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없이 만나서 얘기합시다.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480
  • 게시일 : 2003-11-11 00:00:00
탄핵 철회문제를 대표회담에서 논의하자는 우리당의 제안에 대한 한나라당의 거칠고 비타협적인 반응이 뜻있는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우리당이 탄핵문제를 정치적 사안으로 되돌리려 한다.”며 “이는 대통령에 대한 충성경쟁인가, 아니면 자신이 없어서인가?”라고 막말을 했다.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다수 국민들을 걱정하게 하는 구태정치식 발언이다. 막말로 진정을 폄훼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기 바란다.

박근혜 대표도 19일 “탄핵심판을 정치권이 해결하려는 것은 사법부를 무시하는 독재적 발상”이라며 “정동영 의장이 탄핵문제에 대한 얘기를 일절 안한다고 해야 대표회동에 응할 수 있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제1 야당 대표의 발언인지 귀를 의심케 한다. 헌재는 헌법을 최종적으로 유권 해석한다는 점에서 일반법원과 구별된다. 정확히 말해 헌재는 사법부가 아니라 정치적 사법기관이다. 사법부 침해나 3권 분립 위배와는 거리가 멀다. 더욱이 헌재의 결정 이전에 정치권이 대화해 그 결과를 헌재에 전하자는 것은 사법부를 무시하는 것도, 독재적 발상도 아니다.

탄핵소추에 따른 ‘대통령 직무정지’라는 현 상황은 비정상적 상태요, 국가 비상상태이다. 탄핵문제를 대표회담에서 논의하자는 것은 이같은 국가적 불안요소를 없앨 방안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또 헌재의 판결에 따라 예상되는 국가 분열요소를 사전에 제거해 화합과 상생 정치의 틀을 마련해 보자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헌재에서 기각될 경우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는 데 대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얼버무리고 있다. 박근혜 대표는 ‘기각되면 어떤 책임을 질 것이냐’는 질문에 “기각을 받아들이면 되죠.”라고 답해 일반국민의 정서와는 동떨어진 안일한 인식을 보여주었다. 탄핵소추로 인한 혼란과 피해를 생각할 때 믿어지지 않는 무책임한 자세다.

책임 있는 정치지도자들이 만나 결자해지(結者解之) 차원에서 국가적 현안을 논의해 보자는 데 대해 한나라당이 왜 그리 옹색한지 이해하기 어렵다. 더욱이 탄핵문제 아닌 다른 주요 현안들도 다 의제로 삼자는 것 아닌가? 특정한 의제는 빼야 회담에 임하겠다는 것은 냉전시대의 남북대화를 떠오르게 한다.

조건 없이 만나야 한다. 박근혜 대표의 열린 자세를 거듭 촉구한다.



2004년 4월 19일
열린우리당 선임부대변인 김 기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