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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망할 수도 있겠다!”와 이이 선생의 “난세(亂世)”

  • 2024-07-05 10: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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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헌(休軒) 간호윤(簡鎬允)의 ‘참(站)’61 “한국 망할 수도 있겠다!”와 이이 선생의 “난세(亂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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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헌(休軒) 간호윤(簡鎬允)의 ‘참(站)’61

“한국 망할 수도 있겠다!”와 이이 선생의 “난세(亂世)”

“한국 망할 수도 있겠다!” 3일 어려웠던 우리 경제 상황이 정상화됐다고 평가하며 한덕수 총리가 한 발언이다. 그는 “(윤석열) 정부 출범 당시 우리가 물려받은 경제를 봤을 때 저는 우리나라가 망할 수도 있겠구나, 그런 생각을 절실하게 했다”며 이어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이 상황을 그래도 정상화한 것”이란다. 이 정부 출범 2년, 그동안 우리 국민은 무엇을 보고 듣고 느꼈을까? 정치의 불통‧정부의 부도덕‧법치의 부조리인 ‘3불(不)’과 국정 무능‧인문 무지‧단순 무식‧예의 무례‧비전 무책인 5무(無)로 민생(民生,국민들의 삶)이 도탄에 빠지지 않았나.

시작부터 손바닥 왕(王) 자와 기차 좌석 구둣발, 건진·천공 무속, 빈부 격차 심화, 압수 수색 공포, 시행령 정치, 인권 유린, 색깔론, 킬수능 문제, 미·중 편중 외교, 한반도 극한 대치, 후쿠시마 오염수, 윤석열 특활비, 양평고속도로, 김건희 디올백, 쌍특검법 등 9개 특검 거부권 행사, 입틀막, 전공의 파업,…자유민주주의 30위 추락, 세계무역수지 200위, 부자 감세 등으로 전년 대비 12.6%(48조5000억원) 세수 감소, OECD 중 청소년·노인 자살률 1위, 중국무역 31년 만에 첫 적자 26조,…‘젊은이들이 망친 나라 노인들이 구해야 한다’ 따위 막말, 여기에 사악한 언론 장악까지, 2년 만에 대한민국은 “민주화에서 독재화(autocratization)로 전환이 진행되는 국가”로 전락하였다. “한국 망할 수도 있겠다!”는 여기서 써야 하는 게 맞다.

2024년 4월 5일, 22대 국회의원 사전선거 결과, 여당 108석: 야당 192석으로 ‘3불(不) 5무(無) 정권’에 대한 심판을 하였다. 그런데도 이 정부는 눈 하나 깜짝 않는다. 오죽하면 국민동의청원에 올라온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 청원’이, 한 총리의 “한국 망할” 운운 발언과 같은 날인 3일 오전 10시 29분에 100만을 넘어섰고 청원인의 폭주로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기간이 7월 20일까지니 몇 백만 명이 될 지 가늠조차 어렵다. 지난달 20일 올라온 이 청원은 사흘 만인 23일 5만 명의 동의를 받아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으로 자동 회부됐다. 국민동의청원의 탄핵 돌풍이 분다는 뜻이다.

율곡(栗谷) 이이(李珥, 1536~1584)의 『동호문답(東湖問答)』이란 글이 있다. 『동호문답』은 선조 2년(1569), 그의 나이 34세 때 지은 저술로 동호를 방문한 객과 주인이 주고받는 대화체 글이다. ‘동호’는 지금의 서울 옥수동 부근 한강 나루에 있었던 ‘동호독서당’이다. 이곳에서 한 달여의 사가독서(賜暇讀書,문신들 가운데 젊고 유능한 이들을 선발하여 일정 기간 정무를 떠나 학문에만 전념하도록 하는 제도)를 마친 율곡이 왕위에 오른 지 만 2년여밖에 안 된 선조에게 월과(月課,다달이 치르는 과제)로 제출한 글이다.

율곡은 이 글에서 주인이 되어, 객의 물음에 난세(亂世)를 이렇게 설명한다. “군주가 재능과 지혜가 출중할지라도 자신의 총명만을 믿고 신하들을 불신한다면 난세가 되지요. 또 군주가 재능과 지혜가 부족하여 간사한 자의 말만을 편중되게 믿어 자신의 귀와 눈을 가린다면 난세가 된답니다.”

그러고는 두 가지 난세에는 세 차원이 있다 한다. 율곡의 말을 따라가 보자. “속으로는 많은 욕심 때문에 마음이 흔들리고 밖으로는 유혹에 빠져서 백성들의 힘을 모두 빼앗아 자기 일신만을 받들고 신하의 진실한 충고를 배척하면서 자기만 성스러운 체하다가 자멸하는 군주는 ‘폭군(暴君)’이요. 정치를 잘해보려는 뜻은 가지고 있으나 간사한 이를 분별하는 총명함이 없는 탓에 신뢰하는 자들이 어질지 못하고 등용한 관리들이 재주가 없어서 나라를 망치는 군주는 ‘혼군(昏君)’이요. 심지가 나약하여 뜻이 굳지 못하고, 우유부단하여 구습만 고식적으로 따르다가 나날이 쇠퇴하고 미약해지는 군주는 ‘용군(庸君)’입니다.”

“한국 망할 수도 있겠다!”는 한 총리 발언과 ‘지금 이 정부는 저 셋 중, 어느 군주에 해당할까?’라는 두 문장이 마구 뒤섞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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