경계해야 한다. 미래비전과 상관없이 구차하게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정치 공학적 발상을 해서는 안 된다. 지역주의에 기대거나 평화와 번영, 개혁의 대원칙에 불철저한 사람들과는 무원칙하게 타협하자는 주장에 대해서 분명하고 과감하게 맞서 싸워야 할 것이다. 반대로 실패를 합리화 하거나 한줌도 안 되는 기득권을 주장해서는 안 된다.
지금은 우리의 실패를 반성하고 상황을 재정비 할 시점이라고 확신한다. 오직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이끈 평화개혁세력의 미래와 4,700만 국민의 미래를 놓고 근본적이고 책임 있는 논의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엽적인 문제로 엉뚱한 논란을 벌여서는 안 된다. 전당대회에서 당의 총의를 모아 방향을 확고히 해 나간다는 것이 당내 합의인 것이다. 당의 총의를 모으고 당원의 결정을 이끌어 내는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 전당대회의 의제는 당내 다양한 견해를 존중하고 심도 있는 토론을 통해 결정하면 되는 것이다. 불필요한 논쟁으로 분란을 가중시키는 일체의 언행은 상황을 극복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분명히 강조해서 말씀드린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정부관계자의 신중치 못한 발언에 대해 엄중하게 경고한다. 집값 폭등으로 인한 국민의 고충이 하늘을 찌른다. 정부관계자가 이른바 반값아파트 정책에 대해 말장난이라고 극언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서민에게 그릇된 환상을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도 지나친 일이다. 지금은 서민이 환상을 가질까 염려하는 일이 아닐라 집 없는 서민의 고충을 이해하고 그것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정부가 할 일은 공급자 중심의 부동산 정책을 수요자 중심으로 시급히 전환하는 일이다. 이것이 우리당의 확고한 방침이다.
한나라당의 대지임대부 분양 제도가 현실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정책 논쟁 대신에 제도의 취지마저 부정하고 공격하는 것은 이 시점에서 적절치 못한 행동이라고 본다. 한나라당이 시장에 모든 것을 맡기자던 고집을 꺾고 공공적 문제 해결에 눈을 돌린 것은 잘한 일이고 긍정적으로 평가 받을만한 일이다. 대지임대부 분양제도의 현실적 한계는 국회 논의과정을 거쳐 극복해 나갈 수 있고 극복해 나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환매조건부 분양 제도를 비롯한 보다 현실적인 정책 대안을 관철시켜 나가면 되는 일이다.
정부관계자가 엉뚱한 논란을 일으켜 본질을 흐트러뜨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 김한길 원내대표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 어제도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만났지만 아무 성과가 없었다. 한나라당의 주장은 오로지 사학법의 개방형이사제를 포기하라는 것이다.
한나라당에게는 일부 사학재단의 입장만을 옹호하는 일이 정치의 전부인 것처럼 보인다. 나라살림인 예산안과 국민연금법, 기초노령연금법 등 민생법안의 처리도 안중에 없는 것처럼 보인다. 국민의 세금으로 일하는 국회의원들이 나라 일은 다 팽개치고 1년 365일 일부 사학재단의 주장에만 매달리는 것이 과연 정당한 일인지, 한나라당은 냉정하게 지난 1년을 돌아보기 바란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사학재단 관련 인사들만 찾아다니면서 모두가 개방형이사제를 반대한다고 말한다. 골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 모두가 골프를 좋아한다고 해서, 세상 사람들 모두가 골프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학교 현장에 가서 학교운영위원들을 만나보면 그야말로 모두가 개방형이사제를 절대적으로 지지한다. 학교운영위원회는 학부모 대표와 교사 대표, 지역유지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나라당이 전국 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를 불신하고 배척하는 것은 국민을 불신하는 것이고 배척하는 것이다.
어제는 한기총 등 일부 종교계 인사들이 개방형이사제 폐지를 요구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등 7개 종교계 단체가 ‘종교의 이름으로 더 이상 사립학교법을 흔들지 말라’는 제목으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가장 최근의 여론조사인 지난 12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사학비리 척결과 공공성 강화를 위해 현 사학법을 지지한다는 국민이 절대 다수이다. 특히 30, 40대와 고학력층, 그리고 여론 주도층의 지지가 높았다는 사실을 한나라당은 주시해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은 일부 사학재단의 입장이 아니라 국민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 봐야 한다.
한나라당이 주장한 것처럼 개방형이사제가 위헌이라면, 한나라당은 한두 달 뒤에 있을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면 될 것이다. 한나라당은 오히려 헌재가 개방형이사제는 합헌이라고 결정할까봐 서둘러, 무리하게 예산안을 볼모로 억지를 쓰는 것처럼 보인다.
한나라당 지도부에 말씀드린다. 우리당은 사학의 건전한 발전을 원하는 국민 다수의 뜻을 결코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예산안을 개방형이사제와 맞바꾸자는 억지에 우리당이 끌려가는 일은 없다. 학부모, 교사, 지역 주민들과 학생들, 즉 국민을 배척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지도부에 간곡하게 호소드린다. 몇몇 사학재단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보고 일하자. 국민들도 국회를 보고 있다. 나라살림인 예산안과 민생법안들을 우선 마무리짓자 부탁드린다. 오늘도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만나서 국회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
2006년 12월 20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