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당의장 기자간담회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419
  • 게시일 : 2003-11-11 00:00:00

▷ 일  시 : 2005년 12월 25일(일) 12:00
▷ 장  소 : 중앙당 의장실
▷ 참  석 : 정세균 당의장, 박기춘 수석사무부총장, 전병헌 대변인 등



◈ 정세균 당의장


□ 폭설피해 복구에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


20년, 30년 전에 비해 크리스마스가 조용해진 것 같다. 어제, 그제 연이틀 폭설피해지역 상황을 돌아보았다. 12월초 광주 비닐하우스 무너진 지역을 다녀왔고, 그제는 전남 영암, 어제는 부안. 고창. 임실 등 전북 지역을 둘러보았다. 하늘이 무심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비닐하우스, 유리온실 등이 다 파괴되고, 축사가 무너져 멀쩡한 소 5마리가 압사당한 현장을 보면서 무심하다는 생각 했다. 들에는 아직도 눈이 이불 몇 겹을 둘러놓은 것처럼 첩첩이 쌓여있고, 지붕도 몇 겹의 눈을 이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기온이 내려가지 않아 쌓이고 고창 같은 데는 관측소가 없는데 통계는 170cm 정도라고 하나, 실제 군청 얘기로는 2미터가 넘었을 것이라고 한다. 피해액이 현재 2700억 정도라고 하는데, 앞으로 조사가 끝나면 50% 정도 늘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옛날 태풍이 한번 불면 1조-2조 피해가 생긴다. 그런 경우 민간인 피해는 10-20%정도이나 보통 10% 내외이다. 이번에 피해 총액이 적어 보여도 실제로 피해당한 국민들 입장에선 태풍의 몇곱절 가는 심적 피해를 느낄 것이다.
다행히 폭설 피해를 외면하던 한나라당이 손학규 지사를 필두로 이명박 시장, 박근혜 대표까지 피해현장을 가 본다고 하니, 가서 보면 자신들이 너무 했구나 느낄 것이다. 느끼지 못하면 도리가 아니다. 당 지도부가 폭설 지역을 다녀오면 지금까지 잘못 판단했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까 기대한다. 어제 오늘 피해현장 방문이 국회 정상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그렇게 예측해 보지만 제가 워낙 정치적 예측력이 부족하다. 저는 사립학교법 통과 시 이런 투쟁은 전혀 예측 못했다. 오늘은 제 예측이 빗나가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영암에 가 보니 대구 경북지역의 일개 연대가 와서 봉사 활동하고 있었다. 고창엔 영남 지역의 경찰이 와서 복구에 열심이었다. 호남이나 인근 지역 군인. 경찰. 소방관들의 눈물겨운 대민 지원 활동에 참으로 감사한 마음이었다. 손학규 지사가 일찍이 많은 공직자나 소방관을 호남에 보내 적극 도왔다고하는 얘기를 듣고, 그래도 역시 옛날로 말하면 지방의 도백, 수령들이 국민과 함께 하는 듯했다.
호남 지역에서도 손학규 지사의 그런 행보에 감사해 하는 얘기를 직접 들었다.


□ 2005년 남은 일주일이라도 국회 정상화하라.


지난주 한나라당이 국회의장실 점거를 자진해서 풀었다. 사필귀정이고, 당연한 일이지만, 문제는 전면적 국회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딱 일주일 남았는데, 남은 일주일마저 파업할 것인가 아니면 국민 위해 봉사할 것인가. 남은 한주일 만이라도 국민을 위해 우리와 함께 일을 해 달라고 호소하는 게 기자간담회의 취지다.


□ 심판은 끝났다. 예산안 통과가 시급하다.


지난주 금요일엔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종단 지도자와 만나 사학법 개정안에 대한 입장을 말씀하고 청취하고, 필요한 사항은 관계 부처에서 잘 조치되도록 검토 하라 했다고 한다. 사학법 문제가 해결 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되었길 기대한다.
이 문제를 가지고 더 이상 분열, 논쟁하지 말고 실제로 이 법의 입법 취지와 본질, 원래 이법을 만든 취지 살아나도록 사학도, 정부여당도, 제 정파가 힘을 모아주어야 할 때다. 이 문제는 이제 종결할 때가 됐다. 한나라당이 장외투쟁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헌정 사상 최초로 국회의장실에서 2주나 진을 치고 입법부 수장의 업무를 방해했음에도 사학법에 대한 국민 지지는 여전하다. 심판은 끝났다. 이제 인정하고 승복할 때다. 자기 주장을 열심히 펼 순 있지만, 한계를 지나서 승패가 나면 승복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보도에 의하면 남은 일주일마저 장외에서 투쟁한다는데, 민생과 국민의 인내에도 한계가 있다.
더 이상 한나라당의 적절치 않은 장외투쟁을 기다리고, 국회 파행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 여러 가지 민생 현안이 참 많지만, 그 중에도 예산안이 가장 중요하다. 헌정사상 한 번도 예산안이 해를 넘긴 적이 없다. 3년간 비정상적으로 연말까지 끌고 간 정당이 한나라당이다. 우리가 야당 할 땐 한번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저희 선배들이 할 때도 이런 식으론 안 했다. 준예산 운운하는데 얼토당토 안은 무책임한 주장이다. 왜 길을 두고 모로 가느냐, 당연히 예산안을 통과시켜야지 국정 마비를 조장하는 것인가. 일고의 가치도 없고 그런 주장을 입에 올리는 것조차 국민 모독 행위이다. 전혀 상상할 수도 없다.


□ 파병동의안 처리 못하면 우리 군인 불법체류자가 된다.


자이툰 부대가 연내 파병 동의안 처리해주지 안으면 불법 상태가 된다, 1월1일부터 심각한 상태에 직면한다. 단순히 우리나라 국내 문제 만이 아니고, 유엔과 미국과도 관계되어있다. 한나라당이 한미동맹을 중하게 여기는 것은 우리와 같겠지만, 연내에 통과 못 시키면 즉시 철군 준비를 할 수밖에 없다. 1월1일부터 불법상태가 되는 것이다.


□ 부동산 투기 조장하는 것이다.


8.31부동산종합대책, 부동산 투기로 재미 본 국민들도 이건 아니다 하며, 돈벌이 못 하는 건 아쉬워도 공감할 정도로, 8.31부동산종합대책의 시급성은 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사안이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어떤 과제에도 우선해서 투기 근절, 서민 주거 안정을 이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8.31부동산대책이 현재 절반 정도만 입법화 되어있다. 입법화 되지 않은 특정 지역의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월요일부터는 차근차근 처리해 나가고, 가능한 내주 중 빠른 시간내에 필수적 사안들은 한나라당이 없는 상태에서라도 국회 처리를 추진할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은 빨리 국회로 돌아와 함께 시급한 민생과 국정 현안을 처리할 것을 요청한다.


□ 3/2 국회가 사립학교법 통과시켰다.


사학법 처리 절차와 관련해, 우리당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과반수 거대 여당 아니고, 과반수에 미달하는 144석의 원내1당 일 뿐이다. 반쪽국회 라고들 하는데 왜 반쪽 국회냐. 산술적으로 표시하고 싶으면 4분의3국회지. 반쪽은 여야 할 때 여가 반이지, 거기에 다른 야 모두 참여한 숫자가 아니다. 12월9일, 국회의장께서 저희를 불렀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한나라당, 열린우리당, 자민련 다 불러서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해서 거기서 논의 됐다. 그 이후에 또 다시 소집해 그 자리에서 민주노동당, 민주당이 함께 처리하겠다고 했다. 이것이 자꾸 열린우리당 혼자 처리한 것처럼 되는 건 사실 호도이다. 처리 과정에서 한 치라도 국회법 절차에 잘못이 있었다면 지적해라. 모든 게 너무나 정당한 절차에 의해 처리됐다.


◈ 질의응답


- 예산안은 최소한 언제쯤 처리될 것으로 보나?
= 국회의장께는 28일부터 본회의 개의 요청을 드렸다. 의사일정이 교섭단체간 합의 통해 일정 만들지만, 한나라당이 전혀 응하지 않기 때문에 차선책은 의장이 권한을 갖고 있다. 따라서 우리 당은 의장께 본회의 열어 달라고 요청 드렸고, 이런 문제들은 그간 다른 정파와 협의해 왔다. 명시적으로 합의서 쓴 건 아니지만 현안에 대해선 한나라당 참여와 관계없이 처리할 수밖에 없지 않나 공감했다. 그런 기조에서 의장께 말씀 드렸고, 다른 정파와 협의하게 될 것이다. 어떤 수준의 어떤 법률을 어떻게 처리할 지도 다른 정파와 협의하게 될 것이다.


- 꼭 처리해야 하는 우선 처리 법안은?
- 우선 예산안이다. 예산안과 관련해 부수 법안이 있다. 파병안, 8.31부동산종합대책 등 다른 법안도 검토해 봐야겠다. 세 가지 사안은 절대 놓칠 수 없는 필수 불가결 법안이다.


- 황 교수에 대해 한나라당에서 국정조사 얘기가 있는데?
= 조사위에서 조사하고 있고, 정부의 입장 표명도 있을 것이고, 국민의 중요 관심사항을 외면하지 않겠다. 한나라당이 어떤 제안을 하든 국회에 들어오지 않고 하는 주장이나 제안은 공식 대꾸할 생각이 없다.


- 내일 연석회의가 있는데, 전대, 당헌당규 등 추인 받을 전망은?
= 2.18 전당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해 놓았는데, 국회나 일정이 바쁜 중에도 처리를 해 나가야 할 입장이다. 내일 중앙위원,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논의하고, 결국은 국회에서도 원의가 존중돼야 하듯 당에서도 논의를 충분히 하고 협상해야 하지만, 결국은 현행 당헌당규 절차에 따라 개정할 건 하고 못 하는 건 못하는 식으로 드라이하게 판단하면 되지 계속 논란하는 것 바보스럽다. 당심대로 당 뜻대로 집행 해 주고 그렇게 당이 할 일 하면 되지 그걸 못하고 내부 분란 일으키는 건 누굴 위해서도 바람직 않고 민주 정당의 태도도 아니다.


- 한나라당 참여 없이 파병 동의안 처리는 어렵지 않느냐?
- 한나라당 없이 의결정족수 되겠느냐 걱정하는 것 같은데, 안 되면 처리 못하는 것이지. 거기에 대한 책임도 한나라당이 지고. 국회의장이 소집했는데 정족수 부족으로 처리하지 못하면, 여당도 무능하지만 국회 보이콧한 정당이 책임지는 것이다. 그런 경우도 없다는 보장은 못하지만, 옛날식으로 우격다짐하는 시대도 아니고,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과반수로 좌지우지 않고 다른 정파와 대화 타협 하려는데 끌려 다니는 것은 정치 발전을 위해서도 옳지 않고 정도를 걸어 갈 것이다.


◈ 정세균 당의장 마무리 발언


우리로선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 더 이상 기다릴 여력도 없고, 더 이상 기다리면 국민들로부터 매를 맞을 것 같다. 한나라당에게 마지막으로 권유하고 그래도 등원을 거부하면 임시국회가 우리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과 함께 발의해 소집한 임시국회이다. 다른 정파와 함께라도 현안 처리하겠다. 다시 한번 한나라당 지도부가 현명한 결단을 내려 국회에 복귀해 주기를 촉구한다. 호남지역과 충청 제주 지역 폭설 피해에 대한 지원도 가능케 하고, 국민이 연말을 따뜻하게 맘 놓고 지내실 수 있는 계기 되었으면 한다. 이런 문제 계속 처리하지 않아 국정이 제대로 안 굴러가면, 모처럼 활성화 되어 가고 있는 경제도 또다시 발목 잡혀서 지연될 수 있다. 빨리 돌아오길 바란다.


 


2005년 12월 25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