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표가 대표회담 제의를 거절했다.
거창하게 대표회담으로 이름이 붙여지긴 했지만, 실 내용 면에서 주요 국정과제에 대한 열린우리당의 진지한 대화제의를 거부한 것이다.
박근혜 대표가 이런 저런 구실을 대기는 했지만, 우리는 ‘박정희 전대통령에 대한 부적절한 언급’이라는 김덕룡 원내대표의 설명에 주목한다.

박근혜 대표는 “왜 나를 놔두고, 돌아가신 아버님 이야기만 하느냐?”고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에게 반문하겠다. 박근혜 대표에게서 박 전대통령을 빼면 과연 무엇이 남는가?
박 전대통령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은 그만큼 박근혜 대표가 박 전대통령의 향수 속에 정치를 해 왔기 때문이며, 그와는 독자적인 면모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대표 스스로 반성할 일이지 역정을 낼 일이 아니라고 본다.

우리는 박근혜 대표의 대화 거부가 혹여 고인의 성격과 연관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믿고 싶다.
즉 ‘친일’, ‘사회주의’, ‘반공’을 넘나들며 시류에 영합하다가 국가권력을 움켜쥔 다음 대화를 거부하고 독재로 나아갔던 박 전대통령의 선택과,
총선 직후 상생정치를 명령하던 국민여론에 밀려 대화의 장으로 나왔다가 제1야당의 권력을 움켜쥔 다음 대화를 거부한 박근혜 대표의 선택은 다른 차원의 것으로 믿고자 한다.

아울러 입으로만 상생을 외치지 말고 실천하기를 또한 바란다.
그럴때 비로소 정부와 여당에 ‘약속’ 운운할 자격이 생길 것이다.


2004년 7월 21일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김 형 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