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 제13차 정책의원총회 브리핑] 제13차 정책의원총회 브리핑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380
  • 게시일 : 2003-11-11 00:00:00
 제13차 정책의원총회 브리핑

- 회의가 모두 공개되었으므로 별도의 브리핑은 없었으며 주요 발언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음.

▲ 이해찬 의원

오늘이 12월 12일이다. 예전 같으면 정기국회를 끝내고 16대 국회를 마감하다시피하고 선거준비에 들어가는 시기이다. 그런데 임시국회가 소집되어 선거법 협상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한나라당이 이 국회를 전적으로 좌지우지 하고 있다.

무수한 불법자금을 조달해 지난 대선을 치렀던 한나라당에 입법권을 송두리째 맡기는 것을 인정해야 하나. 지금 임시국회에서는 정치관계법을 논의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게임의 룰을 좌지우지하게 되어있는 상황이다.

한나라당은 지역감정에 의존해 다수당을 차지하고 대선때 철새처럼 모여든 의원들로 원내 55%의 의석을 독점하고 있다. 입법권을 맡겨서는 안된다. 한나라당이 지난 대선에서 조달한 불법 자금을 보며, 만약 한나라당이 집권했다면 나라가 어떻게 됐을지 아찔한 생각이 든다. 밝혀진 불법자금은 절반도 안 될 것이다. 조사가 10대 그룹, 30대 그룹으로 넓혀지면 훨씬 더 많은 불법자금이 나올 것이다. 재벌그룹이외에 중견기업과 개별대기업에서 받은 돈도 엄청나게 많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당시 후원회를 위해 최돈웅 의원 뿐 아니라 여러 사람이 분담해 기업에 연락하고 불법자금을 조달했다. 최돈웅 의원이 공갈협박하고 서정우 변호사가 돈을 받은 것은 한나라당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조직의 실체가 있는 갈취이고 포괄적 뇌물죄에 해당한다.

우리는 단호해야 한다. 이번 선거법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구도 극복인데 한나라당은 변한 것이 없다. 오히려 그동안 자신들이 주장했던 것도 철회하고 있다. 철면피다. 최병렬 대표가 처음 취임했을 때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겠다고 했으나 이제는 완전히 접었다. 중대선거구제가 안되면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지역 독점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런데 이마저 안 하겠다고 한다. 이 나라를 다시 지역으로 나누겠다는 의도이다. 이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신당을 만든 가장 큰 목표가 지역구도 해소와 정치개혁이다. 정치개혁과 관련해서도 최병렬 대표는 후원회와 지구당을 없앤다고 했으나 지금은 다 돌아섰다. 내용이 하나도 없다. 이런 최대표의 언동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 이번 선거법 협상에 철저하게 응해야 한다. 지역구도를 깰 수 있는 선거법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 못하면 17대 국회는 또다시 지역할거구도가 될 것이다.

정치자금과 지역구도 해소에 관한 사항은 우리 의원 전원이 집단 단식농성을 하더라도 관철시킨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연말까지 정치자금을 투명화하고 지역구도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선거법을 개정할 수 있도록 결사항쟁의 자세로 협상에 임하자.

▲ 이부영 의원

원칙을 지켜야 한다. 우리가 이렇게 어려운 여건 속에서 함께 모인 이유는 정치부패를 극복하고 지역분열 대결구도를 해소해서 17대 총선 이후에는 정쟁을 줄이고 국리민복에 기여하는 정치를 하고자 함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범개협에서 그 핵심인 중대선거구제,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채택하지 않고 소선거구제와 전국 비례대표제를 제안했다.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할 수 없다. 어떻게 정치개혁을 하겠다는 것인가.

다른 부분은 다 수용하자. 그러나 선거구제도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 원내대표와 신기남 정개특위 위원장이 TV 토론을 제안해야 한다. 이번 정치개혁의 핵심이 무엇인지 국민에게 물어보자. 각당 대표와 정개협 위원들이 TV 토론이나 언론 토론을 통해 국민여론을 들어보자. 과연 영남에서도 소선거구제를 좋다고 하는지, 호남에서도 1당 독재를 좋아하는 것인지 물어보자. 이 과정을 생략하면 우리당의 존립목적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다.

최근 검찰수사결과 한나라당의 대선자금 모금 과정이 드러나고 있다. 저 자신이 한나라당 소속으로 지난 대선 과정에 몸담았던 입장이지만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상상할 수 없는 범죄행위가 벌어졌다. 그런데도 최병렬 대표와 저 같은 사람은 왕따당하며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도 모르고, 그 당 안에서 나름대로 개혁을 이야기하면서 견제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국민에게 부끄럽게 생각한다. 더더욱 저 자신이 그렇게 불법 모금된 돈을 합법적인 돈으로 알고 지구당에서 선거운동 한다고 쓴 것에 대해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엄청난 부정한 돈을 한나라당 지구당 조직을 통해 사용했다는 것을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 저 자신부터 사과드린다.

제가 대통령 만들려고 노력했던 이회창 전 후보에게 간곡히 부탁드린다. 여기 민주당 출신 동료 의원들께 죄송하지만, 저는 이회창 전 후보가 한국의 보수세력이 내놓을 수 있는 인물 가운데 가장 청렴하고 능력있는 인물이라 생각했다. 대선후보 경선을 하면서 서로 노선이 달라 공격하기도 하고 공격을 받기도 했지만 경선이 끝난 후에는 승복하고 선거운동을 했다.

그런데 오늘의 이 사태를 보면서 저의 실망감과 낭패감을 무어라 말할 수 없다. 이회창 전 후보가 완전히 몰랐다고 할 수 있는 것인가. 불법모금을 알았든 몰랐든 선거운동을 총괄 지휘할 후보 입장에서 방치하지 않았으면 이런 일이 일어났겠는가. 이회창 전 후보 스스로 나서 공개하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 그것만이 이회창 전 후보가 더 이상 처참한 지경에 빠지는 것을 막고 한국정치를 퇴락의 기로에서 그나마 건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이회창 전 후보의 결단을 요구한다.

저는 한나라당의 대선자금 문제가 단지 한나라당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우리 정치의 병폐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 것이다. 지난날 한나라당에서 정치개혁을 위해 애쓰고 고민했던 미래연대, 쇄신연대, 국민속으로 등 소장개혁파 의원들이 왜 이 시점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지 의문이다. 그 동지들에게도 간곡히 부탁드린다. 사태가 이 지경인데 그 소장개혁파 또는 정치개혁을 위해 노력했던 한나라당내 많은 분들이 왜 사과와 입장표명이 없는지 의아하고 실망스럽다.

저는 과거에 그들과 함께 한나라당의 개혁을 위해 애쓰다가 당을 떠났다. 그러나 한나라당 안에 남아 있는 개혁파 의원들에 대한 신뢰는 깨지지 않았다. 이제 한국정치가 이 모양이 되고 한나라당의 부정타락이 극에 달해 있는 상황에서 그들의 대오각성과 몸부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좌고우면 한다면, 앞으로 개혁을 입에 올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만약 그들이 개혁을 얘기한다면 지역구도 극복을 위한 중대선거구제에 대한 입장도 아울러 표명할 것을 기대한다.

우리당 동료들도 지금 한나라당의 부패 타락상을 남의 집 불구경하듯 해서는 안된다. 우리도 대선자금을 공개하겠다고 하고 아직 하지 않았다. 우리당은 한나라당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자금규모도 적다는 확신이 있다. 그런데 오늘 아침 한나라당의 한 의원이 방송에 나와 천 원 도둑이나 십 원 도둑이나 똑같지 않은가 라는 주장을 했다. 일부 언론은 낙선한 당이 저 정도면 당선자를 낸 당은 어느 정도였겠느냐며 몰아붙이기도 한다. 이런 얘기들을 들으면서까지 우리가 양비론의 빌미를 줄 필요가 없다. 우리가 하나로 뭉쳐 올해 안에는 부정비리 문제에 대한 묵은 때를 털고 새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 이부영 의원의 발언 후 김덕배 의원이 지난 대선 때 통장에 6~7천만원이 들어와 유세차량 등에 지출하고 선거가 끝난 후 3천여만원이 남았다는 내용의 발언을 하여 논란이 되었음. 논란이 일자 김덕배 의원은 확인 결과 착오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통장사본을 덧붙인 입금내역을 문서로 공개하였음.

▲ 천정배 의원

작년 민주당에서 대선 치르며 과거 어느 선거보다도 참으로 깨끗하고 돈 안드는 선거를 했다고 자부하고, 길지 않은 정치경력에 큰 자랑거리로 생각한다. 각자 경험은 다르겠으나, 저는 대체로 저희 지구당에 지급된 자금이 2천만원대 정도로 기억한다. 그 때 제 기억으로는 당 지도부에서 여러모로 배정해보니, 제가 책임지던 안산지구당에 2천만원대의 자금을 써야 전체적으로 합법적으로 쓸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매우 돈 안드는 선거, 합법적인 자금만으로 선거를 치렀다는 것에 대해 자부심이 있다.

이회창 전 후보가 법조인으로 활약할 때 저도 변호사를 했는데, 법조인으로서 존경했다. 그 시절 이회창 전 후보는 탁월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인권을 옹호하는 판결을 많이 했다. 서정우 변호사도 잘 안다. 이 분도 이회창 전 후보 못지않게 실력있고 자세가 훌륭한 분이어서 신망받던 법조인이다. 이 분들이 왜 한나라당에 들어와 조폭이나 파렴치범들조차 할 수 없는 범죄를 하게 되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이회창, 서정우씨처럼 양심있는 법조인이 타락한 것이 아니다. 한나라당이라는 시스템에 편입되면서 타락할 수밖에 없었다.

한나라당은 그 전 대선에서는 더 썼을 것이다. 안기부 돈을 가져다가 지구당, 의원들에게 배정해 당선된 사람들이 한나라당 의원들이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이 현명하지 않았다면 범죄로 얻은 수입으로 선거운동을 했던 집단에게 나라를 맡길 뻔했다. 한나라당은 범죄를 존립기반으로 서 있는 정당이다. 해체되어야 한다.

범죄가 백일하에 드러난 마당에 해체되지 않으면, 한나라당에도 희망이 없고 국가에도 큰 해악을 끼칠 것이다. 빨리 당을 해체해야 한다. 정치개혁을 잘 하기 위해서는 국민에게 선택권을 주어야 한다. 우리의 카운터파트너인 한나라당도 건전 보수세력으로 발전해 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해체하고 새롭게 태어나기를 기대한다.

안기부 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소송이 계류 중이다. 형사재판에서 강삼재 의원 등에 대해 유죄판결이 났으므로, 한나라당은 1000억이 넘는 채무를 국가에 상환할 의무가 있다. 앞으로 SK 비자금 등 몇백억의 자금을 몰수, 추징 등의 방법으로 국가에 반환해야 한다. 정치적 의무이자 법적 의무이다.

언론에 의하면 한나라당이 지난 대선때 재벌로부터 받은 수백억원을 지구당별로 보좌진이나 비서도 없이 의원만 불러들여 현금 몇 천만원씩 불법적으로 지급했다고 한다. 이게 사실이면 돈을 전달하고 받은 의원들도 모두 국가에 반환해야 한다. 이 나라에 법이 바로서면 한나라당은 법률적으로도 존립할 수 없다. 한나라당의 해체를 다시한번 촉구한다. 해체하지 않더라도 강제압류, 민사집행 등을 통해 천억이 넘는 돈을 국가에 반환해야 하므로 존립할 수 없을 것이다.

2003년 12월 12일
열린우리당 공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