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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키스트 아워

  • 2023-09-26 21:5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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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MIT대 경제학 교수 대런 아세모글루(Daron Acemoglu)는 ‘AI 환상’을 벗어나 기술 혁신이 ‘번영을 공유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게 만들 때만 진보를 이룰 수 있다고 단언했습니다. 이 생각은 아세모글루를 세계적 학자로 만든 저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의 내용 중 대한민국과 북한의 밤하늘 풍경을 보면 쉽게 이해됩니다. 

 

그는 2014년 NASA가 찍은 한반도 밤하늘 위성사진을 보면서 ‘남한은 대낮같이 환한데, 북한을 칠흑같이 어두운가’를 묻습니다. 북한은 전력난이 심각하여 칠흑 같은 밤을 보내야 합니다. 반면 대한민국은 대낮같이 휘황찬란한 전등으로 반짝입니다. 1945년 남북분단 후 탄생한 정부의 경제 운영 방식 채택에 따라 운명이 판이하게 갈린 결과입니다.

 

아세모글루의 국가 경제관을 민주당 정치관으로 대비해 본다면 ‘이재명 환상’을 벗어나 정치 혁신이 ‘가치를 공유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게 할 때 민주당은 성공할 수 있습니다. 민주당의 가치는 도덕성을 기반으로 한 민주화와 사회적 약자의 배려, 남북 평화통일의 지향입니다.

 

현해탄 수장의 위급한 상황에서도 불의에 타협하지 않은 ‘행동하는 양심’ 김대중, 지방분권과 동서화합을 위해 험지출마를 자처한 ‘사람 사는 세상’ 노무현, 한반도 평화를 주도적으로 정착시키려는 운전자론 ‘사람이 먼저다’ 문재인은 휘황찬란한 등불입니다. 반면 4사5입으로 대권 후보를 거머쥔 ‘사법 리스크’ 이재명은 칠흑 같은 어둠입니다.      

 

인간의 문화가 가장 폭발적으로 발전한 시점이 몇 차례 있었습니다. 다른 시대에 비해 많은 영감이 빛나고 과거에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예술품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혹은 과거의 미적 기준을 벗어나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도 했습니다. 세상은 원하지 않았더라도 그런 순간들을 받아들이면서 발전해 왔습니다. 

 

전쟁 혹은 경제 위기와 같은 시련도 불지불식간에 찾아올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이 그렇고, 팬데믹 19 창궐로 인한 경제 침체는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이런 일들은 한 사람이 어찌 손써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이재명 당 대표는 현존하는 민주당 최고의 의사 결정권자입니다. 그를 지지하는 팬덤의 숫자나 결집력은 과히 탐낼 만합니다. 가족의 막말 파동과 연예인과의 불륜, 온갖 범죄 혐의에도 불구하고 77.77%로 선출된 당대표입니다. 기존의 정치 틀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새로운 시대의 정치지형도에 적합한 인물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대표의 사법적 시련으로 빅뱅과 같은 새로운 민주당이 탄생되기를 기대합니다. 정치철학의 부재와 외교력의 무능, 정책 수행 능력 부존재 등 윤석열 정부의 한심함에 혀를 내두릅니다. 최근에는 장롱 속에서나 찾을 듯 한 반공이념을 내세워 한반도 역사관을 흔들고 있습니다. 친일사관은 역대 보수정권과 비견할 수 없을 정도로 지나칩니다. 

 

우린 결코 굴복하지 않습니다. 승리가 없으면 생존도 없기 때문입니다. 2017년 개봉한 전쟁 드라마 <다키스트 아워(Darkest Hour)>의 대화 내용입니다. 이 영화는 제2차 세계 대전 시기 영국 윈스턴 처칠 총리의 행보를 다루고 있습니다. 

 

제목 ‘가장 어두운 때’는 영국 원정군이 프랑스 덩케르크와 칼레에서 독일군에게 고립된 처참한 상황을 가리켜 한 말입니다. 1940년 6월 18일 처칠 경이 신임 총리로 임기를 시작하면서 한 연설 내용입니다. 처칠은 결국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영국을 ‘가장 빛나는 때’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시간의 흐름에서 역사는 항상 승자의 시각에서 기록됩니다. 그렇지만 패자가 세상을 지배하려 꿈꿨던 시나리오가 무시되어서도 안 됩니다. 승패는 타이밍에서 갈리고 감춰진 표심의 상황을 모르는 진영에서는 정세파악이 너무나 어려운 문제임이 틀림없습니다.

 

국민의힘과 원내 제1당 더불어민주당은 상대의 무능과 헛발질을 자양분으로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재명 당대표 체포 동의안 가결은 이 대표의 위기이자 민주당의 위기인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대표 체제의 흔들림은 그동안 사법 리스크에 편승한 국민의힘의 무임승차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혁신 부재와 존재감이 없는 당대표, 인물난에 허덕이는 집권 여당이 내년 총선에서 ‘이재명 없는 민주당’과 싸워서 이길 준비가 되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이는 여당의 위기이며 윤석열 정부의 위기가 될 수 있습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끊임없는 선택을 강요받습니다. 그러나 선택하는 순간에는 정답인지 오답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도 최선의 선택을 위해서는 그 집단의 가치관과 사회통념의 도덕성, 미래 비전을 담아내야 합니다.

 

민주당은 현재 이재명 당 대표 체포 동의안 가결로 체제의 균열과 변동을 보이며 혼란에 빠져 있습니다. 당대표가 구속여부의 갈림길에 있습니다. 정당사 초유의 사건입니다. 70년 민주당 정당사에서 ‘가장 어두운 때’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절대로 절대로 포기할 수 없습니다.(Never Never Give Up) 

 

배신자 색출이라는 극단적 용어를 사용하며 당내 분열을 조장할 여유로운 시기가 아닙니다. 당의 혼란을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서는 이미 리더십을 상실한 현 지도부의 전면적 사퇴 후 중도 통합 비대위를 꾸려야 합니다. 

 

이는 이 대표의 구속여부와는 무관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독재와 독선의 윤석열 정부의 전횡을 막아 내고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확실한 길입니다. 이는 민주당의 ‘가장 빛나는 때’를 준비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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