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대표단 예방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758
  • 게시일 : 2003-11-11 00:00:00
▷ 일 시 : 7월 22일(목) 오전 10시
▷ 장 소 : 당의장실
▷ 참 석 :
민주노동당 : 김혜경 대표, 천영세 의원단대표, 박용진 대변인, 신장식 비서실장
열린우리당 : 신기남 의장, 김부겸 비서실장, 민병두 기획위원장


◈ 환담내용 :

-신기남 의장 : 제가 의장취임하고 당사에 찾아뵈었을 때 권영길 대표가 계셨었는데 어떻게 보면 답방을 해 주신 것이다. 김혜경 대표님은 여러 공식적인 자리에서 많이 뵈어 낯설지 않고, 천영세 대표도 국회에서 자주 뵈어 낯설지 않은데 대변인과 비서실장은 처음 뵙는 것 같다.

-김혜경 대표 : 답방이라고 말씀하시면 일찍 찾아 뵈었어냐 하는데 좀 늦은 감이 있다. 다른 자리에서 많이 뵈었는데 이렇게 공식적으로 뵙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보도를 통해서 아시겠지만 민주노동당이 이라크 파병문제를 가지고 전 지도부가 올인하고 있다. 현안 문제이고 지난 임시국회 때 50여명이 넘는 의원들이 결의문을 채택해서 발의를 했는데 전혀 논의가 안 됐다. 8월 초면 자이툰 부대가 파병될 계획이다. 파병전에 임시국회를 소집해서 현안문제로 논의해 주셨으면 좋겠다. 요즘에 여러 가지 현안 문제가 많이 있지만 저희당에서는 지금 이라크 파병 철회를 비상시국을 선포하고 전 지도부가 농성을 하고 있다.

-신기남 의장 : 어제 광화문에서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 후원의 밤에 가다가 민주노동당 의원님들께서 거리에서 고생하시는 모습을 얼핏 보면서 지나갔다. 참 고생하시겠구나 생각하며 걱정이 컸다. 염천지하에 그 고생이 너무 오래가면 안 되겠다. 8월 임시국회는 천정배 대표와 김덕룡 대표가 논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8월 하순경으로 알고 있다. 그때까지 고생하시면 어떡하나? 걱정이 앞서고 농성을 풀고 기다리시면 안 되시나?

-김혜경 대표 : 저희가 풀고 안 풀고의 문제는 아니다. 8월초부터 자이툰 부대를 보낼 예정으로 되어 있다.

-신기남 의장 : 그 문제는 해당 상임위에서 논의를 하게 될 것이다. 당차원에서 볼 때도 이미 국회에서 의결로 추가파병이 결정된 바가 있다. 일부 우리당 의원님들 중에도 철회안에 서명하신 분들도 있지만, 우리당의 당론은 철회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당은 당론이 있다하더라도 개인의 소신, 가치관의 문제를 강압적으로 하지 않는 것이 방침이기 때문에 의원 개개인에게 어떤 입장을 강요하진 않지만, 이 시점에서 당론은 철회할 수 없음을 말씀드린다. 이라크 파병은 분명히 이라크의 평화와 재건, 복구 즉 도우러 가는 명분이 있는 것이다. 국제사회에서의 신뢰, 한미동맹이라는 실리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명분과 실리에 입각해서 국회가 압도적 표차로 의결한 사항이므로 철회할 수는 없다. 단지 12월에 기간이 끝나므로 그 때가서 주변상황을 보면서 새로운 차원에서 논의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김혜경 대표 : 16대 국회에서 이 문제로 토론을 거쳐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때 상황과 현재 상황은 많이 바뀌었다. 지난 6월 22일 김선일씨 사건 등, 여러 가지 사건들을 봤을 때 우리군대가 이라크에 가서 안정성뿐만 아니라 명분이 이라크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겠나? 민간인들이 살해되는 상황에서 군인들이 갔을 때 아무리 평화군인이다, 재건 목적이다라는 얘기를 해도 이라크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국민의 반대여론도 60%가 넘는다. 국민의 여론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할 만큼 한미동맹이 중요한 것인지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야당의 입장에서 명분없는 전쟁에 대해 미국의 요청에 쉽게 응하고 추가파병까지 하면서 국민의 안정을 헤치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을 해야 되겠는가 하는 입장이다. 의장님이 국민들의 여론을 잘 들으시고, 당론이라고만 말하시지 말고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 주시길 바란다.

-신기남 의장 : 말씀하시는 취지에 공감가는 대목도 많고 민주노동당의 입장과 태도를 존중한다. 열린우리당은 여당이다. 정부의 외교정책과 궤를 같이해야 하고, 그것이 우리의 자주실리외교와 맞는다는 점을 잘 고려해서 과감하게 밀고 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평화를 원하고 국민의 안전을 도모하는 측면에서 무엇이 다르겠나? 그러나 외교정책에서 책임지고 가는 여당의 입장에서는 입장이 다를 수 있다고 본다. 무장집단, 불법집단은 이라크에서도 골칫거리이다. 이라크 평화회복을 더디게 하는 집단이다. 이라크에 다수가 있다고 하는데 그들의 무도하고 인륜에 어긋나는 행위에 대해 굴복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책임도 다하지 못하는 것이고, 또 그런 전례가 생기면 이라크 내의 평화도 더디어 지는 것이다. 결국 그 자들이 더욱 창궐하는 것이다. 그 자들에게 굴복하는 것은 역으로 더더욱 희생을 크게 하는 것이다.

-김혜경 대표 : 요즘 필리핀이나 태국 등에서 자기 국민들을 위해서 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테러에 대해서는 당연히 우리 민주노동당도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에 대해서는 온국민의 분노가 있다. 그러나 근본이 어디에 있는가에 대해 공유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리 군인들이 갔을 때 제2, 3의 김선일이 생길 수 있는 상황에서 파병을 강행하는 것이 위험한 일이 아닌가? 국민의 입장에서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민주노동당 입장에서는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국민들과 함께 할 것이다.

-천영세 대표 : 오늘 대 여섯 시간 내 주셔야 겠다. 의장이 미국에 가셨을 때 ‘화씨 911’이라는 영화를 보시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오늘부터 개봉하는 걸로 알고 있다. 빠른 시간내에 한 번 같이 보셨으면 좋겠다. 국회에서 상영했었는데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지난번에 청와대 갔을때 노 대통령께서 말씀하시기를 ‘먼 훗날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서 역사적으로 잘못 판단, 결행 한 대통령이다’라고 기록에 남을지 모르겠다고 하시더라. 이런 얘기를 정치 지도자들과 함께 소주잔 기울이면서 단 둘이 얘기하고 싶다. 이땅의 정치지도자들이 뭘하고 있나, 미국의 대통령선거가 12월에 있지않나? 지금부터 국회을 열어 공청회나 토론회를 개최해 우리 국민들이 납득할 때까지 이해를 시키겠다고 하면서 가면 되지 않겠나?

-김부겸 실장 : 대통령이 느끼셨던 똑같은 곤혹감 같은 것을 신기남 의장을 비롯한 우리당 지도부가 갖고 있다.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이런 문제에 대해 고민과 행동에 옮기시는 것을 우리는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말로서 다 형용키 어려운 여러 가지 복잡한 국가이익 등의 문제에 대해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 지 모르겠다.

-김혜경 대표 : 좋은 말씀도 드려야 하는데(웃음) 어제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와 관련해서 신의장께서 고장난 시계와 같은 국가보안법을 빨리 폐지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히셔서 너무나도 기쁘다. 저희 민주노동당은 국가보안법은 빨리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고 당론이다. 이렇게 좋은 뜻이 있는 정책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같이 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릴려고 했는데 처음부터(웃음)

-신기남 의장 : 저희 당론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고민하다가 옛날부터 제가 주장해왔기 때문에 개인자격으로 표시했던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정체성은 개혁에 있다라고 말하고 싶다. 개혁이지 정부나 여당에 대립하는 야당성, 야당이므로 야당성을 가져야겠지만 정체성 자체가 개혁에 중점을 두는 것이지 야당성에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물론 날카로운 비판도 있을 것이다. 그런 중에도 개혁과제에 대해서는 도움을 주실 수 있지 않는가? 어떤 분들은 ‘우당’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개혁과제에 대해서는 우리당과 공동보조를 취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한다. 방금 말씀하신 국가보안법 폐지 또는 개정 문제, 언론개혁 문제 등에 대해서는 같은 보조를 취할 필요도 있지 않느냐, 기대할 만도 하지 않느냐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라크 파병문제와 같은 경우는 매서운 반론에 마주치고 있지만 사안별로 개혁과제에 있어서는 다른 어떤 당보다도 민주노동당과는 긴밀한 협의와 협조를 하고 싶다. 좀 더 나간다면 지금 근로자들이 하투를 하고 있다. 이해가 된다. 오죽하면 더운데 염천지하에 하시겠나? 그러나 경제도 어려우니 모두가 자기 요구를 자제하면서 경제회복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인데, 민주노동당이 역할을 하실 수 있을 것이다. 원내 입성을 하셨는데 노사문제에 있어서 특장을 가지고 있지 않나? 그런 걸 잘 풀어서 경제회복에 일조를 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민주노동당이 입성을 한 가치를 발휘하는 것이라 본다.

-김혜경 대표 : 요즘에 하투에서 지하철이 시작되면서 궤도가 파업에 들어갔고 LG 칼텍스 등 국민들하고 직결되는 여러 가지 일을 하는 노동자들이 파업 중이다. 말씀하셨듯이 저희 당으로서는 충분히 중재역할을 하고 조정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근본 원인에 대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그래서 지하철 같은 경우에 공사니까 지방자치단체에서 해결해야 하는 점도 있지만 정부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교섭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문제 등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달라. 공권력 투입, 직권중재 남발에 대해서는 신중할 것을 부탁드린다.
열명의 국회의원이 정말 진보정당으로서 어렵게 진입을 했지만 교섭단체로 인정받지 못해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3백만의 국민이 지지한 정당의 대표로서 역할을 하는데 굉장한 걸림돌이 많다. 그래서 여당의 입장에서 좀더 적극적으로 이문제를 해결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신기남 의장 : 평상시에도 이 문제를 많이 얘기한다. 다른 당과의 협의문제가 있다. 다시한번 오늘 말씀을 천정배 대표에게 전하고 상의를 하겠다. 그리고 노사관계의 파행을 저희는 절대 원치 않는다. 상생의 원칙을 갖고 해결하도록 애를 쓰겠다. 현편으로 광역단체장들이 매우 중요한 것 같다. 아쉽게도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의 지역의 광역단체장이 우리당이 아니라 직접 얘기를 못하고 있다. 광역단체장들이 일자리 나누기에 대해서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정치권에만 맡겨놓고 뜨거운 감자는 잡으려고 하지 않는 것은 안 될 것이다. 노조도 역시 주장을 해야겠지만 요즘의 뜨거운 여론을 경청하는 태도를 가져야 될 것 같다. 민주노동당에서도 전해 달라.

-천영세 대표 : 오늘 준비를 많이 하셨나보다. 의사당 배치를 보면 민주노동당이 제일 왼쪽에 있고 바로 옆에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배치되어 있다. 지난 개원 40일간을 보면 오른쪽에 배치된 우당은 맞는데 벗 우자 우당은 아니다. 사회정치적으로는 코드가 맞을 지도 모르겠다. 국가보안법도 말씀하시고 하지만, 특히 민생 경제에 있어서 개원이후 후퇴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열거하지는 않겠지만 저희들은 한나라당이든 자민련이든 전략적인 방침이 없다. 국회에 입성하면서 어떤 정당하고든 지속적이고 영원무궁한 공조나 연대, 연합은 없다. 사안별로 정책정당으로서의 정책에 있어 개혁과 민생에 있어 전향적으로 함께 할 수 있는 분들은 밀착공조한다는 것이다. 어제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성명에서 나왔던데, 그런건 나와야 되고 하지만 열린 우리당은 잘 생각해야 된다. 저희들 준비하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오면서 보니까 당사에 ‘열린국회, 일하는 국회’라고 써 있는데 정말 그대로 해 달라. 지난 40일간은 내건 슬로건과는 역행했다고 본다. 한나라당이 그렇게 나온다 하더라도 과반 여당이 거대정당이 여유를 갖고 개혁을 향한 열린 정치, 열린 국회를 만들어야 된다. 8월 23일로 합의가 된 걸로 알고 있다. 교섭단체를 우리는 상원이라고 얘기하는데, 연쇄살인문제, 신행정수도문제, 카드대란 문제 등이 있는데 국회를 닫아둘 필요가 있나? 23일보다 당겨서 열자.

-신기남 의장 : 민생과 개혁에 대해서 다른 어떤 정당보다 민주노동당과 같이 보조를 취할 수 있지않나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 기동력 있게 움직이지는 못하지만 모자란 점이 있다면 부족한 점을 지적해 달라. 어제 부대변이 한 말은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 민주노동당에 대한 애정과 기대에서 나온 얘기다.
처음 얘기하려고 했는데 마지막에라도 덕담을 해야겠다(웃음)
김혜경 대표님은 제가 알기로 빈민운동의 대모로, 민주노동당을 잘 이끌어 오신걸로 본다. 진보정당이 최초로 원내진출, 제3당 도약 등으로 만든 성과는 한국사회 정치발전을 위해 매우 소중한 현상이다. 앞으로 잘 가꾸고 키우셔서 국민에게 사랑받고 신뢰받는 정당으로 발전하길 기원한다. 어쩌면 우리와 강력한 라이벌이 될 지도 모르겠다는 예감이 든다. 과거 여야 관계처럼 국민을 분열시키는 라이벌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정책생산 경쟁으로 나가는 라이벌로 성장하시길 기원한다.

-김혜경 대표 : 말씀하신 것처럼 개혁이라고 하는 과제를 가지고 열린우리당이 출범을 했다고 생각한다. 개혁을 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어떻게 해결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고 여당이기 때문에 큰 당이기 때문에 움직이기 힘들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여당이기 때문에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눈치보시지 말고 의장께서 국민들을 위해서 국가이익을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신다면 민주노동당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신기남 의장 : 열심히 잘 하겠다.


2004년 7월 22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